이승엽 2군행은 약일까 독일까

  • 등록 2007-07-12 오후 12:35:49

    수정 2007-07-12 오후 12:59:42

▲ 이승엽 [뉴시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국민 타자' 이승엽(31.요미우리)이 부진 탈출구로 결국 2군행을 택했다. 지시는 하라 요미우리 감독이 내렸지만 이승엽 정도의 선수가 2군으로 내려가는데 일방적인 통보는 있을 수 없다. 이승엽은 일본 프로야구 최고연봉(약 6억5천만엔) 선수다. 형식적으로라도 이승엽의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어찌됐던 이승엽은 생애 세번째 2군 경험을 하게 됐다. 세번 모두 일본 진출 이후 겪은 아픔이다. 이승엽의 선택은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부진 탈출의 특효약이 되어 줄 수 있을까.

▲휴식의 힘

이번 2군행의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휴식이다. 이승엽은 11일 경기 후 게이오 대학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즌 내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왼 어깨 때문이다.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왼 어깨 통증은 이승엽이 올 시즌 제 몫을 해내지 못하는데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어깨가 아파 제 스윙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좋은 타이밍에 스윙을 하고 공을 정확히 맞혔음에도 홈런이 아닌 안타에 그치는 장면이 많이 나온 원인도 어깨 부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단 쉬면서 몸을 추스릴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심리적으로 한숨을 돌릴 수 있다는 점도 다행스럽다. 이승엽이 요미우리 4번타자를 맡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은 분명히 존재했다. 요미우리 출신 4번타자에 대한 팀내 열망은 매우 뿌리가 깊다. 

지난 해엔 이승엽이 최고의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었지만 올해들어 부진이 계속되자 점차 그 목소리가 커졌다. 최근 언론을 통해서도 이승엽에 대한 외부의 비판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책임감 강한 이승엽에겐 이중의 부담이 됐을 것이다.

현재 요미우리 육성군에는 김기태 코치가 활동중이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큰 형님' 스타일인 김 코치의 존재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린 이승엽에게 큰 힘이 되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버텼어야 하지 않을까

지난 2004년 한국을 방문했던 장훈 선생(전 요미우리)은 당시 이승엽에게 2군행을 지시한 바비 밸런타인 지바 롯데 감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승엽을 2군으로 내려보낸 밸런타인 감독의 용병술을 이해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아주 불만이 많다"며 "조금 부진하다고 해서 충격요법을 쓰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승엽은 팀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선수다. 당장 몇 경기를 잃더라도 후반기에 몇십승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장훈 선생은 당시 감독이 책임을 선수에게 떠넘기려 해서는 안되며 선수 입장에서도 2군행은 정신적으로 더욱 약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처럼 주축 선수의 2군행은 약 보다는 독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결국은 팀의 전면에 나서 싸워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이승엽이 언제쯤 복귀하게 될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짧게는 열흘정도의 시간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차라리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실제로 이승엽은 2004 시즌 중 2군을 다녀온 뒤에도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결국 초라하게 시즌을 마치고 말았다. 일본 무대 성공의 발판을 마련한 2005년에도 2군을 경험한 적은 있지만 당시엔 시즌 개막 엔트리서 빠졌던 것이다. 출발이 늦었을 뿐 중도에 탈락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 프로야구에서도 이승엽급 주축 선수의 2군행이 간혹 나오지만 '비포 앤 애프터'의 차이가 크게 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마해영(KIA,LG)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2차례 2군을 다녀온 이종범(KIA)의 경우 후반기서 맹활약을 펼쳤지만 2군행의 효과라고는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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