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진단③]카메오 '스타'만의 전유물 아니다

  • 등록 2008-03-28 오전 11:19:01

    수정 2008-03-28 오전 11:22:54

▲ 자신이 그린 만화 식객의 동명영화에 출연한 허영만 화백(사진=영화 식객)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숨겨놓은 보석처럼 드라마나 영화에서 잠깐 얼굴을 비추는 것만으로도 빛을 발하는 카메오는 스타들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드라마나 영화의 성격과 제작 상황에 따라 스타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카메오로 출연해 극의 잔재미를 더하고 있다.

카메오 출연의 섭외 대상 1순위에 오르는 사람들 중 하나는 바로 방송국 직원이다. 업무의 연장선상으로 상부에서 카메오 출연을 지시하면(?) 자의든 타의든 카메오로 출연해야 한다.

최근 MBC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는 MBC 보도국의 기자와 홍보부의 직원이 카메오로 출연해 방송가에서 화제가 됐다. SBS의 경우에도 2006년 11월 월화드라마 '눈꽃'에 홍보부 이일환씨가 출연, 카메오 이상의 단역을 소화해내 제작진의 박수를 받았다.

MBC 최일구 앵커는 역대 한국영화 최고흥행작인 ‘괴물’에서 한강에 괴물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전하는 TV 뉴스 앵커로 출연해 카메오 연기를 선보였다. SBS의 신입아나운서인 박선영 아나운서도 최근 금요드라마 ‘우리 집에 왜 왔니’에서 카메오로 출연해 재벌가문의 데릴사위 구하기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방송 관계자들보다 카메오 출연으로 더욱 자주 이름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영화감독들이다.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지나가는 행인 등의 카메오로 출연해 카메오의 원조로 꼽히기도 한다.

한국의 감독들 역시 카메오 출연에 익숙하다. ‘주유소 습격사건’과 ‘신라의 달밤’을 연출한 김상진 감독은 카메오 출연은 더 이상 화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영화계에서 유명하다. 김 감독은 지난 가을 개봉한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에도 우즈베키스탄으로 원정결혼을 떠나는 농촌 총각으로 출연해 카메오를 뛰어넘는 연기실력을 뽐냈다.

▲ '라디오 스타'에서 중국집 주방장으로 카메오 출연한 이준익 감독(사진=영화 라디오 스타)


이 밖에 ‘바람난 가족’을 연출한 임상수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를 비롯해 임순례 감독의 ‘세 친구’와 자신의 첫 번째 장편 ‘눈물’ 및 ‘그때 그 사람들’에서 카메오로 출연했다. 이준익 감독 또한 ‘라디오 스타’에서 중국집 주방장으로 분해 카메오의 역할을 다 했다. ‘라디오 스타’에는 이준익 감독 외에 가수 김장훈도 실명 카메오로 출연해 안성기와 연기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남극일기’와 ‘핸젤과 그레텔’을 연출한 임필성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서 박해일을 밀고하는 대학선배로 카메오 출연했는데 그 뒷이야기가 재미있다.

임 감독은 봉 감독이 카메오로 출연해달라는 말을 듣고 가벼운 마음에 촬영장을 찾았다가 다른 단역 배우들과 똑같이 오디션을 본 뒤 출연이 결정되었다는 것. 임 감독은 “카메오 출연에 오디션까지 볼지 몰랐다”며 봉 감독을 은근히 원망했다는 후문이다.

영화감독들 외에 최근 카메오로 화제가 된 인물은 허영만 화백이다. 허 화백은 자신의 원작을 스크린으로 옮긴 ‘타짜’와 ‘식객’ 두 편 영화에 모두 카메오로 출연했다. ‘타짜’에서는 도박판에서 화투를 치는 남자 역으로 얼굴을 비췄고 ‘식객’에서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진수와 성찬의 만남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식당 손님으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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