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네트 뒤에서 본 '준비된 KS'①]연재를 시작하며

  • 등록 2008-11-03 오전 10:57:44

    수정 2008-11-03 오전 11:14:32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지난 10월31일 한국시리즈 5차전. SK 중견수 조동화는 2-0으로 앞선 8회말 무사 1,2루 위기서 홍성흔의 2루타성 타구를 30여미터를 내달려 슬라이딩 캐치로 걷어냈다.

그 타구가 빠졌다면 주자 두명의 득점은 물론이고 홍성흔은 3루까지 갈 수도 있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컵의 향방이 바뀔 수도 있는 타구였던 셈이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음 타자 오재원의 안타성 타구를 이번에는 좌익수 박재상이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고 결국 SK는 실점 없이 수비를 마칠 수 있었다.

8회말이 끝난 뒤 SK 덕아웃은 두명의 호수비 덕에 후끈 달아올랐다. 여기 저기서 칭찬의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단순히 공을 잡은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당시 조동화와 박재상은 공을 잡자 마자 넘어진 몸을 일으켜 곧바로 내야수에게 송구했다. 주자의 진루를 막기 위해서였다.

조동화의 경우를 보자. 타구는 잠실구장 좌중간 가장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다. 몸을 날려 잡았으니 2루주자 김현수의 3루 진루까지는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동화는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공을 뿌렸다. 그것도 매우 정확하게.

SK 외야수 박재홍은 "동화에게 넌 그걸 잡고 어떻게 던질 생각까지 했냐고 묻자 "만날 죽어라고 훈련했잖아요"라고 해서 한번 더 웃었다"고 말했다.

SK는 눈에 보이는 뻔한 상황에 대해서만 준비하는 팀이 아니다.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가능성까지 가정해 철저하게 준비했다.

만약 김현수가 타구 판단을 잘못해 3루쪽에 치우쳐 있었다면, 또는 당연히 살 수 있을거라 생각해 3루로 여유있게 뛰고 있었다면, 조동화의 빠른 넥스트 플레이는 더블 아웃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SK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이처럼 아주 작은 틈까지 메우려 노력했다. 두산의 폭발적이고 창조적인 플레이를 막기 위해 많은 고민과 땀을 함께 쏟았다.

그렇게 맺어진 결실이 바로 한국시리즈 2연패다. 지난해에 미치지 못하는 전력으로 한층 힘이 붙은 두산을 다시 꺾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이데일리 SPN은 SK 전력분석팀의 도움을 받아 SK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준비했던 것들이 무엇이며 왜 그런 준비를 했는지 살펴보려 한다.

김정준 SK 전력분석팀 과장은 "우리의 준비과정을 오픈하는 것은 전력을 노출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팬들이 야구를 즐길 수 있는 폭이 넓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팬들의 야구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졌다. '왜' 우리가 그런 준비를 했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그에 대한 성공과 실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팬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산 야구를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한다. 두산은 정말 강한 팀이다. 그런 팀을 상대로 한국시리즈를 준비한다는 건 너무 긴장되면서도 정말 설레이는 일이었다. 그 과정을 팬들과 함께 나눈다고 생각하니 그때의 떨림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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