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③]한국 女영웅은 없고 XXX 여자만 있다!

  • 등록 2008-06-02 오전 11:55:39

    수정 2008-06-02 오전 11:57:58

▲ 여자 영웅의 부재 속에 여자 대통령을 소재로 삼아 화제를 모은 SBS 드라마 '대물'. 고현정 권상우 주연의 '대물'은 안타깝게도 촬영 전부터 제작에 난항을 겪으며 표류 중이다.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왜 한국 대중문화에 여자 영웅은 없는 걸까?

히어로가 새로운 대중문화 코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강한 여성을 모티브로 한 여성 영웅이 새로운 코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 리메이크가 꾸준히 대두되고 있는 원더우먼을 비롯해 캣우먼, 네버다인 제인, 라라 크로포드, 바이오닉 우먼, 양쿠미 등 강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나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트렌드와 달리 한국에서는 여자 영웅을 볼 수가 없다.

국내 드라마와 영화가 해외 트렌드를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남자 영웅이 다양한 형태로 득세를 보이는 최근 트렌드를 감안한다면 정도가 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미국 드라마는 현재 여성 영웅에 열광하고 있다. '위기의 주부들' '섹스 앤 더 시티' 등 여성들의 일상에 관심을 가졌던 미 브라운관은 최근 '터미네이터-사라코너 연대기' '바이오닉 우먼' '스타터와이프' '네버다인 제인' 등 여성들의 사회참여와 강한 힘을 바탕으로 한 코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선 사라코너가 지구를 구한다는 설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지구를 지키(?)는 일이 전통적으로 남성들의 일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의외다.

일본은 드라마 '고쿠센' 시리즈의 조폭 조직 주인공 얀쿠미에 열광한다. ‘고쿠센’은 지난 2002년 4월 니혼TV에서 방송돼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으로 1, 2편 모두 20%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근 방송된 시즌 3도 20%를 넘으며 기무라 다쿠야의 '체인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고쿠센’이라는 제목은 야쿠자를 뜻하는 ‘고쿠도’와 선생님이라는 ‘센세’를 합성한 단어다. 드라마 스토리는 거대 야쿠자 조직 오오에도 일가의 3대 보스 구로다 류이치로의 외손녀 야마구치 구미코(나카마 유키에 분)가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수학선생님이 돼 시로카네고교의 말썽꾸러기반인 3학년 D반에 배정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꾸며진다.

일본 미국 등 전세계적으로 여성 영웅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요원하다. 상반기에 여성주인공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여전히 영웅은 남성의 몫이다. 왜 그럴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학습효과라 할 수 있다. 강한 여성을 내세웠던 작품들이 흥행에 실패하자 더 이상 캐릭터 개발을 하지 않는 것이다. 과거 이영애가 주연을 한 '대장금'을 통해 여성 영웅이 부각되기는 했지만 이후 강한 여성 코드가 잇따라 참패를 거듭하면서 자취를 감췄다. 동시에 “여배우가 단독으로 주인공인 경우는 역시 힘들다”와 “여배우 혼자 한 편을 끝까지 운반하는 건 역시 버겁다” “사실은 여배우의 파워만으로는 안된다. 남자가 있어야 한다”는 등의 분석이 쏟아지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국의 전통적 드라마 코드인 불륜과 출생의 비밀도 여성 영웅의 탄생을 가로 막는 요인이다. 해외의 경우 소재 개발 및 다양한 캐릭터 개발이 이뤄지면서 여성 영웅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남자 어깨에 기댄 안정적인 여배우의 모습만을 기대하면서 멋진 여성의 캐릭터를 한정짓고 있다. 

남성 한류스타들의 강세와 이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늘어난 점도 여성 영웅이 탄생을 가로 막는다. 배우나 제작자들도 단독으로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기 보다는 'XXX의 여인' 'OOO의 여자'에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시대적 욕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흥행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솔직히 제작자나 배우들 모두 자의적 해석이나 판단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난해 김윤진을 전면에 내세웠던 '세븐데이즈'나 당대 최고의 매력적인 전사였고 조폭의 마누라가 아닌 ‘조폭’으로 전국을 제압한 대단한 마누라 캐릭터인 신은경의 모습만 보더라도 지금 우리 사회는 남자문제에만 열중하는 여성보다는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슈퍼우먼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OBS경인TV '쇼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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