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②]불감증에 시달리는 일그러진 팬문화

  • 등록 2008-06-09 오전 11:50:30

    수정 2008-06-09 오후 2:41:36

▲ 지난 7일 열린 드림콘서트에서 소녀시대 팬클럽과 슈퍼주니어 팬클럽, 동방신기 팬클럽, SS501 팬클럽 연합(이하 카트엘)간의 마찰로 소녀시대 공연 10여분 동안 '카트엘'이 응원 야광봉을 모두 끄는 점등시위를 벌여 눈총을 샀다.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장면1)올초 있었던 한 음악순위 프로그램 현장. 한 10대 남성 아이들 그룹이 나오자 팬들이 열광적으로 환호한다. 뒤를 이어 나온 또래의 여성가수. 그녀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10대 남성 아이들 그룹 팬들이 모두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응원을 하지 않거나 야유를 보내던 과거에 비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비난 방법으로 노골적으로 무관심을 표해 무안을 주기 위한 처사다. 무플이 악플보다 낫다는 인터넷 문화의 또 다른 진화 방법이기도 하다.

장면2)모 포탈사이트 게시판에는 지난 7일 열렸던 드림콘서트 점등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인기여성그룹 소녀시대가 노래를 부를 때 다른 그룹 팬클럽들이 모두 전혀 호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그룹만 지지하는 것은 인지상정. 하지만 이날 사건은 사실 여부를 떠나 한 네티즌이 관련 사진을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팬문화가 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팬문화는 불감증의 도를 넘었다.

선의의 경쟁을 넘어 악의적인 댓글을 달고 서로를 비방하는 수준은 이제 약과다. 사실 확인이 안되는 성폭행 이야기를 비롯해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글들도 자주 올라온다.

사실 여부를 떠나 자극적이고 충동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면1,2의 케이스는 다소 과장된 면이 있을 수도 있고 일부 매체들은 정확한 사실 여부 확인보다는 게시판의 글을 베끼는 수준의 기사로 의혹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 가보면 몰지각한 팬클럽의 수준은 심각하다.

실제 음악공개방송현장에선 자신이 지지하는 그룹의 노래가 끝나면 자리를 뜨기가 일쑤다.

이런 연유로 공개방송 관계자들은 팬클럽수가 가장 많은 가수의 순서를 가장 뒤에 놓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외에 관심이 없는 요즘 팬 문화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리를 뜨는 것은 애교수준이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여성그룹이나 좋아하는 남성그룹과 열애설이 나왔거나 CF나 영화에서 연인으로 설정이라도 되면 대놓고 면박을 주기가 일쑤. 얼마전 모 여성가수는 노래를 부를 때 앞에 앉은 모 남성가수 팬클럽 멤버들이 모두 손으로 X자 표시를 해 눈물을 삼키며 노래를 불렀다. 팬클럽들이 이 여성가수에게 이런 짓을 한 것은 이 여성그룹이 이 남성가수와 열애설이 있다는 루머 때문이다.

모 CF에 함께 출연한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역시 황당한 일을 겪기도 했다.

CF속에서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만들다 보니 팬들의 부러움만큼 시샘도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왜곡된 팬들도 많이 생기고 있는데 최근엔 전혀 근거없는 사진들까지 올라오고 있다. 일부 인터넷 매체는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도 없이 사진을 네티즌의 말만 믿고 게재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지난해 모 그룹 멤버가 거짓말로 김연아에게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일촌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던 사연을 털어놓은 뒤 일어났던 일그러진 팬문화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룹의 멤버가 김연아에게 일촌을 거절 당했던 사실에 흥분한 일부 팬들은 그녀의 미니홈피에 달려가 온갖 욕설과 비방을 서슴치 않았다. 그 결과 김연아의 팬과 특정 그룹의 팬 간에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 상대를 비난하고 욕을 하는 볼썽 사나운 모습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중에 이번 논란의 당사자가 방송에 재미를 주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지만 사건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김연아 미니홈피에 남긴 모 그룹 팬들의 사건은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충격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면서 “팬 문화의 긍정적이면서 역동적인 잠재력을 위해서는 팬클럽 멤버들은 물론 우리사회도 자신의 것보다 주위에 먼저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무엇보다 요구된다”고 충고했다./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쇼영' 프로듀서(sanha@obs.co.kr)

▶ 관련기사 ◀
☞[윤PD의 연예시대③]정선희와 샤론스톤을 통해 본 '오럴 해저드'의 폐해
☞[윤PD의 연예시대①]'음원유출, 악!'...불감증 연예계, 도를 넘었다
☞[윤PD의 연예시대③]한국 女영웅은 없고 XXX 여자만 있다!
☞[윤PD의 연예시대①]'일지매' '최강칠우'...서민형 영웅이 뜬다!
☞[윤PD의 연예시대②]'초딩시리즈와 4차원 소녀'...10대가 지지하면 히트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람 맞아?…가까이 보니
  • 상큼한 'V 라인'
  • "폐 끼쳐 죄송"
  • 아슬아슬 의상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