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②]한국 드라마 시즌제 안되는 이유

  • 등록 2008-11-04 오전 11:45:55

    수정 2008-11-04 오전 11:49:30

▲ 시즌제 드라마였던 MBC '궁'과 '궁S'(사진 왼쪽부터, 사진 출저=iMBC)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요즘 시즌제라는 말을 자주 언급한다.

드라마는 물론 버라이어티, 심지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까지 '시즌제'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다.

최근들어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 시즌제는 원래 드라마 제작 시스템에서 유래된 말이다. 어느 드라마가 히트 하면 전편의 주인공과 설정을 그대로 가져와 소재만을 바꿔 드라마를 제작하는 형식을 일컫는다. 일종의 ‘시퀄’(Seqeul, 전편의 주연배우가 재등장하는 후속편)이라 불리는 이 형식은 성공한 포맷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성공한 포맷을 활용하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낮고 대중들 사이에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처음 개발된 이런 방식은 일본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요즘 드라마업계에선 시즌제가 빨리 정착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외국과 달리 국내 시즌제 드라마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만 하더라도 '프렌즈' 'CSI 과학수사대' 등 시즌제 드라마가 만개를 하고 있고 기무라 다쿠야의 '히어로'나 쿠사나기 츠요시의 '나' 시리즈 등 일본도 성공한 드라마가 나오면 이듬해에 어김없이 시즌2가 나온다.

하지만 한국은 어떤가. 시즌제가 나오고 시즌제를 표방한 드라마들이 한결같이 맥을 못추고 있다. 최초로 시즌제를 시도했던 '궁s'가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전작 '궁'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궁s'는 시청률이 전편만 못했다. '궁' 이외에도 몇몇 드라마가 시즌제를 표방하며 제작이 이뤄졌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실패를 맛봤다.

그렇다면 왜 유독 한국의 시즌 드라마만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걸까.

일단 진정한 의미의 시즌제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의 시즌제 드라마는 시즌제라기 보다는 후광을 얻는 전략만을 구사한다. 시즌제 드라마의 필수 요건인 사전 제작,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할 수 있는 작가군, 시즌제를 염두에 둔 캐스팅 작업 등을 배제한 채 이름과 비슷한 설정만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실제 ‘궁s’의 경우 제작진은 스타덤에 오른 4명의 주인공은 놔둔 채 전편의 마지막 설정만을 살려 전혀 다른 스토리를 도입했다.

시즌제 드라마는 한국만의 매니지먼트 제작시스템을 고려치 않은 방식이기도 하다.

해외의 경우 드라마 제작단계 때부터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제작사와 배우 매니지먼트사 간 계약을 맺는다. 드라마가 인기를 얻어 시즌 시리즈가 제작되면 별 이변이 없는 한 출연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작사 역시 서두르지 않고 배우가 출연할 시기를 충분히 기다렸다가 제작에 들어간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일단 전편에서 히트한 배우는 시즌2에 출연하는 것을 꺼린다. 전편만 못하다는 평가를 듣기 싫어하는데다 굳이 이 작품을 하지 않더라도 출연제의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제작사 역시 마찬가지다. 전편의 출연배우의 메리트를 알지만 높아진 몸값에 따른 제작비 상승보다는 원작의 힘에 더 기대를 갖는다. 그러다보니 계약도 시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 단발에 그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고정된 이미지보다 변화를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 시청자들의 심리도 시즌제 드라마가 맥을 못추게 하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일단 드라마 하나가 히트하면 출연하는 배우가 후속작품에 출연하면 어느 정도 시청률이 보장된다. 그만큼 배우나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충성도도 높다. 실제 기무라 다쿠야의 드라마는 평균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미국의 CSI 시리즈도 나오기만 하면 인기가 보장된다.

하지만 국내 드라마는 누가 나온다고 보장되는 드라마는 없다. 배우 감독 작가가 3박자를 이뤄야 한다. 철저하게 숙성되고 재미와 마케팅까지 더해져야 한다. 이중 하나만 삐끗해도 인기를 장담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시즌제 드라마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선뜻 제작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전편보다 2,3배의 노력이 필요한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가 붐을 이루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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