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전 오늘, IMF②]출연료상한선 200만원...'폐지' 예능에서 드라마로

  • 등록 2008-12-03 오후 12:59:26

    수정 2008-12-03 오후 5:51:22

▲ 경제위기로 폐지된 드라마의 마지막 작품들. KBS 2TV 일일드라마 '돌아온 뚝배기', MBC 주말특별기획드라마 '내 여자', SBS 금요 프리미엄드라마 '신의 저울'(맨 위부터)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11년 전 경제위기 당시 지상파 방송 3사는 대규모 감원, 급여인하, 제작비 절감 등을 단행했다.

광고수익이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방송사에서 경제위기에 따른 광고시장의 위축은 적자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제작비 절감에 따라 각 방송사 드라마 제작진은 요즘도 거론되는 것처럼 연기자의 출연료 상한선을 정하기도 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당시 드라마 출연료 상한액은 200만원이었다”고 밝혔다.

각 방송사들은 또 청소년 대상의 쇼프로그램, 주말 예능프로그램들을 폐지하고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경제 관련 프로그램들을 다수 신설하기도 했다.

당시 폐지된 프로그램은 MBC 가요순위프로그램 ‘인기가요 베스트50’과 연예정보프로그램 ‘특종! 연예시티’, KBS ‘슈퍼선데이’와 ‘가요 톱10’ 등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 3편, SBS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충전 100% 쇼’ 등이다. 해외촬영도 축소되거나 아예 취소되는 경우도 있었다.

드라마 주연도 출연료가 낮은 신인이 파격적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률을 담보할 수 있는 주연급 연기자, 인기 MC에 대한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제작진의 선호도는 여전히 높았고 그 상황에서도 제작비를 낮추다 보니 단역배우들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지는 부작용도 낳았다.

11년이 지나 다시 닥친 경제위기에 지상파 방송사들이 대처하는 모습은 과거와 비슷하다. 제작비 절감, 임금삭감에 인원 감축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경제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만큼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며 내년이면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각 방송사들은 11년 전보다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재 방송사들이 직면한 상황, 세부적인 긴축 내용은 11년 전과 다른 면이 있다.

과거 각 방송사들은 간판 격이었던 예능프로그램들을 폐지했지만 이번에는 간판 예능프로그램들이 모두 살아남았다. 오히려 제작비가 많이 투입되는 드라마를 대신해 예능프로그램들의 입지가 다져지는 듯한 분위기다.

물론 정해진 예산을 넘지 않도록 하라는 등 제작비에 대한 압박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MBC ‘무한도전’과 SBS ‘일요일이 좋다’의 1부 ‘패밀리가 떴다’ 코너,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 코너는 흔들림이 없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간판인 ‘우리 결혼했어요’ 코너만 제작비 절감을 위해 스튜디오 녹화를 포기, MC들을 하차시켰을 뿐이다.

이로 인해 시청률을 담보할 수 있는 인기 MC들의 입지가 공고해지면서 MC들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화도 우려되고 있다. KBS의 경우 시청률이 낮은 몇 개 예능프로그램은 MC를 아나운서로 교체하기도 했다.

반면 드라마는 ‘한파’라는 표현도 부족할 정도의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KBS는 2TV 일일드라마, MBC는 주말특별기획드라마, SBS는 금요 프리미엄드라마를 각각 폐지했지만 그 수를 더 줄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동안 주연급 연기자의 출연료, 작가료가 높아지면서 드라마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에서 광고가 줄어들면서 수익을 맞추기는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각 방송사들은 내년 드라마 예산의 대폭적인 삭감에 들어갔다. 또 내년 중·하반기 촬영에 들어갈 드라마들에 대해서는 해외 로케이션의 자제, 축소 방침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 3사 드라마 PD들이 주축이 된 드라마PD협회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스타 연기자 출연료, 작가료를 낮추는 것을 비롯해 드라마 제작비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권상우가 연기자 출연료 상한선으로 거론됐던 회당 1500만원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지만 많게는 5000만원 이상으로 스타들의 출연료가 치솟은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연기자들이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1500만원도 11년 전의 상한선 200만원과 비교하면 7.5배 증가한 액수다.

주인공이야 반드시 스타가 아니더라도 신인을 ‘파격 캐스팅’하면 급하게나마 자리를 메울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사이 중견 연기자들의 출연료도 많이 올라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연령대가 있는 중견 연기자들을 신인으로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입자재가 많이 들어가는 드라마 세트도 환율 상승으로 인해 제작비가 높아지는 등 출연료, 작가료 외에도 드라마 전체 제작비 상승 요인은 적지 않다. 이로 인해 드라마의 수가 더욱 줄어들면 결국 외주 드라마 제작사의 직원들과 단역배우 등 업계의 약자들,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를 다시 방송하는 케이블채널, IPTV 등도 연쇄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관련기사 ◀
☞[11년전 오늘, IMF③]'타이타닉' 누른 '쉬리'의 성공...작품만이 살길
☞[11년전 오늘, IMF①]'불황 속 활황'...IMF 가요계를 '아시나요'
☞송승헌, "어려움 분담하고 싶다"...권상우 이어 출연료 자진 삭감
☞스타 몸값과 시청률은 반비례?...'베바스' 김명민, '바람' 박신양 절반
☞배용준 '태사기' 출연료 논란...소속사가 제작 참여해 수익금 배분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난 이제 소녀가 아니에요'
  • 아슬아슬 의상
  • 깜짝 놀란 눈
  • "내가 몸짱"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