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연예계 결산①]女子, 사회 변화의 중심에 서다

  • 등록 2008-12-19 오후 1:24:02

    수정 2008-12-19 오후 1:25:11

▲ 시계방향으로 故 최진실, 허수경, 옥소리, 손예진, 김혜자, 문근영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매년 연말이 되면 한해를 정리하며 습관처럼 꺼내는 말, '다사다난' 했던 한 해가 또 다시 저물고 있다.
 
2008년 연예계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스타들의 잇단 사망 등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았고, 톱스타들의 결혼과 임신 소식 등 기쁜 일, 축하 받을 일도 이어졌다.   
 
하지만 그 가운데 2008년 연예계를 대표할 또 다른 핵심 키워드로는 '틀을 깬 여자'들을 들 수 있을 듯 하다. 올 한해 일부지만 여성 연예인들이 몰고온 파장은 컸다. 몇몇 여성 연예인들의 용기있는 선택은 연예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몰고오기도 했고, 이들의 기존 틀을 깨는 움직임은 드라마와 영화 등 작품 안에서도 활발히 이어졌다.
 
지난 10월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짧은 생을 마감한 故 최진실은 올초 1월 서울가정법원에 자녀 성본변경허가신청을 내 화제를 모았다. 전 남편 조성민과 사이에 1남1녀를 둔 최진실은 2000년 이혼 후 두 아이의 양육을 혼자 책임져왔고, 아들 환희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아이들을 보다 당당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에 이런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법원은 지난 5월30일 최진실의 이같은 뜻을 받아들여 두 아이의 성과 본을 엄마의 것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허가했고, 이후 이혼여성 혹은 재혼여성 사이 자녀 성 변경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해진 바 있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호주제가 지난해 4월27일 폐지되고 호주제를 대신해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올초 1월1일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그간 호주제는 여권 신장에 반하는 제도로 여겨져 왔으며 때마침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시행과 맞물려 내린 최진실의 결정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의미를 남겼다.

아울러 최진실의 죽음은 우리사회에 친권에 대한 관심 또한 환기시켰다. 최진실의 사망 이후 두 자녀의 친권은 현행법상 이혼 전 친권을 포기했던 전 남편 조성민에게 자동 부활됐고, 이를 계기로 일각에선 현행 친권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혁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손숙, 허수경, 김부선 등은 친권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적극성도 보였다.  

올 한해 사회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낸 여자 연예인은 비단 고 최진실에 국한되지 않는다. 여자 연예인은 싱글맘에 대한 사회적 편견까지도 바꾸어 놓았다. 결혼하지 않은 몸으로 지난해 12월31일 딸을 출산하고 당당히 '싱글맘'을 선언한 허수경이 그 주인공이다.
 
이전까지 미혼모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은 삐딱하고 또 차가웠다. 때문에 일반인도 아닌 연예인 신분의 허수경의 출산 소식은 더욱이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허수경은 자신의 선택에 시종일관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출산 이후 허수경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부모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자라는 가정의 형태가 가장 아름답지만 어느 한 쪽이 부재하는 상황에서도 살아갈 이유가 있고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또, 지난해 10월 간통 혐의로 고소 당한 옥소리는 이듬해 1월 간통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옥소리는 “간통죄는 헌법에 기초한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프라이버시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간통죄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10월 옥소리가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자신이 간통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 부당함을 주장한 터라 설득력을 얻지 못했지만 세상의 비난에 정면으로 맞서며 자신의 주장을 내세운 점은 세간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국민여동생' 문근영의 기부 또한 올 한 해 화제의 사건으로 빼놓을 수가 없다. 문근영은 지난 6년간 남몰래 사회복지단체에 8억5000만원을 기부해온 사실이 최근 뒤늦게 밝혀지며 화제를 모았다. 문근영의 기부는 난데없는 정치적 색깔론으로 흠집이 나기도 했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의미를 환기시키며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여자 연예인들의 변화는 드라마 혹은 영화 등 작품 속에서도 이어졌다.
 
탤런트 김혜자는 KBS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안식년을 요구하며 1년간 가출을 하는 엄마로 분해 안방극장에 충격을 안겼다. 기존까지 드라마 속 어머니상은 가족을 위해 무조건 헌신하는 존재로만 비춰져왔다. 그런 점에서 '가출한 뿔난 엄마'의 모습은 다분히 파격적이었고, 극중 김혜자의 선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주부들과 어머니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어머니의 반란뿐만 아니라 아내의 반란을 그려낸 작품들도 있었다. 남편의 바람에 맞바람으로 대응하기도 하고(‘조강지처클럽’), 일처다부제라는 오늘날의 상식으로는 쉬 상상할 수 없는 내용을 소재로 한 영화(‘아내가 결혼했다’)도 존재했다.

드라마나 영화는 현실의 재구성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점에서 ‘엄마가 뿔났다’나 ‘조강지처클럽’ 그리고 ‘아내가 결혼했다’와 같은 작품들은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추해볼 수 있다.

이처럼 2008년 연예계는 연예인, 특히 여자 연예인의 개인사와 그에 따른 결정 및 선택이 사회적 공론을 야기하며 화제를 일으킨 경우가 많았다. 이중 일부는 반짝 이슈로 끝나버린 것도 물론 있지만, 우리사회에 극히 일부의 문제일지라도 공론화 해 세상 밖으로 끌어냈다는 점에 있어서만큼은 분명 유의미한 일이었고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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