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꽃미남에 대한 환상, 깰까요? 말까요?"(인터뷰①)

  • 등록 2008-12-12 오후 1:40:54

    수정 2008-12-19 오전 10:23:20

▲ 조인성(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입대를 앞둔 남자들은 대게 불안하고 초조하다. 영화 ‘쌍화점’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인성에게 첫 질문으로 입대를 앞둔 소감을 물은 것도 바로 그래서다.
 
조인성은 지난 11월 공군에 ‘자원’해 현재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합격이 되면 조인성은 내년 3월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주변에선 군입대 전까지 많이 심란할 거라고들 하시는데 막상 저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쌍화점' 무사히 개봉하는 거 보고 기분좋게 주변 일 마무리 지은 뒤 입대할 계획입니다."

조인성이 공군에 자원한 것은 공군 하사관으로 군 복무를 마친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조인성은 기자가 공군 병장 출신임을 밝히자 인터뷰이의 신분을 망각한 채 오히려 공군 생활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선 입대를 앞둔 불안감이나 걱정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되레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감 같은 것이 묻어났다.  
조인성은 특히 공군 군복에 남다른 호기심을 표해 보였다. 파란색 제복을 입으면 멋있을 것 같지 않느냐고 묻는 그의 얼굴에선 떼묻지 않은 순수함이 느껴졌다.

◇"'쌍화점', 선택 아닌 필수"

마치 영화 인터뷰가 아니라 병무상담을 나온 것 같다고 말머리를 돌린 뒤 영화 ‘쌍화점’을 촬영한 배우 조인성에 대해 물었다. 지난 2006년 유하 감독의 전작 ‘비열한 거리’에서 삼류폭력조직의 2인자 병두로 분해 대한민국 영화대상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청춘스타에서 배우로 거듭난 조인성은 2년 여간 다른 작품을 마다하고 다시 유하 감독과 함께 ‘쌍화점’에만 몰두했다.

“'쌍화점'에 출연해야할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일종의 당위였죠. 유하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시나리오를 보면서 잘 될 경우 내가 또 한 번 발전가능성을 인정받을 수 있겠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 조인성(사진=김정욱 기자)


조인성은 ‘쌍화점’에서 고려 왕(주진모 분)의 총애를 받는 왕의 호위무사 홍림으로 분했다. 홍림은 단순히 왕을 위험에서 보호하는 역할이 아니라 왕의 사랑과 왕의 질투, 그리고 왕의 증오를 받는 인물이다. 이를 위해 조인성은 남자들 간의 사랑을 몸과 마음으로 표현해야 했다. 조인성은 이 과정에서 노출을 비롯해 정사신 등 배우로서 꼭 한 번은 겪어야할 신고식을 치렀다. 그렇다면 그에게 홍림은 어떤 의미였을까.
 
“홍림이는 회색지대에 있는 인물이에요. 왕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수동적인 인물이기에 항상 고민하고 항상 무엇인가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인물이죠. 그 내면을 연기 하면서 물론 홍림의 성정체성은 저와 다를지라도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만큼은 매우 비슷하단 생각을 했어요.”

◇"외모에 대한 환상, 깨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조각 같은 외모에 큰 키, 조인성은 젊은 여성들 사이 최고 스타로 통한다. 많은 여성들이 이상형으로 조인성을 꼽으며 그에게 환호한다. 하지만 세상은 늘 공평한 법. 여성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만큼 남성들의 시샘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렇다면 조인성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외모만을 보고 저에 대한 여러 환상을 갖고 계신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자주 해요. 그래서 그런 환상을 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죠.” 

조인성은 이렇듯 외모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지만 자신에 대한 대중의 환상을 깨는 것을 은근히 좀 더 즐기는 듯 보였다.
 
KBS 청소년드라마 ‘학교’로 데뷔한 조인성은 ‘학교’에서의 과묵하고 반항적인 이미지와 달리 MBC 시트콤 ‘뉴논스톱’에서 박경림과 연상연하 커플을 이뤄 코믹한 연기도 선보였다.

또한 모 국제전화 CF에선 꽃미남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게 고릴라와 호흡을 맞춰 철없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조인성은 CF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역할이 너무 재미있었다”며 “내 안에 있는 엉뚱한 모습들을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킬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강조했다. 
▲ 조인성(사진=김정욱 기자)


◇"그냥 배우 아닌 ‘좋은 배우’이고 싶다"

조인성은 ‘학교’에 출연했을 때부터 배우로서 욕망이 컸다고 밝혔다. 청춘스타로 한 때 연예계에 반짝 이름을 날리다 이슬처럼 사라지기보다 ‘배우’로서 인정을 받고 자리를 잡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처음부터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배우고 익혀 배우로서 내공을 쌓는 것이 중요했다. 조인성은 연기자로 데뷔할 당시부터 나만의 ‘로드맵’을 갖고 살았다고 말했다. 

조인성은 ‘쌍화점’을 촬영하며 그냥 이름만 배우가 아닌, 좋은 배우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좋은 배우의 기준에 대해서는 “연기는 기본이고 작품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닌만큼 연기 이외에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을 배려하고 격려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런 면에서 아직 자신은 한참 부족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etc. 조인성, 그의 사생활이 궁금하다...사소한 질문 몇가지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배우 조인성 이전에 자연인 조인성의 사생활에 대한 질문을 몇 개 던졌다. 최근 경제 불황으로 인해 자산상 손해를 본 건 없느냐는 질문에 조인성은 “주로 저축을 해서 다른 분들처럼 펀드로 인한 손실은 없었다”며 매우 진지하게 현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의 말을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최근 읽은 책이 있냐는 질문에는 “오에 겐자부로의 ‘회복하는 인간’과 이성복 시인의 에세이집을 읽었다"고 답했다. 오에 겐자부로의 책은 인간 심리에 대한 매우 치밀한 시선과 그것을 조곤조곤하게 풀어내는 문체가 특히 좋았다고 했고, 이성복 시인의 책을 읽으면서는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게 됐다고 했다. 책을 자주 읽는 편이 아닌데 요즘들어 책을 접하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한다.

군대 가기 전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은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는 일이라고 한다. 한 번 친구들을 불러모으면 동네 친구와 학교 친구들까지 20명은 족히 된다는 게 그의 말이었다. 조인성은 생각 같아서는 친구들을 모두 데리고 훈련소로 가고 싶지만 너무 많아서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눙을 쳤다.

“제가 워낙 친구들을 많이 군대에 보내봐서요. 친구들이 그 빚을 다 갚는다치면 저 군대 갈 때 훈련소까지 동행하는 친구들이 모르긴 해도 엄청날 겁니다.(웃음)"

(사진=김정욱기자)
▲ 조인성(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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