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김광현 "끝까지 경쟁한 (김)현수형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 등록 2008-11-06 오후 3:09:12

    수정 2008-11-06 오후 3:42:03

▲ MVP를 수상한 김광현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투표 용지가 펼쳐지고 이름이 호명될수록 김광현의 얼굴에선 긴장감이 감돌았다. 마운드에서 당당하고 밝기만 하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최우수 선수로 그의 이름이 불려지자 비로소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단상에 선 김광현은 마운드 위 당당하고 장난기 어린 그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또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대표팀 동료였던 김현수(두산)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는 속 깊은 모습도 함께 보여줬다.

다음은 일문 일답.

-MVP를 받게 된 소감은.
▲상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아직 어리고 모자란데 많은 도움을 주신 감독님 코치님, 팬,부모님께 정말 감사한다.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쳐준 현수형에게도 고맙고 미안하고 많이 생각난다. 오늘 제 넥타이를 감독님이 사주셨다. 넥타이 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너는 이제 나한테 멱살 잡혔다"고 하셨다. 앞으로도 감독님께 많이 보답하고 싶고 2,000승까지 해드리고 싶다.

-김현수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재투표만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수형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 전화를 하려하다 참았다. 선배였으면 했을텐데 후배라서 전화를 하진 못했다. 내년에도 좋은 경쟁자로서 겨뤘으면 좋겠다.

-양복을 새로 샀다는데.
▲양복 메이커를 잘 모른다. 형들한테 물어보고 갔다. 백화점 4층이 양복 매장이었는데 들어가자 마자 어떤 분이 사인을 해달라고 해서 사인하고 나니 뭐하러 왔느냐고 묻더라. 양복 사러 왔다니까 그냥 여기서 사라고 해서 샀다.

-아시아 시리즈가 남아있는데.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내년 초에 WBC도 있고 하니 분위기를 이어 거기까지 가고 싶다. 자만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서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한국야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입단하며 지금같은 순간이 언제쯤 올거라 생각했나.
▲이런 날이 올지 몰랐다. 작년에 많은 좌절을 겪었다. 신인왕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 입단했을 때 목표는 꾸준히 잘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한 순간에 잘할거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기자분들을 오래 봤으면 좋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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