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김광현 '김성근 감독의 마지막 한을 풀다'

  • 등록 2008-11-06 오후 3:28:17

    수정 2008-11-06 오후 3:42:51

▲ MVP를 수상한 김광현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2008 한국 프로야구 MVP 김광현은 수상 소감을 묻자 "(김성근)감독님이 지금 이 넥타이를 사주셨는데 넥타이를 주시면서 "이제 넌 내게 멱살잡혔다"고 하셨다. 감독님께 정말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김 감독이 특별히 챙기는 제자가 맞다. 고비때마다 그리고 꼭 필요할때마다 승리를 챙겨주는 에이스가 예쁘지 않은 감독은 없다.

특히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젊은 인재인 탓에 노(老)감독은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MVP투표를 앞두고 넥타이까지 직접 골라 사준데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자신의 야구 인생에 마지막 남은 아쉬움 하나를 풀어달라는 깊은 마음이 담겨 있었다.

김 감독은 아직 자신의 감독 재직 시절 MVP를 배출해보지 못했다. 1984년 OB 감독을 시작으로 삼성,태평양,쌍방울,LG 등 수없이 많은 팀을 거쳤지만 'MVP 제자'와는 인연이 없었다.

기회마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두차례나 유력한 후보를 배출했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난 1997년 김현욱(쌍방울)은 무려 20승2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보잘것 없는 방출 선수에서 최고 투수의 반열에 오른 신데렐라 스토리까지 더해져 많은 화제를 낳았다.
그러나 김현욱은 MVP가 되지 못했다. 심지어 골든글러브에서도 이대진(당시 해태)에 밀렸다.

중간계투 투수로 다승왕이 됐다는 것이 문제였다. 20승을 채워주기 위해 김 감독이 배려한 것도 미운털이 박혔다. 김 감독 야구 스타일에 대한 반감이 선수의 성과에 대한 정당한 평가까지 가로막았던 셈이다.

2001년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LG 신윤호는 그해 15승6패로 다승왕 포함 투수 3관왕(승률,구원)에 올랐다.

신윤호 역시 길고 긴 방황기를 거쳐 김 감독의 손에서 새로운 선수로 거듭났다는 애틋한 인생 스토리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해 MVP는 이승엽에게 돌아갔다. 첫 투표에선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수를 얻지 못했고 결국 결선 투표에서 이승엽에게 밀렸다. 김 감독은 아직도 "2001년 MVP는 신윤호였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시하곤 한다.

그리고 7년 뒤. 김 감독은 드디어 자신이 몸 담고 있는 팀에서 MVP가 탄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감독 통산 1,000승, 정규시즌 우승,한국시리즈 우승 등 결정적 순간마다 승리를 따낸 김광현. 이젠 김 감독의 야구 인생에 마지막 남은 한까지 풀어내고야 말았다. 김 감독에겐 그 어떤 승리보다 값진 선물이었을 것이다.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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