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한국의 월드스타⑤]미래스타의 조건은? '재능 언어 콘텐츠'

  • 등록 2009-06-05 오전 7:47:17

    수정 2009-06-05 오후 5:37:08

▲ 비, 김윤진, 다니엘 헤니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누구는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돼 있었다'고 하고, 누구는 '스타는 하룻밤에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과거에는 얼떨결에, 어쩌다가 스타가 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제 연예계에서 그런 요행은 통하지 않는다.

게다가 스타를 보는 대중들의 눈은 점점 더 높아져 '세계'를 향해 있다. 미래스타를 곧 '월드스타'로 생각해도 무방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이미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이젠 한류를 훌쩍 뛰어넘는, 진정한 의미의 월드스타를 배출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그러기 위해선 요행과 같은 불확실함에 기대는 안이한 자세는 버려야 한다. 세계를 정복하는 일은 어느 분야나 결코 녹록치 않다. 시장의 규모와 상황에 맞는 전술과 전략이 필요하고, 여기서 월드스타의 자질을 갖추지 못한 이는 자연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미래의 월드스타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재능이다.

이데일리SPN이 창간 2주년을 맞아 연예계 각 분야 18인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국의 월드스타'를 주제로 '미래 스타의 조건'을 묻는 설문을 실시한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월드스타의 첫번째 조건으로 재능을 언급했다.
 
이번 조사에선 응답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재능(또는 실력) ▲언어 ▲글로벌 마인드 ▲선진화(또는 현지화) 된 매니지먼트 시스템 ▲개성 ▲조기교육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통한 스타 육성 ▲기타(직접 서술)까지 총 9개의 예시가 제시됐고 전문가들은 각 항목에 대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차례대로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대중문화 리더들이 꼽은 월드스타의 첫 번째 조건은 '재능'(22%)으로 조사됐다. 그 다음으로는 '언어'(18%)의 중요성을 언급한 이들이 많았으며,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통한 스타 육성(15%), 즉 스타 발굴보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 개발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세 번째로 많았다. 그 뒤를 이어서는 '선진화된 매니지먼트 시스템'(13%), '글로벌 마인드'(12%), '개성'(9%), '조기교육'(6%), 국가적 지원(5%) 순으로 조사됐다.

국내 스타들은 이제 한국을 넘어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할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갖췄다. 하지만 '월드스타'로 불리는 북미권 스타들에 비하면 여전히 실력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차이를 좁히는 것이 우선이라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특히 정규호 소니뮤직코리아 부장은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토대로 해외 진출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언어에 대해서도 그 중요성을 깊이 공감했다. 일부 전문가들이 '월드스타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스타'로 김윤진과 다니엘 헤니를 지목한 것도 바로 '원어민에 버금가는 언어구사 능력' 때문이었다. 국내 굴지의 기획사들이 예비스타 발굴에 있어 외국어 교육을 반드시 잊지 않고 병행시키는 이유도 같다. 세계화 시대, 언어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 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예다.  

올해 할리우드 첫 주연작 '닌자 어쌔신'으로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인 비 역시 언어 문제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만 현지인 수준의 언어 실력을 갖추기란 정말 어려운 것 같다"고 털어놨다.
▲ 표종록 BOF 대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그룹 회장,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신태라 감독.(사진 왼쪽부터)

'7급 공무원'의 신태라 감독 또한 "한국 스타들의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인데 언어 때문에 월드스타가 되기엔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언어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스타파워보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 개발이 중요하다는 관점은 세계화에 비교적 현실적으로 접근한 경우다.

표종록 BOF 대표는 "현지인 수준의 언어 능력 없이 해외 진출에 중점을 두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며 "차라리 콘텐츠에 집중해서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 월드스타를 탄생시키는 것보다 빠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국내에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알아줄 만큼의 인기와 파워를 가진 스타들이 없다. 하지만 콘텐츠는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수차례 수상하며 한국 대중문화의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알려왔다. 그 예로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는 제6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미래스타를 배출함에 있어서는 선진화된 매니지먼트 시스템도 간과할 수 없다. 세계적 수준의 재능과 자질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해외에서 활동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가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월드스타 배출의 첫 번째 요소로 꼽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도 "재능 있는 한국 스타들이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선 두 나라를 연결해주는 전문 에이전시가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티스트들이 미국에 진출했을 때 현지화 전략을 알맞게 펼칠 수 있어야 한다"며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나머지 항목들에 대해서도 우선 순위에 있어 약간의 차이는 보였을지 몰라도 월드스타 배출을 위해 우리가 반드시 갖춰나가야 할 조건들임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한편, 전문가들 중에는 위 항목과 별개로 미래스타 발굴을 위한 또 다른 해법을 제시한 이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수만 회장은 "월드스타는 결코 스타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낯선 환경과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주변 스태프들을 배려하고 협동해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인성교육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영화평론가 하재봉씨는 월드스타를 배출하기 위한 선행 조건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국력 신장과 문화적 주도권 확장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는 "월드스타 발굴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국 문화의 파이가 커져, 세계 문화권에서 비중이 높아졌을 때 비로소 뛰어난 몇몇이 월드스타가 되는 것"이라는 견해를 덧붙였다.

한편, 이데일리 SPN이 창간 2주년을 맞아 실시한 이번 설문에는 가수 겸 배우 비,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그룹 회장,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영화감독 봉준호·신태라·심형래, 음악평론가 임진모·박은석·김작가, 영화평론가 김봉석·심영섭·하재봉, 정규호 소니뮤직코리아 부장, 임향민 유니버설코리아 과장, 황진 워너뮤직코리아 대리, 표종록 BOF 대표, 손석우 BH엔터테인먼트 대표, 정훈탁 iHQ 사장 등 대중문화 파워리더 18인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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