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사기' 후폭풍...외주제작사-방송사간 계약형태 변혁 오나

  • 등록 2007-12-15 오전 11:14:01

    수정 2007-12-15 오전 11:20:06

▲ 드라마 '태왕사신기'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블록버스터 ‘태왕사신기’가 드라마 스타일의 혁명에 이어 외주 드라마 제작사와 방송사 간의 계약형태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43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태왕사신기’는 판타지 사극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안방극장에 화제를 몰고 왔다.

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의 공동 제작사인 김종학프로덕션은 방송사인 MBC와 본방송과 재방송, 케이블방송 등 국내 방영권만 판매하고 해외수출, 머천다이징 상품 판매 등의 권리는 제작사가 보유하는 형태로 계약을 맺어 관심을 끌었다. 기존과 달리 방송사보다 제작사에 유리하게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과거 제작사와 방송사의 계약에서는 방송사가 유리한 조건에서 계약이 체결됐다. 방송사는 드라마의 국내 본방송과 재방송, 케이블채널 방송은 물론 해외수출까지 전담하다시피 했으며 제작사에 제작비 일부를 지원하고 수출 시 수익금을 배분하는 형태로 계약을 맺었다.

표면상 수출에 따른 수익금 배분은 방송사와 제작사가 5대5. 하지만 수출 계약은 방송사의 자회사가 진행하고 수익의 20%를 가져가기 때문에 방송사와 제작사가 나머지 수익을 똑같이 나눠도 결국 방송사 측에 60%의 수익이 돌아간다는 외주 제작사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더구나 광고수익은 방송사가 독점하는 상황. 게다가 외주 제작사는 PPL(방송간접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마련돼 있기는 했지만 사극, 전문직 드라마의 경우 시대적, 공간적 배경 등에 제한을 받아 PPL의 한계에 직면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제작사 입장에서는 회사를 지속시키기 위해 어떻게든 방송 편성을 받아내야 하는 만큼 불리한 조건에도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제작사의 경우에는 드라마 기획과 캐스팅만 진행하고 연출자를 비롯한 스태프와 제작 장비를 방송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불리한 조건도 받아들였다.

때문에 올 초 최고 25%를 넘어서는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의 제작사 관계자는 “시청률은 좋았어도 이 드라마를 제작하느라 총 10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태왕사신기’ 이후 같은 형태의 계약을 방송사들에 요구하고 있는 외주 제작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 한 외주 제작사 대표는 지상파 방송3사 드라마 국장들과의 회동에서 제시한 자신의 회사에서 제작 중인 드라마의 판매조건이 대표적이다. 방송사는 이 드라마의 국내 방영권만 갖고 자신의 회사에서 준비 중인 다른 드라마도 함께 구매해야 한다는 게 그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드라마도 제작비가 100억원에 가까운 블록버스터급이다.

물론 이러한 계약을 맺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우선 드라마의 품질이 보장돼야 한다. 100% 사전제작은 아니더라도 상당부분을 촬영을 마치고 방송사내 시사를 거쳐 드라마의 품질에 대한 확신을 줘야 한다.

또 제작시스템을 방송사에 의존해왔던 것에서 탈피, 자체 인력과 장비로 해결해야 한다. 모두 제작사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독자적으로 미리 제작을 시작한 상황에서 방송사가 구매의사를 보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업계에서는 기존 계약형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드라마는 당분간 많아야 외주 제작사 전체가 제작하는 드라마 중 10% 미만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태왕사신기’는 성공을 했지만 드라마는 결국 만들어진 것을 봐야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만큼 방영권만 갖는 계약형태는 방송사로서도 부담스러운 조건이다”며 “결국 어느 정도 제작이 된 상태에서 계약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 상황은 제작사에 부담이 되는 만큼 그런 형태의 계약을 맺을 수 있는 드라마는 1년에 몇편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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