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확대경]'돌아온 황제' 호나우도, AC밀란 구할까

  • 등록 2007-11-28 오전 9:45:37

    수정 2007-11-28 오전 9:52:49

▲ 호나우도 [로이터/뉴시스]

[이데일리 SPN 송지훈 객원기자] ‘축구황제’ 호나우도(31․AC 밀란)가 돌아왔다. 호나우도는 지난 25일(현지시각) 칼리아리와의 세리에A 13라운드 원정경기(2-1승)에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오랜 부상 공백에 마침표를 찍었다. 5월27일 2006-07시즌 세리에A 38라운드 레지나전(0-2패) 이후 첫 출격이니 ‘필드 시계’로는 정확히 반 년 만이다.

득점포는 가동하지 못했지만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는 등 준수한 기량을 선보여 ‘로쏘네리’(AC 밀란의 애칭) 팬들을 달뜨게 했다. 호나우도의 컴백은 선수 자신은 물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속팀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희소식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허벅지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이탈한 호나우도가 그라운드에 복귀하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당초 세리에 A 개막(8월말)을 전후해 출전선수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지만 3개월로 예상했던 치료 기간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재활과정에서 갑상선기능저하, 근섬유증, 연골석회화 등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여타 질환이 추가로 밝혀진 탓이다.

‘갑상선기능저하’는 호르몬계 질환의 일종으로 체중 증가, 지구력 약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근섬유증’은 근육 조직이 파괴되는 병으로 적잖은 통증을 유발하며 ‘연골석회화’는 무릎 연골이 점점 굳어지는 증상이다. 최근 몇 년 간 호나우도의 몸이 비대해지고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원인으로 지목 가능한 요소들이다. 올해 초 “한물갔다”는 평가와 함께 750만유로(100억원)라는 헐값에 전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를 쫓겨나듯 떠난 배경에 ‘질병’이라는 의외의 변수가 숨어 있었다는 뜻이다.

치료 과정에서는 AC 밀란의 노력이 돋보였다. 선수의 컨디션 회복 상태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는 한편 공격진의 동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서도 출전 관련 압박을 느끼지 않도록 세심히 배려했다. 출격이 임박한 시점에는 공개적인 격려와 칭찬을 통해 ‘기 살리기’에도 적극 나섰다. C.안첼로티 AC 밀란 감독이 시즌 초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델 같은 몸매로 변신한 호나우도가 모두를 놀라게 할 것”이라 강조한 것이 대표적이다.

복귀전과 관련한 이탈리아 현지의 반응 또한 나쁘지 않았다. “6개월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을 뿐만 아니라 “날렵해졌고 빨라졌다”는 찬사도 잇달았다. 실제로 호나우도에게선 더 이상 ‘듬직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재활과정에서 6kg 가까이 감량해 전성기 시절의 체중(80kg 초반)을 회복한 까닭이다. ‘황제 부활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었음을 입증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증거자료다.
현 시점에서 호나우도의 복귀를 가장 반기는 건 역시나 소속팀 AC 밀란 관계자들이다.

올 시즌 로쏘네리 군단은 부진의 터널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졸전을 거듭, 홈팬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있다. 포워드라인 또한 마찬가지다. 약체와의 대결에서 소나기골을 쏟아 넣으며 준수한 화력을 뽐내다가도 내공이 강한 팀을 만나면 득점포 가동에 애를 먹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노장 스트라이커 F.인자기(34)가 리그 7경기서 무득점에 그치는 등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MF 카카(25)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점 또한 부담스럽다.

때문에 호나우도의 재기 여부가 더욱 눈길을 끈다.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베테랑 공격수가 제 몫을 해준다면 공격력 정상화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된다. 12라운드 현재 리그 9위에 머물고 있는 AC밀란의 입장에서는 최전방이 골 감각을 회복할 경우 상위권 도약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선수 자신의 명예를 되살리기 위해서도 기량 회복은 중요한 과제다.

1993년 데뷔 이래 지난 시즌까지 프로 무대서 268골(361경기), A매치서 62골(97경기)을 터뜨리며 득점머신으로 명성을 떨친 호나우도는, 그러나 근래 들어서는 이름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잦은 부상과 그에 따른 컨디션 저하에 발목을 잡힌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체중이 늘면서 최대 강점으로 꼽히던 순간 스피드가 자취를 감췄고 득점력 또한 눈에 띄게 감소했다.

FIFA 올해의 선수 3회(1996, 1997, 2002) 수상의 영광도 “한물갔다”는 비아냥에 빛이 바랬다. 선수 자신은 인터뷰마다 “누구에게나 슬럼프는 있으며 머잖아 정상 컨디션을 되찾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멘트를 거듭했지만 ‘넣지 못하는 공격수’로서 적잖은 마음고생을 겪었으리라는 사실은 누구든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C.호날두(22․맨체스터Utd.), 호나우디뉴(27․바르셀로나) 등 소위 ‘잘 나가는’ 동명 후배들에 밀려 설움을 겪은 ‘원조’ 호나우도는 기대대로 옛 기량과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축구팬들은 돌아온 황제가 자신과 소속팀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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