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확대경] 변화를 꿈꾸는 토트넘

  • 등록 2007-11-27 오전 11:36:55

    수정 2007-11-27 오전 11:49:50

▲ 토트넘 이영표

[이데일리 SPN 임성일 객원기자] 쉽게 딛고 일어설 것이라 여겼는데 탈출하기 위해 애썼던 몸부림이 외려 몸을 더 깊숙하게 빠뜨렸으니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가벼운 물웅덩이라 생각했던 난관이 꽤 질퍽한 늪이었던 셈이다.

프리미어리그 뚜껑을 열기 전, 맨체스터Utd.-첼시-아스널-리버풀 등 소위 ‘빅4’ 클럽을 위협할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던 토트넘의 어긋났던 초반 행보를 묘사한 것이다. ‘이러다 말겠지’라는 전망이 ‘이대로는 곤란하다’는 심각함으로 바뀌던 지난 달 26일, 결국 토트넘은 마틴 욜 감독을 경질하고 세비야의 UEFA컵 2연패를 이끌었던 후안 데 라모스 감독에게 구원투수 역할을 맡겼다. 그로부터 2달이 흘렀다.

지난 달 31일 블랙풀과의 리그컵 승리(2-0)로 잉글랜드 무대 데뷔전을 산뜻하게 치른 라모스 감독은 지금까지 진행된 5경기에서 3승2무의 호성적을 이끌고 있다. 마틴 욜 감독 체제의 막바지이던 10월 6경기에서의 토트넘 성적이 3무3패였음을 감안한다면 일단 분위기 전환에는 성공한 모양새다. 하지만 온전하게 합격점을 주기에는 아직 부족한 과정이다.

지난 8일 UEFA컵 조별예선 승리(vs텔아비브/2-0)와 사흘 뒤 프리미어리그 첫 승(vs위건/4-0)은 객관적으로 ‘이겨야 본전’이었던 상대다. 요컨대 ‘2부리그 클럽(블랙풀), 이스라엘 클럽(텔아비브), 프리미어리그 최하위권 클럽(위건/14R 19위)’이라는 3승의 속 내용까지 고려한다면 크게 호들갑 떨 수준은 아니라는 말이다.

외려 미들즈브러(1-1)와 웨스트햄(1-1) 등 중위권 클럽들과의 무승부를 언급하며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더 냉정해 보인다. 물론 추락하던 흐름을 이 정도까지 반전시킨 자체만으로 칭찬을 받아야겠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병폐로 여겨지던 수비 불안을 해소하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대목이다. 앞서 언급했던 3무3패 기간 동안 토트넘은 14실점이나 허용했다. 경기당 2골을 상회하던 ‘구멍 난 그물’이 라모스 감독 부임 후 경기당 0.4실점(5경기 2실점)으로 줄어들면서 기력회복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는 2가지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일단 패하지 않기 위해 ‘안정’에 방점을 찍었던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감독의 전술에 절대적인 것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통상적으로 라모스 감독은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프리메라리가에서 중위권에 머물던 세비야를 일약 강호대열로 합류시켰던 시절의 모습이 그러하고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고 보란 듯이 강조하는 내용도 일맥상통하다. 결국 내부전열을 가다듬기 위해 마음먹고 틀어막은 영향이 아니라는 뜻이다.

다른 하나는 아직 수비라인의 구성이 완전치 않음에도, 여전히 부상선수들이 많다는 악재 속에서 새로운 해답을 끌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감독이 바뀌면 으레 그렇지만, 특히나 시즌 중이기에 토트넘 선수들은 원점과 다름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주전경쟁에 임하고 있다. 결국 감독이 부추기고 있는 경쟁력 속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고 있다.

아직까지 판을 새롭게 짜고 있는 라모스에게 결정된 것은 많지 않아 보인다. 비슷한 관점에서, 이영표가 4경기에 풀타임으로 출전했다고 결코 눈도장을 받았다거나 안심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며 25일 웨스트햄전에서 가레스 베일에게 왼쪽풀백 자리를 내줬다고 좌절할 상황도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금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적어도 시즌 반환점을 돌기 전까지는, 윈터 브레이크 휴식기까지 라모스 감독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안으로는 지금처럼 기존선수들에 대한 실험이 이어질 것이고 밖으로는 새로운 선수들의 영입이라는 시나리오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지도자 커리어 내내 스페인에 있었던 라모스 감독이기에 프리메라리가 선수들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선수 수급의 양과 질은 역시 ‘안에서의 실험’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의지는 강해 보인다. 라모스 감독은 “떠날 사람은 잡지 않겠다”는 강경책을 언급하고 있으며 구단 역시 “충분한 자금을 풀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새로운 수장과 함께 부활을 꿈꾸고 있는 토트넘 핫스퍼는 지금 ‘강력한’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베스트 일레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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