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밥상에 숟가락' 아닌 신선한 수상소감이 듣고 싶다

  • 등록 2007-12-01 오후 2:28:32

    수정 2007-12-01 오후 2:32:31

▲ 인상적인 수상소감을 전했던 황정민과 김상호(사진=청룡영화상 홈페이지)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내 손으로 밥벌이 하며 살 줄 몰랐어요."
 
지난 11월23일 열린 제2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즐거운 인생'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김상호는 이같은 수상소감을 밝히고 울먹였다. 그리고 자신을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한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감사의 말을 전해 큰 박수를 받았다.
 
시상식에서는 누가 상을 받는지와 함께 수상자가 어떤 수상소감을 밝히느냐도 하나의 관전포인트다. 지난 11월17일 올해 가요계를 결산하는 MKMF(mnet KM 뮤직 페스티벌)를 시작으로 청룡영화상과 대한민국 영화대상, 방송사들의 시상식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상태에서 수상자들의 수상소감도 시상식장의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요소다.
 
근래 각종 시상식에서 가장 인상적인 소감을 남긴 연예인으로는 단연 배우 황정민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지난 2005년 제26회 청룡영화상에서 ‘너는 내 운명’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그저 숟가락 하나만 올려놨을 뿐입니다”는 수상소감으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후 황정민의 ‘밥상에 숟가락’ 수상소감은 CF로도 변용되어 공중파를 탔고 숱한 패러디를 통해 수상소감의 대명사로 굳어졌다.

또 1992년 대종상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장미희의 “아름다운 밤입니다”라는 수상소감도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처럼 새롭거나 창의적인 수상소감을 듣는 것은 드문 경우다. 대부분 과거 인기 수상소감을 ‘재할용’하거나 관계자를 일일이 호명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판에 박힌 수상소감으로 관객과 시청자들을 지루하게 만든다.
 
“가끔이지만 새로운 수상소감을 들으면 그 연예인을 다시 보게 된다. 그러나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라도 빼먹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줄줄이 호명하는 수상소감을 듣고 있으면 따분해진다”는 시청자도 있을 정도다.
 
과거 인기 수상소감을 했던 배우들에게도 자신의 수상소감을 다른 연예인들이 ‘재활용’하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다. 황정민은 “당시 했던 수상소감을 다른 스타들이 따라할 때마다 도망가고 싶었다”며 쑥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외국의 경우는 스타들의 수상소감 자체가 큰 뉴스가 되는 일이 많다. 1998년 ‘타이타닉’으로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던 제임스 카메룬 감독은 당시 “나는 세상의 왕이다”는 영화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대사로 수상소감을 시작해 인구에 회자됐다.

부시 미국 대통령을 통렬하게 비판한 ‘화씨 9/11’로 2003년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한 마이클 무어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부시 부끄러워 하시오”라는 외침으로 언론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만큼 수상소감 자체에 의미와 시의성을 부여했던 까닭이다. 

수상소감은 그 시상식을 지켜본 수많은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상을 타는 순간에 누가 들어도 의미가 있고 감동적인 소감 한 마디 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야말로 대중들이 스타들에게 바라는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1일 오후 6시50분 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6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시상식이 열린다. 황정민의 '밥상에 숟가락'을 대체 할 수 있는 감동적인 수상소감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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