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확대경] 설기현, 성공을 위한 3가지 과제

  • 등록 2007-10-15 오전 11:50:18

    수정 2007-10-15 오전 11:56:08

▲ 설기현

[이데일리 SPN 송지훈 객원기자] ‘스나이퍼’ 설기현(28)이 올 시즌 팀을 옮겨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설기현은 이적 마감일인 8월31일(현지시간), 수비수 리암 로시니어(23)와의 맞트레이드 형식으로 레딩을 떠나 런던 연고 클럽 풀럼의 일원이 됐다.

 2000년 벨기에 주필러리그 소속 앤트워프에 입단한 이래 안더레흐트(2001) 울버햄튼(2004) 레딩(2006)에 이어 유럽무대에서 몸담은 5번째 클럽이다. 하지만 화려한 비상을 꿈꾸는 선수 자신의 의지와 달리 설기현의 시즌 초반 기상도는 ‘흐림’ 상태다.
 
 팀 합류 이후 치른 4차례의 리그 경기서 풀타임 소화 없이 선발 1회, 교체 3회에 그치는 등 주전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까닭이다. 지금 설기현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덕목은 무엇일까. 성공을 위한 필수요소들을 간추렸다.

 득점력을 과시하라 

 올 시즌 설기현은 팀 사정상 오른쪽 날개 역할에 전념할 가능성이 높다. 웨일스 출신으로 프리킥을 도맡는 ‘데드볼 스페셜리스트’ 사이먼 데이비스(27)와 경쟁을 펼쳐야 하는 점이 부담이나 인재들이 차고 넘치는 공격 지역 타 포지션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두 선수 간 플레이스타일이 상이하다는 점이 호재다. 데이비스가 정교한 패스를 앞세워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라면 설기현은 스피드를 활용한 공간 침투에 강점을 지녔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중용될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득점력 부문에서는 비교 우위를 인정받고 있다. 어시스트에 치중하는 데이비스와 달리 설기현은 도움뿐만 아니라 득점력까지 겸비한 자원으로 평가받는 까닭이다. 지난 시즌 레딩이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150만파운드)를 투자한 것, 그리고 올 시즌 풀럼이 유망 수비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선뜻 내놓은 것 등은 설기현의 공격 가담 능력이 팀 득점 증대에 기여하리라는 기대의 표현이다.
 
 그래서 더욱 골이 필요하다. 구단 안팎의 기대치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시즌 초반 풀럼이 예상 밖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만큼,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 기여도를 높인다면 데이비스와의 서바이벌 게임에서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적극성인 골 사냥이 요구된다.

 한결같이, 그리고 다양하게 

 유럽 진출 이후 설기현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면 매 시즌 유사한 패턴이 발견된다. 시즌 초 상승세를 구가하며 질주하다 중반 이후 한 차례 이상 깊은 침체기를 겪는 현상이다. 이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리그 일정과 연계해 “추위에 약한 선수”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질적인 원인으로는 2가지가 손꼽힌다. 하나는 잦은 부상과 이로 인한 컨디션 저하다. 몸을 아끼지 않는 특유의 플레이 스타일 탓에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 것이 경기력의 기복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한편으론 상대 수비에게 움직임을 읽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설기현은 볼을 소유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움직임이 뛰어난 선수로 정평이 나 있지만 정작 공을 잡으면 직선 위주의 단순한 드리블에 의존하는 경우가 잦다. 이는 대표팀 경기를 통해 종종 지적받아 온 부분이기도 하다.
 
 문제는 꾸준히 선발로 나설 수 있었던 이전과 달리 올 시즌엔 벤치 멤버로 출발했다는 점이다. 기량 검증의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앞서 언급한 2가지 문제점이 재발할 경우 주전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올 시즌엔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한 자기 관리와 적극적인 변신 노력이 필요하다. 꾸준히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언제 찾아올 지 모를 출전 기회에 대비해야 하고, 창의적이면서도 다채로운 움직임을 추가 장착해 내공의 업그레이드를 도모해야 한다. 성공할 경우 주전 경쟁에서의 승리 가능성을 높임과 동시에 ‘불안요인’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베스트 일레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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