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안경현이 본 영화 '스카우트'의 허와 실..."선동열 정도면 가능한 일"

  • 등록 2007-11-12 오전 11:48:33

    수정 2007-11-12 오전 11:50:03

▲ 두산 안경현 선수(제공=두산 베어스)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충분히 있을 법한 얘기인데요. 적어도 선동열 선배라면 말이죠.”

두산 베어스의 내야수 안경현 선수는 임창정이 주연을 맡은 영화 ‘스카우트’(감독 김현석, 제작 두루미 필름)를 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

감독마저도 영화 시작에 앞서 ‘99%가 픽션’라는 자막을 넣은 이 영화에 안경현 선수는 왜 “허구만은 아니다”라고 평가한 것일까?

오는 14일 개봉을 앞두고 서울 중구 저동 스폰지중앙에서 열린 ‘스카우트’ 시사회를 안경현 선수와 함께 관람했다.

‘스카우트’는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선동열 현 삼성라이온즈 감독이 광주일고 3학년 시절인 1980년 대학들의 스카우트 경쟁을 다룬 영화다.

영화에서는 투수 선동열을 사이에 두고 전통의 스포츠 라이벌 연세대와 고려대를 상징하는 Y대와 K대의 스카우터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그러나 제작사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선동열 감독은 한양대와 고려대 간에 스카우트 경쟁이 있었고 연세대는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영화 속 라이벌 관계를 만들기 위해 Y대와 K대를 설정했을 뿐이다.
 
▲ 영화 '스카우트'

◇ 대학 스카우터는 허구... 선수 보호 위해 극비 은신도

Y대의 스카우터는 야구부 출신으로 대학 체육부에 근무하는 이호창(임창정 분), K대 스카우터 역시 야구부 출신의 정병환(김희원 분)이다.

일단 대학에 앞서 1980년의 스카우터라는 직업은 허구라는 게 안경현 선수는 설명이다. 스카우터는 국내에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생긴 직업이라고 했다. 안경현 선수는 “고교 선수의 영입은 대학팀 감독이 직접 해요. 지방에도 직접 돌아다니고 스카우트를 위한 설득도 직접 하죠”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동열을 스카우트하기 위한 이호창과 정병환의 경쟁과정은 실제와 비슷하다. 어디까지나 선동열을 비롯해 ‘괴물’로 불릴 만한 수준의 선수들에게서나 가능한 일이지만 말이다.

이호창이 광주일고를 찾아가 야구부 감독에게 선동열을 만나게 해달라고 하자 감독은 무인도로 훈련을 떠났다고 둘러댄다. 아직 도장을 찍지는 않았지만 이미 K대 입학에 구두합의를 한 선동열을 보호하기 위한 거짓말이다.

안경현 선수는 “실제로도 선수를 지키기 위해 무인도로 보내지는 않더라도 지방에 은신을 시키기도 해요”라고 설명했다. 안경현 선수도 프로 입단을 앞두고 1992년 입학이 예정된 신입부원들과 합숙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어느 날 감독님이 부산에 가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동료 몇 명과 함께 부산에 갔는데 신입부원들이 숙소에 있었죠.”

당시 예비신입생 중에는 역시 괴물투수로 불리며 프로팀과 대학의 줄다리기가 한창이었던 임선동을 비롯해 박재홍 등이 있었다. 프로구단이 이 선수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 '선동열 영입이라면 실제 있을 법한 일?' 영화 '스카우트'에서 선동열의 아버지와 술을 마시며 잘보이려 하고 있는 이호창(임창정 분, 왼쪽)과 정병환(김희원 분).


◇ 선수 아버지와 술 마시며 스카우트... 실제 있는 일

영화에서는 또 이호창이 스카우트를 위해 선동열의 가족을 찾아가 머슴처럼 일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개집을 고쳐주고, 빨래를 짜고, 음식도 한다. 게다가 선동열의 아버지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목욕탕에서 때를 밀어주며, 선동열의 아버지 앞에서 정병환과 선동열 스카우트를 놓고 술 마시기 내기도 한다.

“조규제 선배를 연세대에 스카우트할 때는 감독님이 조규제 선배 아버지를 찾아가 며칠씩 밤새워 술을 마시고 의형제까지 맺었다고 해요”라는 안경현 선수의 설명을 듣고 보면 내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계약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선수의 아버지와 술을 마시고 친분을 쌓는 것은 스카우트 과정에서 흔한 일이다.

이호창과 정병환의 술 대결은? 스카우트 과정에서는 모르겠지만 1989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한 조계현 현 삼성 라이온즈 코치가 연세대 1학년 재학시절까지는 겨울에 고려대 선수들과 술 마시기 대결을 했다고 안경현 선수는 밝혔다. 그러나 술 대결로 인한 사고가 적잖이 일어나 전통은 폐지됐다.

결국 이 영화에서 그려지고 있는 선동열 스카우트 과정은 실제 있을 만한 프로와 아마 야구팀의 선수 영입 에피소드를 적절히 섞어놓았다는 게 안경현 선수의 설명이다.

그럼 안경현 선수가 본 ‘스카우트’의 영화적인 재미는 어떨까?

“영화가 아무리 재미있어도 중간에 지루한 부분이 있게 마련인데 ‘스카우트’는 눈 돌릴 틈도 없이 재미있게 봤어요. 별점으로 평가한다면 5개 만점에 5개 전부를 줘도 괜찮을 영화인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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