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②]서태지 '편집권 논란'을 통해 본 스타의 권리

  • 등록 2008-12-08 오전 11:41:47

    수정 2008-12-08 오후 12:15:20

▲ 서태지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서태지의 편집권 논란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방송 편집권과 자신을 위한 무대장비 등을 요구하다 SBS '김정은의 초콜릿' 제작진에 출연을 거절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방송가와 사이버 공간에서는 월권행위라는 주장과 함께 스타라면 당연히 주장할 수 있는 권리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팽팽히 맞선다는 것은 의견이 양분된다는 것 이전에 서로를 좀처럼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다. 도무지 접점을 찾을 수 없다. 물론 그래서 무산됐을 것이다.

이 문제를 다루는 언론사에서도 각사의 입장과 기자들이 생각에 따라 서태지 편과 SBS 편을 든다. 아예 속 편하게 이도저도 아닌 양측에 따라 팽팽히 맞선다는 입장을 보도하기도 한다.

편집권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스타들의 권리는 연예산업이 대형화되고 산업화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는 추세다. 그들의 영향력에 따라 시청률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자신의 음악이나 연기가 보다 멋지게 보이도록 해달라는 요구는 스타의 입장에선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스타들이 연출된 사진만을 언론에 뿌리고 정해진 콘셉트 만을 노출하는 것도 그래서다.

서태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서태지 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서태지 컴퍼니 김민석 이사는 이데일리 SPN과의 인터뷰에서 “음악프로그램은 PD와 가수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쪽의 일방적인 요구만으로 만들어지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맞는 말이다. 프로그램은 출연자와 연출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상황이 안 맞으면 안하면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서로의 조건을 교환하고 조건이 맞지 않으면 계약이 성사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무산된 것을 놓고 설왕설래 할 필요도 없다.

솔직히 서태지측의 고민도 이해가 된다. 열악한 국내 음악방송 환경이 그의 음악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사안이 논란이 되는 것은 아마도 서태지가 요구하는 편집권은 PD들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고민스러운 부분이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프로그램에서 PD가 편집권을 양보했을 때는 원래의 역할이 상당히 위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순한 커팅과 편집만이 아닌 프로그램의 성공과 실패의 모든 책임을 지는 사람인 PD라는 직업적 특징을 감안한다면 스타의 편집권 요구는 사람에 따라 용납될 수 없는 부분일 수도 있다.
 
서태지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을 생각했을 때는 다양한 생각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각 방송사의 형평성을 고려했을 수도 있고 이 프로그램과 함께 뭔가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PD를 믿고 전적으로 PD에게 전권을 내줬으면 어떠했을까.

해외에도 서태지처럼 편집권을 주지 않으면 출연을 거부하는 스타들이 있다. 하지만 반면 그런 스타들 중엔 때때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PD들에게 편집권을 주면서 변화를 주기도 한다.

서태지가 음악에 대한 고민이 크고 그에 대한 지식이 높은 사실은 익히 알고 있다. 이에 못지 않게 우리나라 음악 연출 PD 역시 자신의 프로그램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지금까지 그가 모든 음악프로그램의 편집권을 받아 편집했다면 한두번쯤은 PD가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맡겨 봤으면 어땠을까.

아마 그랬다면 기존의 서태지가 만들었던 것과는 또다른 무대가 나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물론 그 또한 선택의 문제지만 말이다. /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 프로듀서(sanha@obs.co.kr)

▶ 관련기사 ◀
☞[윤PD의 연예시대③]스타몸값과 풍선효과(風船效果)
☞[윤PD의 연예시대①]동방신기 성공 키워드...'스타의식 NO, 스타자존심 YES!'
☞[윤PD의 연예시대③]혼돈의 연예계, 해법은 사랑의 삼각이론
☞[윤PD의 연예시대②]불황 연예계, 도박·주가조작 '한탕주의' 판친다
☞[윤PD의 연예시대①]3S 수렁에 빠진 연예계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