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③]스타몸값과 풍선효과(風船效果)

  • 등록 2008-12-08 오전 11:41:52

    수정 2008-12-08 오후 12:15:25

▲ 박신양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스타의 고액출연료를 두고 말들이 많다.

한류 등이 붐을 이룰 때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스타들에게 높은 몸값을 책정했던 제작사와 방송사들이 경기침체로 불황을 맞으면서 태도를 바꿔 스타들의 과도한 몸값이 부당하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드라마 시청률이 떨어지고 광고도 줄어들고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방송사 드라마 PD들은 최근 회당 출연료 상한선을 1500만원으로 하고, 제작비의 60%에 이르는 전체 배우 출연료를 40~50% 정도로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작사도 마찬가지다.

드라마제작사협회(회장 신현택)는 최근 배우 박신양에 대해 무기한 출연 정지를 의결했다. 배우 박신양이 지나친 출연료를 요구했다는 게 그 이유다. 드라마제작사협회가 특정 배우에 대해 이런 조치를 내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조치로 명목상 박신양은 앞으로 드라마제작사협회 회원사들이 제작하는 드라마에 출연하기 힘들게 됐다.

지금까지 일련의 조치들은 바람직하다. 그동안 스타들의 고액 몸값으로 우리네 드라마 속엔 편모편부가 비일비재했고 10여명만이 출연하는 미니시리즈가 등장하기도 했다. 또 이러한 움직임들이 그동안 소외받아온 다른 배우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게 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이런 움직임은 경기가 살아나고 경쟁이 지금보다 조금만 더 치열해진다면 언제든 다시 재발될 수 있는 일이다. 방송사와 제작사의 의견일치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지만 늘 필요와 상황에 따라 깨져왔다. 한마디로 스타 몸값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일종의 ‘풍선효과(風船效果)’와 같은 결과만 낳는다.

‘풍선효과’는 풍선의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불거져 나오는 것처럼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대신에 또 다른 문제가 새로 생겨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미아리와의 전쟁’ 때 우려했던 풍선효과가 우리 사회 전반에 빠른 속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예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풍선의 한 군데를 누르면 그곳은 들어가지만 다른 곳이 팽창하는 것처럼 없어진 사창가 대신 더 은밀한 음란 퇴폐 거래가 주택가 등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스타들의 몸값도 마찬가지다. 스타들의 몸값은 언제나 시장 논리에 의해 움직여왔다. 한류의 붐으로 스타들을 활용해야만 돈을 벌 수 있었고 방송사 역시 시나리오보다는 캐스팅 위주의 편성 우선주의를 고수하면서 스타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스타 못지 않는 스타작가나 PD 역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마찬가지다.

방송사나 제작사들은 이 모든 책임을 스타들에게 지우지만 솔직히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 스타를 선호하는 방송사나 스타를 앞세워 방송사 편성을 따내려고 했던 제작사 모두 이런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모든 책임을 스타에게만 지우고 있는 모양새다.

과거에도 방송사나 제작사들은 어려운 시기에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조금만 상황이 나아지고 달라지면 온갖 편법을 동원해 스타작가나 배우를 잡기 위해 갖가지 명목을 앞세워 개런티를 올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중요한 건 문제의 본질 개선에 있다. 지금의 드라마 환경을 둘러싼 일련의 조치들이 배우 몇 명에게 제재를 가하고 개런티를 깎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본질 개선 없이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방송사, 제작사, 배우 모두가 알아야 한다.

완벽한 체질개선을 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선언과 결심은 언발에 오줌누기같은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다./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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