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않는 한국 야구에 주눅 든 일본 야구

  • 등록 2008-11-14 오후 12:03:21

    수정 2008-11-14 오후 3:14:53

▲ 이승호 (사진제공=SK와이번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지난 8월 베이징 올림픽 야구 예선리그. 일본전서 승리를 거둔 한국 덕아웃에선 짧지만 의미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최고참 김민재가 후배들을 향해 무언가 손짓을 했고 선수들은 순간 멈칫하더니 표정을 고쳐 천천히 그라운드로 걸어나왔다.

김민재의 사인은 '이겼다고 지나치게 흥분하지 말자. 일본을 처음 이긴 것도 아니지 않느냐. 환호는 메달을 딴 뒤 해도 늦지 않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일본 야구는 불과 1990년대만 해도 우리가 넘지 못할 산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2006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을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 야구는 어느새 일본 야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만큼 성장했다. 이제 일본전 승리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여유와 자신감까지 갖게 됐다. 

베이징 올림픽 한국 야구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일본을 또 한번 꺾고 결승진출을 확정지은 뒤 참았던 환호를 터트렸다.

그리고 지난 13일. SK는 2008 아시아시리즈 1차전인 세이부 라이온스를 4-3으로 꺾었다. SK 선수들은 별 일 아니라는 듯 그라운드로 걸어나와 조용히 하이파이브를 하는 것으로 세리머니를 대신했다. 마치 정규시즌의 어느 경기를 끝낸 것과 같은 분위기였다.

'웃지 않는' SK 선수들을 보며 놀란 것은 일본 야구 관계자들이었다. 스포츠호치는 이 장면을 "SK 투수 이승호는 마지막 타자(아카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그저 담담하게 포수와 악수를 나눴을 뿐"이라고 묘사했다.

일본 챔피언을 꺾고도 크게 기뻐하지 않는 SK 선수들이 그들의 눈엔 이상하게 비춰졌던 것이다.

그러나 SK는 이미 2008년 아시아시리즈서 주니치를 첫 경기서 꺾으며 기세를 올린 바 있다. 13일의 승리는 지난해 이루지 못한 우승으로 가는 길목이었을 뿐이다.

김성근 SK 감독은 경기 후 "작년에 주니치한테 이기니까 일본 야구 관계자들이 크게 웃으며 축하를 건넸었다. 하지만 오늘 또 이기니까 웃는 사람이 없더라. 축하한다고는 말했지만 표정은 어두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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