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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지각인생...'
변희봉만큼 이 말과 잘 어울리는 배우도 없을 듯 싶다. 변희봉은 최근 이데일리 SPN과의 인터뷰에서 한때 연기자의 길을 접으려고 했었던 사실을 고백했다.
40년 가까이 연기생활을 하면서 그런 순간이 한번쯤이야 없었겠냐마는 연예인을 보고 '딴따라'라 일컫던 시절부터 배우의 길을 걸어왔으니 그 사연도 남달랐을 것 같았다. 변희봉은 1966년 MBC 공채 성우 2기로 방송국에 입문, 1969년 MBC TV가 개국하면서 1970년대 초 우연찮게 연기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왜 없었겠습니까. '수사반장'에서 잡범이나 하고 앉았는데 그걸 보고 잘한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그 당시에는 가족들도 저를 멸시하는 것처럼 느껴졌었어요. 알다시피 그때만 해도 배우들을 낮잡아 보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요. 코미디를 하라고 했을 땐 보따리를 싸기도 했죠."
연기를 시작한지 근 40년 만에 변희봉은 신하균과 어깨를 견주는 히어로가 됐다. 31일 개봉하는 '더 게임'(감독 윤인호)을 통해서다.
극중에서 변희봉이 맡은 역할은 금융계의 큰 손 강노식 회장. 젊은 시절 부와 명예를 원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금융업계에서 인정하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이미 황혼의 문턱을 넘어섰다. 이제 그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젊은 화가 민희도(신하균 분)의 육체를 탐한다.
'더 게임'은 여기서 게임이 시작된다. 강노식이 민희도에게 30억 원이 걸린 미스터리한 내기를 제안하고 이 내기로 두 사람의 인생은 완전히 뒤바뀐다. 결과적으로 변희봉은 이 작품에서 그 자신과 신하균의 역할까지를 소화해내야 하는 1인2역을 맡게 된 것이다.
"신하균이 되는 일은 가장 어려운 작업 중 하나였습니다. 나이 먹은 사람이 젊은 사람을 연기하려고 하면 자칫 어색해 보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 감독과 대화를 많이 했고 그 변화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도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판단은 관객의 몫이지요."
변희봉은 운이 좋게도 자신은 연기 잘하는 친구들과 작품을 하게 된다며 '더 게임'에서 호흡을 맞춘 신하균에 대한 극찬도 잊지 않았다.
누구보다 힘든 과거를 경험한 탓인지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되는 듯도 했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 초등학생들도 알아보는 스타가 된 '지각인생' 변희봉. 변희봉은 "큰 사랑에 대한 엄청난 책임감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것 같다"며 끝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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