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전지현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진심을 담았다"

  • 등록 2008-01-30 오후 12:27:35

    수정 2008-01-30 오후 12:45:59

▲ 전지현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관객들이 제 눈빛이 달라졌다는 걸 느낄 거예요.”

31일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감독 정윤철, 제작 CJ엔터테인먼트) 개봉을 앞둔 전지현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전지현은 “시사회에서 영화를 처음 봤는데 언제나 그렇듯 아쉬운 부분이 많죠”라면서도 “제가 출연한 영화도 재미없는 것은 다시 안봐요. 그런데 이번에는 연기에 솔직하게 다가갔고 그런 부분이 관객들에게 충분히 재미를 줄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 전지현


◇ 주체 아닌 관객과 영화를 이어주는 창구

지난 2006년 개봉된 ‘데이지’ 이후 2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된 전지현. 언제나 영화의 중심이었던 그녀는 미국, 홍콩, 프랑스 합작영화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를 촬영하는 새로운 경험을 했던 그 2년 사이에 달라진 듯보였다. 연기자로서 성숙했다고나 할까?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에서는 영화를 이끌어가는 역할이 아니라 관객과 영화를 이어주는 창구 역할을 자처했다.

“그동안은 제가 주체가 돼서 영화가 완성되고, 그걸 관객들에게 ‘이제 받아주세요’라며 보여줬잖아요. 그 때는 단순히 자연스러운 것보다 제 감정이 타협돼야 진실된 연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제가 갖고 있던 매너리즘이죠.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어요.”

이 영화에서 전지현이 맡은 역할은 휴먼다큐멘터리 PD 송수정이다. 극중 송수정은 자신이 초능력을 잃은 슈퍼맨이라며 여학교 앞 바바리맨 혼내주기, 잃어버린 개 찾아주기 등 사소한 선행을 하고 북극이 녹는다며 지구를 태양에서 밀어내기 위해 물구나무를 서는 등 엉뚱한 행동도 하는 남자(황정민 분, 이하 슈퍼맨)를 만나 자신의 다큐멘터리에 담으려 한다.

전지현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남자 주인공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거든요. 송수정은 그저 시간에 쫓겨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모르는 척하고 그러다 보니 남 도우는 일을 부끄러워하게 된 요즘 사람들을 대변할 뿐이죠”라고 설명했다.
 
▲ 전지현



◇ 멜로 없는 영화 첫 경험...진심을 담았다

주인공의 주변 인물. 그렇다면 캐릭터에 다가가는 게 부담이 적고 연기도 쉽게 할 수 있을 게다. 그러나 전지현은 그러지 못했다. 문득 ‘슈퍼맨은 당연한 일을 하는 것뿐이잖아. 그걸 안하는 요즘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인데 왜 송수정이 나쁘게 그려져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지현은 매 신마다 자신의 진심을 담았다. 극중 송수정이 슈퍼맨과 떨어져 있는 장면에서는 ‘그 사람은 나 없이 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연기를 했다. 그러다 보니 영화에서 ‘진짜 슈퍼맨을 걱정하고 있구나’라는 게 느껴지고 힘 빠진 연기도 가능했다는 게 전지현의 설명이다.

이런 연기가 가능했던 것은 송수정의 상황이 실제 자신과 닮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나이 서른을 앞두고 ‘내가 누군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상황이 비슷했고 그 모습이 연기로 이번 영화에 투영된 것이다.

이와 함께 이번 영화는 전지현에게 또 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그동안 카메라 앞에 서기만 했던 배우에서 이번에는 자신이 촬영을 하는 PD 입장이 됐고, 멜로가 없는 영화도 처음 경험했다.

전지현은 “찍히는 것과 찍는 것은 굉장히 다르더라고요. 그냥 카메라를 들고 있다가 정윤철 감독에게 ‘카메라에 마음을 어떻게 집어넣을까 생각하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어요”라며 “그랬더니 카메라 움직임이 달라지고 그 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 관찰자가 돼 나를 돌아보기는 했나’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멜로는 없었지만 사랑의 감정을 얘기하는 로맨스 영화보다 상대 배우와 주고받는 느낌, 감정이 더 많았어요”라고 밝혔다.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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