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극 춘추전국시대①]방송 3사 6作 6色, "이 부분에 주목하라!"

  • 등록 2008-03-21 오후 2:39:00

    수정 2008-03-26 오후 7:16:29

▲ 주말 드라마 6편. KBS 1TV '대왕세종'과 2TV '엄마가 뿔났다', SBS '행복합니다', '조강지처클럽',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천하일색 박정금'(맨 위부터 왼쪽, 오른쪽 순으로)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주말 안방극장이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하고 있다.

KBS 2TV ‘엄마가 뿔났다’와 1TV ‘대왕세종’, MBC ‘천하일색 박정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과 SBS ‘행복합니다’, ‘조강지처클럽’이 각각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면서 시청률 경쟁 판도는 안개에 휩싸였다.

주말드라마 시청률 경쟁의 강자로 떠오른 ‘조강지처클럽’과 ‘엄마가 뿔났다’는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며 수치면에서는 다른 4편의 드라마를 압도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MBC ‘천하일색 박정금’과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은 10%대 시청률에 머물러 있지만 주인공 배종옥과 최진실이 각각 아줌마 형사와 억척스런 아줌마로 분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내며 치고 올라갈 기회가 생기기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사극인 '대왕세종'과 젊은 남녀의 사랑을 담은 '행복합니다'는 20%를 넘나드는 시청률에 아줌마가 주인공인 드라마들과는 차별화된 내용으로 정면승부를 펼치고 있다.
 
▲ KBS 2TV '엄마가 뿔났다'와 1TV '대왕 세종'



◇ '엄마가 뿔났다'...흑백 사진 속 추억에 취하다

김수현 작가 극본의 '엄마가 뿔났다'는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등의 작품처럼 전형적인 대가족 홈드라마다.

김수현 작가의 홈드라마가 가지는 장점은 우리가 잃어버린 과거의 추억을 선사한 다는 것. ‘엄마가 뿔났다’는 이제 흑백 사진의 한 풍경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3대 가족과 고모 집안이 함께 살며 복작복작거리던 지난 날의 향수를 선물한다.

부모 세대 시청자들에게는 공감대를 얻고, 신세대 시청자들은 이 생경한 풍경을 희한하게 바라보며 TV 앞에 모여 앉을 수 있다는 게 ‘엄마가 뿔났다’의 장점이다.

‘엄마가 뿔났다’의 또 다른 매력은 여느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가 그러하 듯 감칠맛 있는 대사처리다. 속사포처럼 쏟아놓는 대사량에 가끔 아연실색하기도 하지만, 드라마 대사에서 등장하는 '물따귀'(젖은 손으로 때리는 따귀), '풀코스 책임'(평생 책임) 등의 신조어는 김수현 작가의 언어적 감각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귀를 유혹한다.

◇ KBS 2TV ‘대왕세종’…사극판 ‘하얀거탑’을 꿈꾸다

KBS 1TV ‘대조영’, MBC ‘주몽’, ‘태왕사신기’에서 SBS ‘연개소문’까지….

‘대왕세종’에는 2006년과 2007년을 화려하게 수놓은 위 사극들에 있는 것이 없다. 바로 사극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전투신이 그것이다.

그러나 사극 ‘대왕세종’의 한계로 느껴졌던 전투신의 빈자리를 이 드라마는 역사적 인물들의 치열한 정치 싸움과 입체적 캐릭터로 메웠다. ‘대왕세종’은 우리가 아무 일 없이 왕위에 순조롭게 오른 줄 알고 있는 세종 즉위 이전의 불안했던 정치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대왕세종’은 이에 충녕(김상경 분)을 암투로 점철된 정치 세계에서 부단히도 노력하는 현실적인 인물로 그렸으며, 하륜(최종원 분) 등의 극 중 인물 또한 절대 악과 절대 선이란 단선적인 캐릭터가 아닌 상황에 따라 행동하는 입체적 캐릭터로 표현했다.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는 액션과 전투신을 버리고 정치현실의 조명을 택한 ‘대왕세종’에 대해 “전쟁신이 없어도, 늘상 전쟁을 치르는 것처럼 긴장하며 보게 된다”, “어느 누구든 악역도 선한 역도 없이 양면의 칼날처럼 보인다”, “(드라마 속) 각 인물들이 자신의 입장에서, 상황과 생각들에서 세심하게 각각 살아있다”라는 글들을 올리기도 했다.
 
▲ MBC '천하일색 박정금'과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 '천하일색 박정금'...배종옥, 그 아줌마의 힘!

‘천하일색 박정금’은 이야기의 탁월함보다는 박정금(배종옥 분)이라는 캐릭터의 신선함이 매력적인 드라마다.

‘천하일색 박정금’ 안의 남편의 외도와 이혼, 이복 여동생과의 삼각관계 등은 이미 수많은 ‘아줌마 드라마’에서 되풀이 되어온 설정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아줌마 박정금을 지고지순한 주부가 아닌 역경에 굴하지 않는 당찬 아줌마로 그려 새로움을 선사했다.

그렇다고 아줌마 박정금이 만화 속에 나올 법한 비현실적 캐릭터는 아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이 현실의 당당한 싱글족들을 반영했다면, 박정금은 생활밀착형 아줌마 캐릭터로서의 현실성을 놓치지 않았다. 용의자와 추격신을 펼치면서도 생활비를 걱정하고, “이 짓 말고 먹고 살 것 없나” 한탄하면서도 생계를 위해 뛰는 박정금은 직장인들의 또 다른 자화상이기도 하다.

◇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풀 하우스'의 성인 버전이 그리는 폭소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이 자랑하는 드라마의 맛은 단연 최진실의 연기 변신이다.

극중 홍선희로 분한 최진실의 억척스럽고 코믹한 연기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점점 끌어 모으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극중 홍선희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방송국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를 하며 억척스레 돈을 모은다. 하지만, 유치장에 갇혔던 남편은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 도망가고 시어머니와 시누이는 그런 사정을 모르는지 뺑덕어멈 같은 심술과 팥쥐 같은 성깔을 드러내며 도와주지 않는다.

뽀글 파마머리에 동그란 뿔테안경을 쓴 최진실의 촌스럽고 억척스러운 아줌마 연기를 본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 “최진실 연기 너무 잘한다. 여자 송강호 같다”, “진실언니 연기를 보고있으면 행복한 웃음바이러스가 넘쳐난다”며 호평하고 있다.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에는 또 비와 송혜교가 열연했던 KBS 2TV ‘풀하우스’가 보여준 유머가 있다.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 역시 ‘풀 하우스’와 비슷하게 여주인공 홍선희가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우여곡절 끝에 톱스타 송재빈(정준호 분)의 가사도우미로 일하게 된다는 설정이다.

하지만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은 주인공들의 연령대가 ‘풀 하우스’보다 훨씬 높아 배우들이 그려내는 좌충우돌 연애담이 더 흥미를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 SBS '행복합니다'와 '조강지처클럽'

◇ '조강지처클럽'...비현실적이도 괜찮아, 복수의 쾌감

KBS 2TV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를 집필했던 문영남 작가의 ‘조강지처클럽’은 극중 인물관계 설정이 다소 극단적이다. 조선시대도 아닌데 일부이처제를 몸소 실현하고 있는 한진희와 극중 밥만 축내는 '밥순이'로 남편에게 구박당해온 주부가 남편의 바람으로 대기업의 중역과 러브라인이 형성되는 아줌마 신데렐라 캐릭터는 어찌보면 다소 비현실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조강지처클럽’은 남편의 외도에 대처하는 다소 비현실적인 조강지처들의 복수담을 통해 다수의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이란 쾌락을 선사했다.

남편의 외도로 고통을 받고 있는 나화신(오현경 분)은 이혼 전 촌스러웠던 패션을 던져버리고 영어 및 패션 공부를 통해 당당한 커리어 우면으로 거듭났다. 지난 16일 방송에서는 나화신이 구세주(이상우 분)와 함께 전 남편인 한원수가 근무 중인 자동차 대리점을 찾아가 차를 사는 고객으로 전 남편의 시중을 받는 통쾌한 복수 장면이 그려졌다.

시청자들은 “남편 바람피워 이혼하고 악착같이 뭔가를 해나가는 나회신이 부럽다”는 의견과 “좀 더 처철하게 복수해 달라”는 반응을 보이며 드라마에 몰입해 갔다.

◇ '행복합니다'...중심이 아닌 주변의 맛

‘행복합니다’는 무엇보다 조연배우들의 감초 같은 열연이 눈에 띄는 드라마다. 모처럼 한 가정의 근엄한(?) 가장으로 변신해 무게를 잡고 있는 이계인과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입담을 과시하며 눈길을 끌었던 가수 김종서, MBC ‘뉴 하트’의 ‘개념상실’ 인턴 신다은의 출연이 그러하다.

김종서는 극중 이계인의 장남인 이준기 역을 맡아 일은 하지 않으려 하고 헛된 꿈만 쫒는 몽상가로 나오며, 신다은은 가짜 대학생 노릇을 하며 남자를 사귀려 하는 엉뚱한 소녀 역을 맡아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 외에도 ‘행복합니다’는 ‘천국의 계단’ 최지우의 계모역을 연상시키는 이휘향의 열연과 함께 주연 배우 이훈과 김효진의 러브라인 이외도 조연들에게 다양한 스토리 라인이 얽히고설켜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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