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미 “인생의 '진수'는 즐기는 마음 아닐까요?”

  • 등록 2008-07-14 오후 12:57:43

    수정 2008-07-14 오후 1:00:56

▲ 남상미(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지난 11일 오후 SBS 월화드라마 ‘식객’의 야외촬영 준비가 한창인 한강시민공원 난지캠프장에서 남상미를 만났다. 남상미는 ‘식객’에서 여자주인공 진수로 분해 남자주인공 성찬 역의 김래원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드라마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진수는 ‘활동적이고 감정적이며 말괄량이에 또라이 기질이 다분한 음식 칼럼니스트’이다. 극중 다른 캐릭터와 비교했을 때 허영만 화백의 원작에서 등장하는 진수와 드라마 속 진수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원작에서는 성찬이 진수의 마음을 얻기 위해 따라다니나 드라마에서는 상황이 반대다. 진수가 운암정의 요리사였던 성찬에게 호감을 느끼고 다가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라마 속 진수는 성찬에게 소위 막무가내로 들이대기 일쑤다.

전작인 MBC 수목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두 남자의 운명적인 사랑을 받았던 지우 역과는 180도 달라진 캐릭터다. 남상미에게 “청순가련한 캐릭터와 정반대인 진수 역이 자칫 부담스럽지는 않느냐?”고 넌지시 물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식객'의 진수와 실제 모습 닮은점 많아

“제 성격상 누구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기보다는 제가 먼저 다가가고 감정을 먼저 표현하는 편이죠. 그래서 진수를 연기하는 게 어렵지는 않아요.”

남상미는 드라마 속 진수의 모습이 실제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특히 진수의 엉뚱하고 저돌적인 면은 자신과 꼭 닮았다고 부연했다. 지난 해 여름 MBC '개와 늑대의 시간’ 이후 바로 ‘식객’의 진수 역을 하게 된 이유는 진수와 자신 사이에 공통분모가 적지 않아서였다.

남상미는 ‘식객’의 대본을 보는 순간 “그냥 마냥 재미있고 하고 싶단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덕분에 별 다른 주저함 없이 진수 역을 맡게 됐다. 그로부터 10여 개월이 흘렀다.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즐기고 있습니다. 이제는 극에 녹아들어 산다는 생각도 듭니다. 성찬 역의 래원 오라버니와도 애드리브가 자연스러울 정도가 되었거든요.”

▲ 남상미(사진=한대욱 기자)



 
 
 
 
 
 
 
 
 
 
 
 
 
 
 
  
남상미는 ‘식객’을 통해 맛의 즐거움과 오묘함도 배우고 있지만 연기의 즐거움과 오묘함도 함께 익히는 중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알려졌다시피 남상미는 2002년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당시, 친구 따라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가 앞 패스트푸드 점에서 청순한 미모로 화제를 모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라섰다.

일명 ‘한양대 롯데리아 걸’로 불리며 순식간에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를 탄 것이다. 경찰이나 여군 혹은 파일럿이 되고 싶었던 고등학생 남상미는 당시의 일로 인해 인생의 진로가 바뀌게 된다. 생각지도 못했던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꿈꾸지 않았던 연기자가 되기까지

남상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잠시 대학에 적을 두었지만 이내 연예계 활동에 매진했다. KBS 2TV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이나 SBS '일요일이 좋다-X맨' 등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린 남상미는 2005년 11월 방영된 MBC ‘달콤한 스파이’를 통해 연기자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했다.

순직한 남편대신 경찰이 된 이순애 역을 맡아 특유의 발랄하고 엉뚱하면서도 개성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것. 이로 인해 남상미는 2006년 MBC '연기대상' 여자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6년 김명민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SBS 수목드라마 ‘불량가족’에서도 남상미의 캐릭터 연기는 빛을 발했다. 곱상한 외모와 달리 막말을 일삼는 김양아 역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아낸 남상미는 이후 지난 해 MBC 수목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이준기와 정경호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서지우 역으로 뭇 남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남상미의 연기 경력은 불과 5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또래 여자 연기자들에게서 흔히 거론되는 연기력 부족에 대한 비난이 그녀에겐 없다. ‘식객’을 연출하고 있는 최종수 PD는 남상미에 대해 “흡수력이 탁월하다”고 평가 했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래원 역시 “캐릭터 안에 들어가서 놀 줄 아는 배우”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남상미(사진=한대욱 기자)


남상미는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어느 순간 주변의 카메라나 스태프, 조명이 보이지 않고 오롯이 상대 배우만 보였던 그 몰입의 순간을 잊지 못한다"며 "연기가 아니라 실제 그 상황에 젖은 듯 감정이 움직였던 그 순간, 그 때의 그 느낌을 연기에 녹여내려고 노력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다"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식객’에서 오숙주 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최불암은 남상미에 대해 2007년 발간한 자서전 ‘인생은 연극이고 인간은 배우라는 오래된 대사에 관하여’에서 “함께 출연을 하며 한동안 지켜봤는데 이 친구 거울을 한번 안 보고 연기에 몰두한다. 참 기특한 후배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못 당하겠죠?”

팔도의 전통 음식이 소개되는 ‘식객’은 다른 드라마에 비해 이동거리도 많고 야외 촬영도 잦은 편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여름까지 10개월여를 드라마와 함께하며 남상미 또한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경남 하동, 강원도 홍천과 횡성, 경북 영덕, 충남 조치원, 경기 파주 세트장, 전남 완도 등등 마치 ‘6시 내고향’처럼 지방을 돌아다니며 밤샘 촬영도 많이 했다. 체력적으로 충분히 힘들 것 같았다.

“남들은 힘들지 않느냐고 자꾸 물어보시는데 전혀요. 정말 재밌게 즐기며 촬영하고 있거든요. 즐기면서 하는 연기가 화면에 어떻게 투영돼 나오는지 감상하는 것도 요즘 저의 또 다른 즐거움이죠. 요즘 들어서는 시간 가는 게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좋은 드라마와도 이제 두 어 달이면 작별이다 생각하면 아쉬움이 밀려오거든요. 어찌보면 요리의 진수는 정성이겠지만 인생의 진수는 즐길 줄 아는 마음 같아요.” 
 
▲ 남상미(사진=한대욱 기자)


남상미는 “즐겁다”와 “재미있다”는 말을 이야기 내내 수차례 반복했다. 그리고 인터뷰를 마무리 할 즈음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못 당하겠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남상미가 즐기는 것은 비단 ‘식객’ 촬영 뿐만은 아닌 듯 했다.
 
인터뷰 전 30여분 동안 진행된 사진촬영 시간에도 동행한 사진기자의 다소 짓궂은 포즈요청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자세를 잡으며 그 시간을 즐겼다. 문득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며,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공자님 말씀이 떠올랐다. 남상미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인생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연기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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