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③]연예인 인권유린의 실체...‘장자연 사건, 해결책은?’

  • 등록 2009-03-30 오전 11:27:55

    수정 2009-03-30 오후 7:55:02

▲ 고 장자연 영정(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사망한지 20여일이 지났지만 신인 탤런트 장자연의 자살 관련 파문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분명한 건 경찰이 당초 밝혔던 단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만은 아니라는 것.

한동안 미진했던 경찰수사가 본격화되며 장자연 관련 죽음의 미스터리는 조금씩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경찰은 최근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접대업소와 일시 등 상당 부분을 파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성매매특별법 위반과 형법상 강요 등 혐의로 고소된 유력인사 4명과 문건내용에 등장하는 5명, 문건 외에 경찰 수사에서 술자리 등 '부적절한 행위'가 포착된 1명 등 총 10명에 대해 조만간 소환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 혐의자들의 소환이 본격화 되면 이번 사건의 실체는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날 게 뻔하다. 하지만 이번 장자연 사건은 수사 결과를 떠나 우리 연예계의 어두운 단면을 종합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사회 전반에 크나큰 충격과 함께 씁쓸한 뒷맛을 안기고 있다.
고인은 자살 전 많은 사람들과 자신의 진로를 이야기하며 걱정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도움을 받으려고 했던 한 소녀가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죽음을 택한 현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연예계다.

1등만이 살아남는 연예계, 돈과 권력을 배경으로 쾌락을 탐하는 사람들, 비판 기능을 상실한 채 오히려 접대를 받은 언론, 그리고 출연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방송권력에 이르기까지···. 

현재 수사 대상자의 직종은 4∼5가지라고 경찰은 전했다. 언론사 대표(3명)와 IT업체 대표(1명), 금융업체 대표(1명), 드라마 PD(2명), 기획사 대표(2명) 등으로 그 내용도 '장자연 리스트'라는 명목으로 세간에 앞서 알려진 것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장자연 관련 뉴스를 접하다 보면 우리 사회는 자정작용을 상실했으며, 장자연은 바로 그런 환경 속에서 희생됐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과연 내 자식이라면 연예인을 시킬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물론 재능이 없으면서 막연히 연예인을 꿈꾸는 무명 연예인들도 많다. 어느 사회나 적자생존의 법칙은 존재하고 이번 장자연 사건 또한 그런 과정 속에서 생겨난 폐단 아니겠냐고 일부 사람들은 말한다. 화려한 위치일수록 지망하는 사람이 많고, 그런만큼 성공확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신인 연예인들 또한 연예인에 대한, 스타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고 연예계에 입문하는 건 금물이다. 또한 인권유린 등 부당한 처우를 강요당했을 때에는 이에 보다 당당히 맞설 용기가 필요하다. 

한편, 정치권에선 연예인 관련 사건 사고만 터지면 그 사람의 이름을 딴 법을 만든다고 야단이다. 최진실 법, 장자연 법 등 사자의 이름을 딴 법이 갖가지 일이 생길 때마다 등장해왔다. 또 매니지먼트 관련 법안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장자연 같은 연예인이 또 생기지 않게 하려면 이런 해결책이나 분석보다는 보다 구체적이면서 확실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것이 연예계 상납이다. 특히 성과 돈, 죄질 나쁜 두 가지 모두가 이에 해당되고 있다.

유사한 사건은 수년전에도 있었고 그전에도 있었다. 이처럼 비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부정의 뿌리가 깊고 고질적이기 때문이다. 방송계와 연예계는 검은 거래가 불거질 때마다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하지만 그 동안 드러난 몇몇 사건을 보면 헛말이었다. 상납에 목을 매는 연예인도 나쁘지만 이들을 이용하는 권력이나 언론 방송 등도 이런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욱이 10대들에게 인기 연예인은 선망의 대상이다. 그들의 행동과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청소년들에게 특히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은 결코 가벼이 볼 수도, 가볍게 대해서도 안된다. 급성장하고 있는 연예산업과 달리 뒷걸음질치고 있는 여성 연예인들의 인권유린은 씁쓸함을 넘어 안타깝기까지 하다./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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