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내 가슴에②]PD들의 회고...연기열정으로 똘똘 뭉친 '악바리'

▲ 드라마 속 故 최진실의 모습들. 연출자들은 연기자로서 그녀를 '악바리'라고 평했다.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악바리’

함께 작업을 했던 드라마 연출자들이 기억하는 고(故) 최진실의 모습은 한가지로 귀결된다.

사전적 의미로 ‘악바리’라고 하면 ‘성미가 깔깔하고 고집이 세며 모진 사람’, ‘지나치게 똑똑하고 영악한 사람’이라는 뜻이 있다. 하지만 드라마 연출자들이 최진실에 대해 말하는 ‘악바리’라는 표현은 자신의 일, 즉 연기에 악착같다는 뜻이다.

그만큼 좋은 배우를 잃었다는 생각에 최진실의 사망에 따른 허탈감도 크게 느껴졌다.

최진실이 주연을 맡았던 MBC ‘그대 그리고 나’의 CP(책임프로듀서)였던 이재갑 MBC 편성본부장은 최진실에 대해 “남들은 모두 톱스타라고 부르지만 자신은 스타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연기자였다. 이미 정상에 있는데도 항상 신인인 것처럼 자신이 새 드라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줘서 어떤 위치에 가야 한다고 목표를 세워놓은 등 악착같이 연기를 했다”고 회고했다.

이 본부장은 “자살에 충격이 더 큰 것은 최진실의 그런 모습 때문이었다. 최진실은 남들보다 연기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만족할 수 있었던 사람이다. ‘적당히’라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대 그리고 나’의 연출을 맡았던 최종수 PD도 “항상 자신의 연기에 대해 세심하게 준비를 했다. 연기를 사랑했고 연기가 삶의 전부였던 배우”라고 밝혔다.

이혼 후 공백기를 갖던 최진실에게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준 KBS 2TV ‘장밋빛 인생’의 연출자 김종창 PD의 회고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종창 PD는 “그 힘든 과정에서도 꿋꿋이 일어나 연기를 통해 재기했던 사람이 자살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삶에 대한 의욕과 연기, 작품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연기자다. 늘 대본을 끼고 다니며 부단히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종창 PD는 또 “최진실과 전화통화를 하며 현재 차기작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시즌2’ 준비를 잘 하고 있다고, 내년에는 다시 함께 작품을 하자고 했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망연자실해 했다.

MBC ‘나쁜여자 착한여자’의 연출자 이대영 PD도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최진실은 책임감 있고 리더십도 뛰어난 배우였다”며 “‘나쁜여자 착한여자’를 촬영할 때도 우울증이 있었는지 몰랐다. 잠을 잘 못잔다고 해서 뭔가 어려운 일이 있는 모양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열심히 연기해 주는 게 고마웠는데…. 앞으로 할 일도 많이 있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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