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내 가슴에③]여자 최진실, '향기와 아픔 동시에'

  • 등록 2008-10-04 오전 10:20:34

    수정 2008-10-04 오전 11:09:22

▲ 故최진실과 전 남편 조성민, 그리고 둘의 자녀들

[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

최진실(40). 그녀는 사실 배우, 인간이기에 앞서 여자로 더 깊은 향기와 아픔을 지닌 사람이었다.

1980년대 말, CF를 통해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를 외치며 대중의 마음 한가운데 선 그녀는 이후 야구선수 조성민과 세기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고, 폭행시비 등으로 얼룩진 이혼의 큰 상처도 있었지만 두 아이를 홀로 키우며 어머니의 이름으로 더욱 크게 일어섰다.

여자, 아내, 그리고 어머니 최진실. 그녀의 여자로서의 40년은 한마디로 파란만장했다. 어릴적 가난은 그녀를 연예인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고등학교 졸업 1년 뒤인 1988년 MBC 드라마 '조선왕조 500년-한중록'을 통해 데뷔했지만 그녀가 스타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건 1989년 삼성전자의 TV CF에 출연해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를 외치면서부터다.

그녀는 그렇게 여성성을 뽐내며 대중 앞에 섰다. 그리고 연예계 생활의 정점을 달리던 2001년 다섯 살 연하의 프로야구 선수 조성민과 결혼, 한 남자의 아내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자, 적어도 아내로서의 최진실은 행복하지 않았다. 2002년 12월 파경을 맞았다는 조성민의 기자회견이 있은 뒤 두 사람은 별거에 들어갔고, 2004년 8월 조성민이 최진실의 집에서 폭력을 휘둘러 긴급 체포되며 법정공방을 벌이다 2004년 9월 마침내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그녀 인생 최고의 황금기와 지옥과도 같았을 최악의 시기가 결혼, 이혼을 기점으로 맞물려 찾아왔다.

가정폭력에 이은 법정공방, 2004년 이혼 후 그녀가 연예계로 돌아왔을 때 대중의 반응은 냉담했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처럼 또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아이들을 홀로 키우며 이전보다 더욱 꿋꿋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 나갔고, 그녀에게 재기의 기쁨을 안긴 캐릭터도 다름아닌 실제 자신과 꼭 닮은 온갖 풍상을 이겨낸 똑순이 아줌마(2005년, KBS 드라마 '장밋빛 인생')였다. 또한 아이들의 성(姓)을 자신의 성으로 바꾸는 강인한 어머니로서의 모습도 보였다.

어머니는 강하다. 환희(7), 수민(5) 두 아이의 엄마 최진실도 강했다. 최진실은 연예계 생활 20년 동안 그 어떤 시련에도 흔들림 없는, 무소의 뿔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왔다. 최진실의 허무한 죽음 앞에 그녀의 강인함이 어머니로서, 혹은 배우로서 연기된 모습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됐지만 말이다.

어느 누구도 감히 짐작하지 못했다. 그 당당하고 강인한 모습 뒤에 신경안정제에 의지 한 채 버티듯 하루를 살아가는 여리디 여린 속살이 숨어 있었을줄은. 

최진실은 평소 끔찍이도 아이들을 사랑했다.

첫 아들 환희를 출산했을 때 그 어떤 드라마에서보다 더 환하고 아름다운 미소로 지인들의 축하를 받던 그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MBC 드라마 '그대를 알고부터'를 통해 결혼, 출산 후 첫 연기 복귀를 앞두고 만났을 때는 "일 때문에 나가려는데 아들 환희가 다리를 부여잡고 늘어져 가슴이 아팠다" 말하며 "훌륭한 연기자에 현명한 아내, 좋은 엄마 노릇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다"고 여느 워킹맘과 다르지 않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전 남편 조성민과 법정공방 당시에는 남편의 채무를 변제해주면서까지 양육권에 친권을 쟁취(?)했던 그녀였다. 충동적인 자살일지언정 사망 직전까지도 그는 측근들에게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배우로서 그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여자로서는 그 누구보다 어두운 생을 보내야 했던 그녀. 속살은 마냥 여리지만 어머니이기에 한 순간도 약할 수 없었던 그녀. 아프다는 고함 한 번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마지막 안식을 택한 그녀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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