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 2007] 12회 PIFF 중간점검, 누구를 위한 영화제인가

준비 부족, 진행 미숙, 파행 속출...'부산국제영화제' 이대로 좋은가
  • 등록 2007-10-08 오전 9:43:05

    수정 2007-10-09 오전 11:20:32

▲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4일 개막된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가 행사 중반에 접어들었다.

개최 10년 만에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급부상한 부산영화제는 11회인 지난해부터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영화제로 거듭나기 위해 본격적인 항해에 나섰다.

하지만 절반가량 진행된 올해 부산영화제는 세계적 영화제를 꿈꾼다는 취지에 맞지 않게 진행 미숙 등으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관객도 만족 못해...이상하리만치 썰렁한 축제 분위기   

관객을 위한, 관객에 의한, 관객의 영화제가 되겠다는 부산영화제는 영화제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인 관객들의 인심부터 잃고 있다. 오픈토크나 관객과의 대화 등 영화계 스타와 관객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행사 장소나 스케줄이 자주 변경되거나 취소됐다.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관객 대상 공지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지난 6일 부산 남포동 PIFF광장에서 있을 예정이었던 영화 ‘881’의 무대인사를 찾은 시민들은 이날 무대인사가 연기된 것을 알지 못하고 행사장을 찾았다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 시민은 “시작 시간이 가까워질 때까지 행사가 연기됐다는 한 마디 공지가 없었고 자원봉사자를 찾아 직접 물어본 후에야 연기된 사실을 알게 됐다”며 “변동 사항이 있다면 행사 시간을 전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공지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배우 강수연과 전도연의 오픈 토크 장소 변경도 마찬가지였다. 당초 야외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오픈 토크는 빈폴 애비뉴로 긴급 변경됐다. 하지만 야외무대에는 장소 변경을 알리는 어떠한 시설물이나 방송, 자원봉사자도 없었다.

변경 사실을 알지 못한 영화팬들은 야외무대에서 행사 시작?기다리다 뒤늦게 변경 소식을 듣고 빈폴 애비뉴 쪽으로 이동했으나 이미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찬 인파들로 인해 행사를 제대로 볼 수가 없어 불만을 토로했다. 영화제 측의 ‘나몰라라’식 진행에 많은 관객들이 골탕을 먹은 것이다.

◇ 스타도 만족 못해...낭만이 사라진 영화제, 감동도 없어

12회 부산영화제는 이상하리만치 축제의 열기가 부족하다. 부산영화제에 올해 처음 오게 됐다는 한 서울 시민은 “생각보다 영화제가 썰렁하다. 한밤중에 해운대 바닷가를 거니는 스타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볼 수가 없어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예년과 달리 톱스타가 적었기 때문이다. 영화제 측에서 초청한 인사 중 해외 유명 게스트는 기무라 다쿠야, 엔니오 모리꼬네 정도이고 이들도 이미 부산을 떠났다. 유덕화, 성룡, 장동건, 정우성 등 국내외 스타들이 대거 참석했던 10, 11회보다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톱스타급 국내 배우들의 참석률도 저조했고 몇 안 되는 톱스타들도 자신의 일정에 맞춰 짧게 방문했다.

하지만 이는 스타들만을 탓할 수 없었다. 영화제에서 스타들은 ‘게스트’로 불린다. 영화제의 ‘손님’인 셈이다. 하지만 부산영화제 측은 손님들을 푸대접 하고 있다.

세계적 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 부부는 개막식에서 수모(?)를 겪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개막식 당시 모리꼬네 부부에게 빨리 걸어갈 것을 요구하던 진행요원의 거친 행동으로 불쾌함을 느꼈던 것. 모리꼬네는 이날 개막식 후 이어지는 개막파티에서 핸드프린팅 행사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숙소에서 핸드프린팅을 하고 파티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또 다른 예로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영화제 측이 다음 날 공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면 더 이상 숙소를 제공할 수 없다고 하더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손님을 어렵게 초청해놓고도 다시 내쫓는 식이다.

영화제는 관객이 있어야 계속 된다. 또 관객들은 무엇보다 스타가 있는 곳에 모여든다. 부산영화제는 관객을 모아줄 스타들의 중요성에 대해 잠시 망각하고 있는 듯 하다.
 
▲ 취재진을 수용하지도 못할 만큼 협소했던 'M' 기자회견 장소


◇ 영화 관계자나 언론도 만족 못해... 정치 외풍에도 수수방관

영화인들과 언론도 불만을 갖기는 마찬가지다. 영화인들을 위한 자리였던 개막파티 ‘영화인의 밤’은 정치권 인사의 등장으로 주인공인 영화인들이 뒷전으로 밀리며 의미가 퇴색됐다. 이 정치인을 둘러싸고 약 20여분간 혼란한 상황이 계속됐지만 영화제 측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나서지 않았다.

또 해외 게스트 인터뷰의 경우 영화제 사무국이 영화사와 언론사 사이에서 조율을 하는데 사무국의 업무 분담 문제로 이 역시 원활치 않아 영화사 및 홍보사들이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취재진을 위한 데일리 카드 남발로 일본팬들이 기자회견장을 가득 채워 행사 진행에 차질을 빚는가 하면 모두에게 똑같은 취재 기회가 열려 있어야할 영화제 행사를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단독 보도 권한을 줘 여타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진 및 취재진을 힘 빠지게 만들기도 했다.

영화계 인사들은 “부산영화제가 짧은 시간에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자리 잡았다고 해서 너무 오만해진 것 아니냐”면서 “진정한 세계영화제가 되려면 지금부터가 더욱 중요한데 영화제 측은 지금의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지 않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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