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낭송'에서 '등산'까지...진화하는 스타 팬미팅

'신비주의 스타는 싫어'... 변화하는 팬 기호 맞춰 팬미팅도 아이디어 시대!
  • 등록 2007-12-05 오전 9:32:12

    수정 2007-12-05 오전 9:35:02

▲ 팬미팅으로 등산을 선택한 그룹 V.O.S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스타와 팬의 만남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스타와 팬이 아무리 가까워도 어느 정도 거리는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 거리감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스타와 팬이 가장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자리는 팬미팅이다. 스타가 소극장 등 장소를 빌려 무대에서 객석에 앉은 팬들과 대화를 나누고 팬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춰 보이는 등 깜짝 이벤트를 선보이는 것이 전통적인 팬미팅의 형태였다. 
 
이런 팬미팅에서 일부 팬은 무대로 불려 올라와 스타와 함께 춤을 추고 선물을 전한 뒤 포옹을 하거나 게임을 하는 등 스타와 어울리는 영광(?)을 얻는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대부분의 팬들은 그저 객석에 앉아 무대 위에 올라가는 다른 팬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구경꾼 처지에 그치기 일쑤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스타와 팬이 더 가깝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팬미팅의 형태와 장소가 바뀌고 있다.
 
MBC ‘쇼바이벌’ 출연으로 팬들의 관심을 얻은 그룹 V.O.S는 지난 8월 팬들과 함께 북한산 등반을 하는 이색 팬미팅 행사를 가졌다. 가수 장나라는 매년 자신의 생일에 팬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나라 사랑 운동회’를 연다. 팬미팅 운동회의 종목은 파도타기, 피구, 팔씨름, OX퀴즈, 이어달리기 등이다.

장소는 변함이 없더라도 스타가 팬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방법을 달리하기도 한다. 배우 유준상은 자신의 서른 여덟번째 생일 파티에서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대학로에서’라는 자작시를 바치기도 했다. 유준상은 뮤지컬 무대에도 선 경험이 있는 만큼 노래 실력도 수준급이다. 그러나 유준상은 형식적인 노래 부르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직접 표현한 시로 팬들의 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유준상 팬미팅에 남편, 아이 등 가족과 함께 참석했다는 한 여성 팬은 유준상의 시에 대해 “팬을 생각하는 유준상의 마음이 담겨있어 너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팬미팅의 변화는 팬들의 성향 변화를 그 첫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과거 팬은 스타가 신비주의를 표방하며 팬에게 냉담한 듯해도 꾸준한 사랑과 성원을 보냈지만 요즘은 스타가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금세 등을 보이며 돌아서 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인기 아이돌 그룹을 우상처럼 맹목적으로 성원하는 팬들도 많았지만 최근 들어선 스타가 팬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좋아하는 스타를 바꿔버리는 경향이 늘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요즘 팬들에게서 예전과 같은 순정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며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 입장에서는 자신의 고집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그런 팬들의 변화에 맞춰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스타와 팬의 돈독한 인간적 유대감 형성도 팬미팅 변화의 이유로 꼽힌다. 배우 유준상과 가수 장나라는 모두 데뷔 연차가 상당기간 된 '중견' 스타들이다. 이들에게 팬은 단순한 관리의 대상이 아닌 '동반자'로 통한다. 인간적 관계를 돈독히 함으로써 스타와 팬 사이에 쌓인 신뢰는 작품 하나의 흥망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스타를 지지하는 원동력이 된다.

스타와 팬의 인간적 유대가 발휘하는 위력은 신예 스타들에게도 유효하다. 또 다른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신인과 그 팬은 같이 커간다는 동질감을 가질 수 있고 초창기부터 꾸준한 성원을 보내준 팬은 연예인이 힘들 때도 힘이 돼 준다"며 "그런 고정 팬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소극장 팬미팅을 비롯, 적극적으로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팬미팅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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