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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시즌 내내 웃는 얼굴 보기 힘들었던 그다. 계속된 성적 부진과 요미우리 퇴단 결정. 당시만 해도 일본 잔류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승엽은 2010년의 마무리를 꽤 성공적으로 해냈다. 다시 한번 그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구단에서, 충분한 믿음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오릭스가 이승엽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건 여러 부분에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그저 보험용 선수 한명을 영입한 것이 아니라 당장 시즌 성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을 얻었다는 진중함이 엿보인다.
스포츠 닛폰은 3일 "오릭스가 이승엽을 영입하며 한국 팬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다는 점에도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무라야마 본부장은 이승엽의 입단식을 한국에서 할 수도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괜한 오버가 아니다. 물론 그 전에도 한국에서 입단식 형식의 행사가 있었던 적은 몇차례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정식 입단식에 앞선 요식 절차가 대부분이었다.
공식 입단식이 한국에서 열린다는 건 그만큼 이승엽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무라야마 본부장은 "이승엽은 그 정도 레벨의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정상 이승엽의 한국 입단식이 무산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계획만으로도 이승엽에 대한 오릭스의 기대는 충분히 읽어낼 수 있다.
지금 이승엽에게 중요한 것은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다. 들쑥 날쑥한 출장은 부담이 큰 그에게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릭스에선 당분간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또 그 기회는 이승엽에게 부활의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늘 벼랑 끝에서 더욱 강해졌던 이승엽이다. 이번에도 벼랑 끝에서 오히려 꽤 좋은 기회를 잡았다. 그의 말 처럼 이제 자신의 본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줄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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