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학 교실'...뻔한 학교괴담도 공들이면 다르다

  • 등록 2007-07-08 오후 2:28:51

    수정 2007-07-08 오후 8:32:42

▲ 영화 '해부학 교실'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학창시절 밤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들은 으레 옹기종기 모여 무서운 이야기를 하곤 한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귀를 기울이게 했던 이야기들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모두 하교하고 아무도 없는 교실, 음악실 혹은 미술실 등에 혼자 있던 학생에게 변이 생기는 스토리다.
 
영화 ‘해부학 교실’(감독 손태웅, 제작 에그필름, 청어람)은 언뜻 보면 이 같은 학교괴담에서 시작한 듯 하다.

◇ 의문의 카데바를 둘러싼 죽음....관객에게 추리게임 선사

‘해부학 교실’이 그런 이야기들을 단지 많은 제작비 들여 만든 가짜 카데바(해부학용 실습 시체)를 활용, 영상으로 옮긴 자체에서 끝났다면 여름 한철 장사를 노린 흔한 기획 공포물과 별반 다를 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해부학 교실’은 기존 학교괴담의 틀에서 한 단계 진보한 모습을 보여준다.

의대 본과에 올라가 해부학 실습 수업을 듣게 된 선화(한지민 분)는 중석(온주완 분), 기범(오태경 분) 등 다섯 명의 친구들과 팀을 이뤄 시체 해부를 하게 된다. 그들에게 주어진 카데바(해부용 시체)는 가슴에 장미 문신이 있는 한 미모의 여인.
 
실습 담당 교수는 그들의 옆을 지나가며 미모의 카데바를 흘끗 본다. 그리고 해부학 수업이 시작된 후부터 팀원들을 하나씩 죽음을 맞는다.

주인공들은 친구들의 연이은 죽음에 의문을 품고 이것이 카데바 여인과 관계가 있을 거라는 추측 아래 사건을 파헤쳐 들어간다. 주인공들이 카데바 여인의 과거로 들어가면서 영화는 관객에게 추리게임을 선물한다.
 
영화 후반부까지 관객들은 의대생들을 차례로 죽이는 존재가 ‘무엇’인지 혹은 ‘누구’인지를 추리하며 서서히 목을 조여 오는 공포심을 느끼게 된다.
▲ 영화 '해부학 교실'


 
◇ 소재 매달리지 않고 화면과 음향 공들인 완성도 눈길

'해부학 교실'에서 먼저 관객을 사로잡는 것은 ‘공들인 티가 나는’ 화면 구성과 음향이다. 첫 장면부터 카데바의 시점에서 시작하는 신선함, 해부학 시체 보관실 특유의 거대한 냉동고 소리 등은 관객들에게 실제로 해부학 교실 안에 갇힌 듯한 느낌을 전달하며 공포심을 극대화시킨다.

주연 배우들의 호연도 만족 할만 하다. 특히 한지민은 후반부로 갈수록 부족함 없이 혼자서 극을 이끌어가고 기존의 귀여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온주완, 오태경, 문원주 등 젊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도 ‘해부학 교실’이 여타 기획성 공포영화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조민기 등 중견 배우들의 연기는 극에 힘을 실어주지만, 이들과 달리 일부 조연들의 어색한 연기는 아쉬움을 주었다.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 각본을 공동 집필했던 손태웅 감독은 신인이지만 치밀하고 정교한 이야기로 관객들의 공포심을 자극했다. 손태웅 감독은 영화 ‘괴물’ 속편의 파일럿 영상을 제작하기로 하는 등 충무로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부학 교실’은 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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