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민 "1년에 7~8명 인생 살아보는 조연이 더 매력적"

  • 등록 2007-07-29 오후 4:49:25

    수정 2007-07-29 오후 4:55:52

▲ 영화배우 박철민(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5.18 민주화 항쟁의 진정한 주인공이 광주 시민들이었듯 영화 ‘화려한 휴가’의 또 다른 주인공은 조연 배우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려한 휴가’에서 박원상과 함께 자칫 우울해질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살려놓았던 배우 박철민을 만났다.

◇ “조연 이야기 더 슬픈 것은 광주의 실제 주인공이 그들이기 때문”

박철민은 인터뷰에서 “촬영한 분량의 25% 정도는 편집됐다”며 아쉬워했다. '화려한 휴가'에서 박철민은 전작에 비해 비중이 커 고향인 광주 친구들로부터 “네가 주인공이더라”는 말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는 “너무 웃겨서 잘렸다더라. 아쉽긴 하지만 그만큼 연기를 잘 했다는 것으로 위안삼고 있다”고 말하며 사람 좋은 미소를 보였다.

역사적인 비극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남녀 주인공의 사랑도 가슴 아프지만 조연 캐릭터들의 삶이 더 눈물을 자아냈다고 하자, 박철민은 “실제 광주가 민초들이 지켜내고 싸우고 죽어간 것이고 그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특히 박원상과 나는 무거웠던 광주가 가진 가벼움을 보여줘야 했다”며 “우리의 역할은 관객들이 웃음이라는 매력으로 더 쉽게 광주에 감정을 이입하고 종반부 슬픔을 더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감초 연기의 달인이지만 때로는 주인공에 대한 욕심이 날 법도 했다. 하지만 박철민은 “나는 조연이 더 신명나고 체질에 맞는다”며 “주연이라면 1년에 잘해야 1~2명의 인생을 살아보지만 나는 7~8명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볼 수 있는 것이 재미있고 즐겁다”고 조연의 매력을 소개했다.
 
▲ 영화 '화려한 휴가'의 박철민(사진 오른쪽)

◇ “어린 딸들이 ‘왜 군인들이 시민 때릴까’ 의문만 가져줘도 좋겠다”

한편 박철민은 영화 속 시민군들이 농담을 하고 남자들끼리 블루스를 추는 장면들 두고 일부에서 '재미를 위한 과잉'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당시 시민들은 두려움을 잊기 위해 일부러 더 까불고 농담을 했을 수도 있다”며 “계속 심각하고 슬퍼해야 한다는 것은 영화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려한 휴가’에 정치색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영화가 너무 정치적이면 대중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1, 20대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 울고 나서 인터넷으로 검색해 광주의 진실을 알아주는 것이 정치적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9살, 15살 두 딸들이 ‘화려한 휴가’를 보고 “왜 군인들이 시민을 때릴까”하는 의문만 가져줘도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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