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일본)=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3일 요미우리와 시범경기서 0-3으로 완패한 뒤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주요 테마는 공격력이었다. 김 감독은 "방망이가 좀 올라오는 듯 보였었는데 힘있는 투수들을 상대하니 전혀 대응을 못했다. 특히 몸쪽 승부에 약점이 드러난 것은 숙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표팀은 이날 산발 7안타를 때려내는데 그쳤다. 타선의 핵인 김태균과 이대호는 한개씩의 안타를 때려내기는 했지만 위압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의 '타격 걱정'은 다른 의미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시선을 돌려보면 오히려 수비에서 불안감이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1회 대회와 2회 대회의 엔트리를 비교해보면 눈에 드러나는 가장 큰 차이는 당연히 해외파의 숫자다. 1회 대회는 박찬호 이승엽을 비롯, 무려 7명이었던 반면 이번 대회엔 임창용과 추신수 단 둘 뿐이다.
이번 대회 엔트리서 이들을 대신하는 선수들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한참을 망설여봐도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
김종국 김민재 김재걸은 적어도 2개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야수다. 어느 자리에서도 정상급 수비력을 보여준다.
2회 대회에선 정근우나 최정이 내야의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할 수있는 것과 잘 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국제대회는 맘 먹은대로 많은 점수를 뽑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대팀 최정예 투수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1회 대회때 승리의 90%는 1,2점차 승부였다.
김인식 감독은 1회 대회와는 달리 수비 보다는 공격에 비중을 둔 라인업을 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1회 대회만큼 완벽한 수비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 구성이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막는 것이 버거우면 상대 진영을 뚫고 돌파할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보다 많은 점수를 뽑아두는 것이 1차 목표다. 김 감독의 공격 고민, 그 출발점은 어쩌면 수비가 아니었을까.
▶ 관련기사 ◀
☞'승엽 웃고 대표팀 울고' 대표팀 요미우리전 0-3완패
☞추신수 출장여부 결정 또 미뤄져...4일 훈련 후 결정
☞'임의 귀환' 임창용 요미우리전 쾌투...최고 구속 146km
☞[이진영의 WBC 일기①]'흔들림 없는 편안함' 4번타자 김태균
☞[정철우의 WBC 포토로그]어느 노장의 뒷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