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확대경] 부상병동 토트넘-미들즈브러 ‘시간이 약 될까’

  • 등록 2007-10-19 오후 1:09:52

    수정 2007-10-19 오후 1:10:44

[이데일리 SPN 임성일 객원기자] 유로2008 조별예선과 2010 남아공 월드컵 남미대륙 예선 등 각종 A매치로 인해 휴식기를 가졌던 유럽 리그가 오는 주말부터 재개된다.

모두가 잠시 뒤를 돌아보며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겠는데 소위 ‘잘 나가던’ 클럽들에게는 신나던 흐름이 끊겨야 하는 곱지 않은 기간, 반면 삐걱거렸던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꿀맛 같은 휴식이었을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예상 밖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토트넘 핫스퍼와 미들즈브러는 후자였을 것이다.

'꾀돌이' 이영표가 속한 토트넘과 '사자왕' 이동국이 활약하는 미들즈브러의 초반행보는 그야말로 ‘갈지 자’ 걸음이다. 미들스브러는 9라운드 현재 15위(2승2무5패)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물론 12위로 마감했던 지난 시즌 최종 순위와 큰 차이가 없으니 ‘원래 이 정도 수준’이라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새내기 지도자 티를 벗어던진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의욕적으로 출발했던 것을 감안할 때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호삼 미도, 툰카이 산리 등 주전공격수들의 줄부상 악재를 고려해야겠지만 어쨌거나 만족스러울 수 없다.

토트넘은 더하다. 시즌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응당 빅4(맨유, 첼시, 아스널, 리버풀)를 위협할 선두주자로 꼽혔으나 지금의 위치는 17위. 내용은 더욱 비참하다. 지금껏 단 1승에 그치고 있는데 그나마 희생양으로 삼은 클럽도 새롭게 승격한 최하위 더비카운티다.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강등권을 가까스로 벗어나있는 순위는 자못 충격에 가깝고 마틴 욜 감독의 경질설이 잊을만하면 제기되고 있는 상황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두 클럽의 공통된 고민은 구멍 난 수비다. 공히 최악의 실점률을 보이고 있는데 리그 20개 클럽을 통틀어 토트넘이 최다 실점 2위(18실점)고, 미들즈브러가 4위(16실점)다. ‘동네북’ 더비카운티(22실점)가 아니었다면 더 큰 수모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선두권인 맨체스터Utd.의 2실점, 리버풀의 4실점 등과 비교하면 참혹한 수준이다.

실상 이번 시즌이 유별난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 5위에 올랐던 토트넘은 수비력만 뒷받침됐다면 챔피언스리그 티켓(4위까지)까지도 가능했다. 38경기 동안 54개의 골을 허용했는데 이는 1~3위인 맨유(27), 첼시(24), 리버풀(27)의 실점보다 배가 넘는 수치다. 리버풀과의 최종 승점차가 8점이었음을 감안한다면 헛된 가정도 아니다.

미들즈브러 또한 다르지 않다. 이들에게 흔히 붙는 수식어가 ‘도깨비팀’인데 곧잘 강호들을 잡아내는 반면 약체에게는 또 맥없이 무너지는 요상한 행보 때문이다. 결국 기복이 심하다는 뜻인데 안정감 부족이라는 측면에 방점을 찍는다면 역시 수비불안으로 최종 시선이 닿는다.

이번 시즌 토트넘과 미들즈브러 수비라인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핵심적인 아킬레스건은 아직도 완성된 조합을 가동치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배경에 원치 않은 선수들의 집단부상이 있다.

미들스브러는 포가테츠, 후트, 리고트 등 센터백들이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아 제대로 된 구성이 불가능하다. 핵심수비수인 우드게이트 역시 4라운드부터야 합류했다. 요컨대 조합 자체에 애를 먹어야했던 상황이고 상대적으로 유기적인 안정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미들즈브러는 낫다. 토트넘은 스쿼드 전체가 부상병동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난국인데 특히 집중포탄이 수비라인에 떨어졌다는 게 문제다. 시즌 시작부터 이어진 R.킹, 가드너, 도슨, 아수-에코토, 스톨테리, 로차 등등 수비수들의 잇단 부상에 마틴 욜 감독은 속수무책으로 하늘만 봐야했다. 이런 속사정을 살핀다면 마냥 지도자의 무능으로 탓을 돌리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국내 팬들 입장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속한 두 클럽의 저공비행이 반갑지는 않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차차 부상 선수들의 회복 및 복귀소식이 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A매치로 인한 이번 휴식이 달콤했을 것이다. 이런 게 알짜배기 충전시간이다. 뒤를 받쳐줘야 할 축이 흔들리면서 전체적으로 갈팡질팡하고 있는 토트넘과 미들즈브러. 꿀맛 같은 휴식을 약으로 삼아 기운을 차릴 수 있을까.<베스트 일레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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