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③]연예계 '아나바다' 정신으로 불황 이긴다

  • 등록 2008-11-10 오전 10:38:12

    수정 2008-11-10 오전 11:46:32

▲ 트로트 가수 김양. 불황 가요계 '저비용 고효율'의 신세대 트로트 가수 만들기가 한창이다.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사례1) 연예 매니지먼트 20년째를 맞고 있는 제작자 A씨는 최근 신인가수를 제작하면서 아침마다 여의도 모 방송사 커피숍에서 직원들과 회의를 한다. A씨가 방송사 커피숍에서 회의를 하는 것은 효율성과 기동성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최근 자신이 운영하던 사무실을 폐쇄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A씨는 여의도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사무실을 처분했다. 한 달에 전화받는 여직원과 사무실 운영비만 1천 만원 이상 소요되는 경상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다.

사례2)댄스가수 제작자 B씨와 트로트 가수 C씨는 숙소를 사무실로 공동으로 쓰고 있다. 사무실을 함께 나눠쓰는 것도 부족해 최근엔 직원까지 함께 쓰고 있다. 회계를 담당하는 직원을 함께 쓰는 것은 물론 매니저까지 공유하고 있다. B,C씨는 현재 자신들과 함께 인력과 공간을 나눠 쓸 또 다른 제작자를 모집하고 있다.

연예계에 아나바다 (아껴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기) 운동이 일고 있다.

스타 만들기에 흥청망청 돈을 쓰던 시대는 지났다. 갑작스런 불황에 요즘 연예계에는 일단 버티고 보자 식의 허리띠 졸라 매기가 한창이다.

일단 연예기획사들 사이 아껴 쓰고 나눠 쓰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고 거품을 제거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아껴 쓰고 나눠 쓰는 실속파는 비단 경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송대관이 키우는 김양, 사공윤 등 젊은 신인 트로트 가수들이 잇따라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박현빈 등 트로트계에 젊은 스타들이 나온 영향도 있지만 트로트라는 장르가 은근히 실속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트로트는 홍보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백댄서 등을 쓰지 않아도 돼 큰 돈이 들지 않을 뿐더러 행사 등 부대 수입을 올리기에도 그만이다. 

▲ 불황의 여파는 방송, 영화계에도 예외가 아니다. 영화사 파라마운트 픽처스(사진 왼쪽)는 최근 비용 절감을 위해 영화 개봉 시기를 늦췄고, MBC는 '생방송 화제집중'을 폐지, 기존 시간대 재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해 화제를 모았다.(사진 왼쪽부터)

방송가에선 기존 방송된 콘텐츠를 다시 쓰고 바꿔 쓰는 재방송과 리뉴얼 방송이 한창이다.

MBC는 월∼금요일 오후 5시35분에 방송되던 '생방송 화제집중'을 폐지하고 그 자리에 새 프로그램을 넣는 대신 재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기로 해 화제를 모았다. ‘가족 시간대’로 분류되는 평일 저녁에 재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한다는 것은 분명 파격적인 편성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가 하면 몇몇 방송사에서는 기존 프로그램을 새롭게 재편집해 리뉴얼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리뉴얼은 단순한 재방송이 아닌 기존 프로그램에 몇가지 재료만 첨가한 것으로 경비를 줄인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경기침체는 비단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불황에 더 잘된다는 속설의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는 최근 비용 절감을 위해 영화 개봉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파라마운트픽처스는 최근 비용 절감을 위해 당초 11월 상영 예정이던 ‘솔로이스트’ 등 영화 두 편의 개봉을 갑작스럽게 연기했다. 동시에 올해 사용 예정이었던 마케팅과 배급 비용의 집행을 내년 이후로 미뤘다. 새로운 스튜디오를 짓는다는 계획도 보류시켰다. 파라마운트사의 개봉 연기 결정은 할리우드도 경기 침체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는 영화 편수도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비절감으로 힘겨운 나날을 겪고 있는 연예계를 더 우울하게 하고 있는 것은 이 불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이런 때 일수록 과감한 투자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얼어붙은 심리는 쉽지 회복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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