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S 박지헌 "목소리에만 의존, 기교로 음악 하는 건 아닌지 반성"

  • 등록 2008-02-11 오전 11:38:56

    수정 2008-02-11 오전 11:48:53

▲ V.O.S의 박지헌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솔직히 지금의 인기가 당황스러워요. 솔로 앨범 준비할 때만 해도 방송 차트 1위는 커녕 스케줄도 안 잡힐 것 같아 기획사에 '나 방송 안 해'라고 미리 선수칠 정도였 거든요”

V.O.S의 박지헌은 ‘날 것’ 같았다. 인터뷰 내내 자신이 걸어온 30년간의 인생의 지문과 음악적 행보에 대해 포장할 줄 모르고 솔직했다.

◇ 생각지 못했던 솔로앨범의 비상

V.O.S의 ‘매일 매일’과 ‘부디’의 인기에 이어, 솔로 앨범 ‘단추’의 발매와 동시에 온라인 음악 차트를 석권하며 데뷔 5년 만에 지상파 가요프로그램에서 1위를 거머쥔 가수 박지헌. 그러나 박지헌은 솔로 앨범 기획 자체도 음악적 성공을 기대했다기 보다는 청중들에게 V.O.S를 각인 시키기 위한 일종의 기획성 음반이었다고 자신이 처한 음악적 현실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따지고 보면 박지헌의 솔로 데뷔는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이었지만 기획 자체만을 놓고 보면 모험도 따르는 작업이었다. 신화의 앤디나 솔로 활동을 앞두고 있는 빅뱅의 태양처럼 기존 그룹이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V.O.S 음악과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신선함으로 승부를 거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에 박지헌은 “음악 팬들이 ‘매일 매일’이나 ‘부디’ 같은 곡은 기억해도 V.O.S의 멤버가 누구인지는 기억하지 못한다”며 “현준이나 나의 솔로 앨범 활동을 통해 좀 더 V.O.S 멤버들의 캐릭터를 잡아 줄 필요가 있었다”고 솔로 데뷔 이유를 밝혔다.

V.O.S는 여러 히트곡을 내긴 했지만 아직 신화, 동방신기, 빅뱅, SG 워너비와 같은 대형 인기 그룹은 아니다.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신생 그룹의 경우 요즘 같은 가요계 풍토에선 후속곡이 계속 나오지 않으면 팬들의 기억 속에서 쉽게 잊혀지기 때문에 박지헌은 “멤버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V.O.S라는 이름을 간접적으로 각인시키고자 했다”고 솔로데뷔 준비 당시를 회상했다. 박지헌이 ‘V.O.S 박지헌’으로 활동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 V.O.S 박지헌



◇ 박지헌의 '거위의 꿈'..."내 삶을 음악에 우려내고 싶다"
 
박지헌의 음악적 생존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레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V.O.S의 ‘매일 매일’과 ‘부디’에 이어 솔로 앨범까지 승승장구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룹 V.O.S는 데뷔 초부터 여느 남성 보컬 그룹의 숙명처럼 SG 워너비와의 비교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지헌은 이에 "우리는 미드 템포 발라드는 절대 하지 말자고 약속했다”는 V.O.S 멤버들 간에 굳게 맺은, 데뷔 당시의 음악적 포부를 들려주었다. ‘미드 템포 발라드’란 박효신의 목 울림 창법을 쓰며 기존의 한국적 발라드와는 달리 음악의 진행 속도가 빨라 곡의 감정의 고조가 빨리 오는 발라드 장르를 말한다. 이런 미드 템포 발라드는 그룹 SG 워너비를 필두로 많은 남녀 보컬 그룹들이 따라하는 일종의 발라드 트렌드이기도 하다.

박지헌은 이번 솔로 앨범을 준비하면서도 미드 템포 발라드란 트렌드를 벗어나기 위해 앨범 작업시 크고 작은 마찰도 불사했다고 고백했다.
 
박지헌은 “‘보고 싶은 날엔’을 녹음할 때 소위 SG 워너비식의 창법으로 부를 것을 강요받기도 했으나 녹음을 중단시키고 재녹음을 요청하면서까지 나만의 음색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박지헌은 “‘보고 싶은 날엔’의 템포는 전형적인 미드 템포라 할 수 있지만 개성 강한 음색이 음악 팬 여러분들께 또 다른 신선함으로 다가간 것 같다”고 신곡의 인기 요인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박지헌이 구체적으로 펼치고자 하는 음악적 방향은 무엇일까?
 
박지헌의 이런 음악적 고민은 솔로 앨범 속지에 적혀 있는 포토에세이에서도 오롯이 묻어났다. 박지헌은 자신의 솔로 앨범 ‘단추’의 앨범 커버에 ‘반복, 반복’이란 주제로 ‘음악이 지루하게 반복된다. 똑같은 음악들, 변화가 필요할까?’라고 자신의 음악적 고민을 밝힌 바 있다.

박지헌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음악의 진정성’이라고 대답했다. 데뷔 전에 인디 밴드를 했다는 박지헌은 90년대 미국 얼터너티브 록 밴드 너바나의 故 커트 코베인의 기일이 되면 잊지 않고 제사를 챙길 정도의 록키드였다고 한다. 영국 모던 록 밴드 뮤즈를 좋아한다는 박지헌은 “그 때는 열정이 있고 음악에 대한 정신이 있었다”며 “지금은 내가 타고난 목소리에 의존해 기교로만 음악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나에게 항상 되묻곤 한다”고 담담히 자신의 음악적 여정을 반성하듯 돌아봤다.

박지헌은 “그렇다고 록 음악만이 진정성이 있는 음악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중음악도 충분히 자신의 생각을 담아 자기만의 음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헌은 또 “요즘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음악과 바이브의 음악을 들으면 단지 목소리 기술로 승부 하는 게 아니라 음악의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V.O.S도 자신만의 음악을 하는 발라드 그룹으로 커나갔으면 한다”고 자신의 음악적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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