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발레를 했어도 '금메달' 땄을까?

발레 전문가들이 본 '발레리나 김연아'의 장점과 단점

"얼굴 작고 팔다리 긴 신체적 장점

표현력·예술성도 세계 톱 클래스

발등 안 솟아 발레 안하길 다행
  • 등록 2008-12-11 오후 1:17:05

    수정 2008-12-11 오후 1:17:35


[조선일보 제공] 피겨스케이팅은 '빙판 위의 발레'(ballet on ice)다. 피겨스케이팅의 스파이럴(spiral·활주) 동작은 발레의 아라베스크(arabesque·한쪽 다리를 뒤로 90도 들어올리는 자세)를 닮았다. 등 뒤로 발을 들어올리는 동작을 발레에서는 아티튀드(attitude)라 부르고, 피겨스케이팅의 트리플 악셀은 발레리노의 점프 동작 소 드 바스크(saut de basque)와 흡사하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는 스케이트 부츠로, 발레리나는 토슈즈로 날아오른다. 신고 올라서면 지면에서 5㎝ 이상 떨어져 있는 셈이다. 러시아 볼쇼이발레단과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스타였던 발레리나 니나 아나니아시빌리(Ananiashvili·그루지야)는 스케이팅 주니어 챔피언 출신이기도 하다. 김연아(18·군포 수리고3년)의 퍼포먼스는 발레로 치면 어떤 품질일까? 발레 전문가들이 '발레리나 김연아'를 품평했다.

발레리나보다 낫다

피겨스케이팅이나 발레나 표현의 기초 재료는 몸이다. 164㎝, 47㎏인 김연아는 얼굴이 작고 목, 팔다리가 길어 우아한 라인이 나온다는 평이다. 발레 전문가들은 "비율이 적당해 발레리나로도 좋은 신체조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연아는 포르 드 브라(port de bras·팔 움직임)도 훌륭했다. 강수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는 "김연아가 캐나다의 이블린 하트(Hart)로부터 발레 레슨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동작들 사이의 이음매가 부드러워 표현력도 금메달감"이라고 말했다. 최태지 국립발레단장도 "가슴으로 움직인다는 인상을 준다. 예술성은 탐날 정도"라고 했다.

음악성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음악을 시각화하는 능력이 빼어나 다른 선수들에 비해 풍부한 감정을 전한다"고 평했다. 장선희 세종대 교수는 "음악과의 조화가 발레리나만큼 섬세하다"고 했다.

발레리나라면 좀…

그러나 발레의 무대와 피겨스케이팅의 빙판은 정반대다. 미끄러지지 말라고 무대 바닥과 토슈즈에 송진을 바르는 발레리나와 달리, 김연아는 미끄러운 얼음판을 이용해야 한다. 착지할 때 발레는 그냥 수직낙하지만 피겨스케이팅은 그 힘을 수평이동시킨다.

발레 전문가들은 김연아의 퍼포먼스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조심스럽게 몇 가지를 지적했다.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는 "스파이럴 동작에서 뒤로 뻗은 다리의 무릎이 구부러지는 등 하체라인은 더 다듬어야 한다"면서 "발레처럼 완전 수축과 완전 이완을 반복하면 더 예쁜 근육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선희 교수는 "아티튀드 자세가 좀 불편해 보이는데 유연성이나 미학적 보완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김연아의 맨발을 본 적이 있다는 김순정 김순정발레앙상블 대표는 "발레 안 하길 잘한 것 같은 발이었다"고 말했다. '아치(arch·둥글게 솟은 발등)'가 발달해야 발레 라인이 살고 중심 잡기도 쉬운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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