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선보여지는 사전제작 드라마 ‘비천무’의 의미

  • 등록 2008-01-29 오후 6:24:29

    수정 2008-01-29 오후 6:35:44

▲ 비천무(사진=SBS)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2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 13층 SBS홀.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무대에 올라선 윤상호 PD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다음달 1일부터 SBS를 통해 ‘비천무’(극본 강은경, 제작 에이트픽스)가 한국의 시청자들에게 방영된다는 사실이 비로소 실감나서다.

지난해 하반기 안방극장에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켰던 판타지대작 ‘태왕사신기’에는 김종학 감독과 배용준 외에도 숨은 공신이 또 한 명 있었다. 바로 윤상호 PD다. 윤 PD는 김종학 감독이 방영 초기 병원 신세를 졌을 때도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태왕사신기’가 차질없이 촬영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태왕사신기’의 공동연출로 지난 1~2년간을 바쁘게 지낸 윤상호 PD지만 그에게는 4년 동안 가슴을 짓누르던 작품이 하나 있었다. 바로 2004년 중국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된 ‘비천무’였다. 만화가 김혜린의 원작을 24부작으로 옮긴 ‘비천무’는 당시 드라마 팬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단연 화제가 된 작품이었다. 한국드라마 제작 여건상 무리라고 판단됐던 사전제작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약 7개월 동안 중국의 오지를 돌아다니며 갖은 고생 끝에 촬영을 마친 ‘비천무’의 좌절은 정작 그때부터 시작됐다. 소위 미국 드라마처럼 사전제작으로 완성했지만 드라마를 방영하겠다는 방송사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2004년 당시 약 6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무협드라마를 선뜻 방영하겠다고 나서는 방송사는 없었다. 결국 ‘비천무’는 한국 시청자들에게 선을 보이지 못하고 중국과 대만 홍콩 등에서 먼저 방영되었다.

윤 PD는 그동안 작품의 연출자로서 무던히도 애를 태워야 했다. 자신을 믿고 출연을 결심해준 배우와 중국에서 숱한 고생을 함께한 스태프들에게 면목이 없어서다. 그래서 이날 ‘비천무’의 제작발표회에 대한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 주진모 박지윤 윤상호 PD (사진=SBS)



“2004년 이맘 때 쯤 제가 대본 24권을 들고 중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4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며 말문을 연 윤 PD는 “그 시간동안 ‘비천무’가 머릿속에서 사라졌던 적이 없었습니다. 이런 자리 자체가 만들어진 게 기적이고 영광입니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윤 PD는 “지난 4년간의 세월동안 단 한마디의 불평도 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믿고 기다려주신 주연배우 주진모 박지윤씨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짧지만 여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들을 수 없었던 묵직한 소감을 전했다.

윤 PD 뿐만 아니었다. 주인공 진하 역으로 출연한 주진모는 “‘비천무’가 방송된다는 연락을 받고 사실 제작 발표회에 나와야 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을 정도로 삐쳐 있었다”며 “촬영을 마치고 돌아와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끼리 ‘비천무’ 언제 하냐며 서로 물어 봤던 시간이 4년이나 흘렀다”고 방영연기에 따른 섭섭함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드라마 촬영 중 부상으로 병원에 2주 동안 입원해야 했던 여자주인공 설리 역의 박지윤은 “섭시 40도가 넘는 땡볕 아래서 탈모증세까지 겪어가며 촬영했던 감독님과 함께 고생했던 스태프들의 모습이 기억에 선하다”며 “4년이 흘렀지만 지금 이렇게 선보여지게 된 자체가 기쁘다”고 말했다.

문제는 4년 전 촬영된 ‘비천무’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입맛에 얼 만큼 맞아 떨어질지 하는 점이다. 방영을 결정한 SBS 드라마국 내부에서도 바로 이점을 성패의 관건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쩐의 전쟁’을 담당했던 SBS 드라마국 김영섭 CP는 “지난해부터 시청자의 취향에 맞춰 더 짜임새 있게 14부작으로 재편집했다”며 “해외방영 당시의 ‘비천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드라마로 선보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CP는 “현재 컴퓨터 그래픽 부분과 음향 부분에 손질을 더해 화질이나 음질 면에서 지금 방영되는 드라마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만큼의 작품으로 보정 중에 있다”며 “기존의 SBS 금요드라마의 수준이 아닌 프리미엄급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선보인다”고 말했다.

드라마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비천무’의 방영에 대해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뒤늦게나마 방영되지만 한국드라마 사상 최초의 사전제작과 중국 100% 올로케이션 및 만화와 영화 그리고 드라마로 이어지는 원 소스멀티유즈의 한 모델로 의미가 있다”며 “시청률 부분에서만 성공하면 이후 사전드라마 제작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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