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9일 베이징 우커송 야구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쿠바와 경기서 송승준의 책임감 있는 투구와 타선 집중력을 앞세워 7-4로 승리를 거뒀다.
기대하지 않았던 승리였다. 5연승을 거두며 많은 투수를 소모했던 탓에 쿠바전을 잡아낼만한 선발 카드를 찾기조차 어려웠다. 이미 2위를 확보한 만큼 '져도 좋다'는 것이 솔직한 대표팀의 심정이었다.
그러나 한국 야구의 상승세는 모든 불리한 조건을 뛰어넘을만큼 거세고 당찼다. 쿠바 역시 승리에 큰 의미를 둔 경기는 아니었지만 양국의 자존심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승리의 의미마저 폄하할 순 없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선발 송승준은 상대를 압도할 만한 구위를 보여주진 못했다. 2회 볼넷 1개와 안타 3개(2루타 2개)를 허용하며 3점을 빼앗겼다. 그대로 무너질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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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 야구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당찬 기세로 오래지 않아 추격전을 시작했다. 당황한 것은 오히려 쿠바였다.
이택근의 1루수 파울 플라이로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지만 강민호가 좌전 안타와 고영민의 우전 안타가 잇달아 터져나오며 간단하게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이용규가 투수 앞으로 기습 번트를 댔고 놀라 달려온 쿠바 3번째 투수 곤살레스의 악송구로 강민호와 고영민이 모두 홈을 밟아 5-3, 2점차 역전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6회와 7회 모두 2사 후 1점씩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선보이며 쿠바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쿠바는 8회 1점을 따라붙는데 그쳤다.
이로써 6전 전승을 거둔 한국은 20일 네덜란드전 승패에 상관 없이 예선 리그 1위를 확정 지었다. 쿠바와 6승1패로 동률이 될 가능성도 있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에 1위가 주어진다.
따라서 4강전은 22일 오전 11시30분 예선 4위팀과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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