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①]무한도전, 우생순, 디워...콘텐츠가 힘이고 권력이다

  • 등록 2008-02-11 오전 9:30:11

    수정 2008-02-11 오전 10:23:39

▲ 방송 콘텐츠의 힘을 보여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MBC '무한도전'과 KBS 2TV '사랑과 전쟁'


[편집자주]‘클릭하면 스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급변하고 있다. CD와 필름을 대신하는 디지털 매체의 등장으로 호흡은 점차 가빠졌고, 다매체 시대 매체간의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빠른 산업화에 살아남기 위한 해법도 달라지고 있는 요즘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고,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진단해본다.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바야흐로 콘텐츠가 권력인 시대가 됐다.

이런 현상은 케이블, IPTV, DMB 등 새로운 미디어 매체가 등장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요즘 방송가 최고 콘텐츠는 단연 '무한도전'이다. 지금은 좀 덜하지만 이 작품은 한때 각종 케이블 채널에서 틀면 나온다고 할 정도로 인기였다. 일부학생들은 "'무한도전'은 다시 봐도 재미있어 케이블에서 '무한도전'만 골라본다"고 이야기 할 정도였다. 인기사극과 '무한도전'의 접목이 이뤄지는가 하면 유사 오락 장르도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무한도전' 포맷이 해외에 수출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다.

오랜기간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도 마찬가지다. 부부 사이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드라마로 재구성한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은 1999년 10월22일 첫 방송한 이후 지난해 400회를 맞았다. 매주 결혼과 이혼 사이에서 갈등하는 부부들의 이야기를 그려온 이 프로그램은 일부에서 선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8년간 평균 시청률 15%를 웃돌며 꾸준한 인기를 모아왔다. 이 작품 역시 케이블 채널 재방송 단골 손님이다.

재미있는 것은 두 작품 모두 스타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탄탄한 구성과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독특한 시각으로 이야기를 풀어간 점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두 작품의 출연자들 모두 지금은 스타가 됐지만 이들이 출연하는 다른 작품들의 시청률이 그리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한다면 콘텐츠의 힘이 지배적이었다는 분석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는다.

▲ 영화 콘텐츠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디 워'


영화계에도 콘텐츠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은 단군 이래 최악의 불황이라는 요즘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 영화는 9일까지 누적 관계 355만 명을 끌어 모았다. 한 주마다 영화가 바뀌는 극장가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우생순'의 선전은 다른 제작사들의 부러움을 사고도 남을 만한 일이다.

이 작품의 흥행을 예상한 사람은 적었지만 김정은 문소리 등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임순례 감독의 연출이 빛을 발한 이 영화는 설을 겨냥해 내놓은 여타 작품들을 제치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CJ CGV 매출의 큰 역할을 했던 작품은 공교롭게도 관계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쇼박스 배급의 '디 워'였다. 하지만 '디 워'의 흥행을 예상한 CJ CGV는 '디 워'를 전면에 내세웠고 이러한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방학을 맞아 학생관객뿐 아니라 부모들까지 '디 워'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고 이는 매출로 연결됐다. CJ CGV는 지금도 좋은 콘텐츠라면 언제든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추석과 올 설의 극장 매출이 예년만 못한 것도 '디 워'와 같은 메가톤급 콘텐츠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CJ CGV 측은 판단하고 있다.

콘텐츠가 새로운 국부라는 사실은 해리포터 시리즈만 봐도 알 수 있다. 실제 1997년부터 2006년까지 해리포터 시리즈가 세계적으로 벌어 들인 금액이 308조원으로 같은 기간 우리 반도체 수출액 231조원보다 무려 77조원이나 많았다.

하지만 최근 한국 콘텐츠는 위기를 맞고 있다.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무엇인가를 전달하려고 하는 매체 유통 시장은 커졌지만 여기에 담을 만한 작품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쟁력 있는 공중파와 일부 케이블을 제외하고는 저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에 여념이 없다. 수십개 채널을 시청하고 있는 국내 시청자들이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푸념하는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다.

콘텐츠의 중요성을 알지만 생산자인 콘텐츠 업계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후발주자일수록 줄어드는 광고비에 비해 늘어나는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운좋게 한 두 작품을 히트시킨다고 하더라도 극장과 TV를 제외한 2차 저작물이 보호되지 않는 국내 콘텐츠 제작시장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제작비를 줄이게 되고, 제작비가 줄어들면서 콘텐츠의 질은 더욱 나빠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콘텐츠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는 해외 드라마 시장에 점령 당한 대만과 유사하다"면서 "저작권에 대한 보호 그리고 콘텐츠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없다면 할리우드 영화, 미국 드라마, 일본 쇼 등에 점령당할 날도 머지않았다"고 경고했다. / OBS경인TV '쇼도 보고 영화도 보고'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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