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욱의 포토에세이]똑같은 인물 사진 다르게 찍기...사진기자의 노하우

  • 등록 2007-09-13 오전 11:44:06

    수정 2007-09-13 오전 11:48:23

▲ 가식적 웃음보다 자연스런 해맑은 웃음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사진기자는 때론 과감한 제스처나 농담을 하며 상대를 웃게 만든다. 위 사진은 예쁜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모델에게 사진기자가 콧방귀(?)를 뀌며 무안을 주자 민망한듯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놓치지 않고 앵글에 담았다. (사진=가수 박기영)

[이데일리 SPN 김정욱 기자] 간혹 현장에선 사진기자의 카메라 셔터가 엉켜 급박한 순간에 취재를 못하는 일이 생기곤 한다. 카메라의 셔터는 그것이 얼마나 오래된 카메라인가보다 얼마나 많은 컷수의 셔터를 사용했는지에 따라 수명이 결정된다.

사진기자는 일반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상상치 못할 정도로 많은 컷수의 사진을 찍는다.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연사모드를 사용함은 물론 하루에 취재하는 건수에 따라 통상 수백에서 수천컷까지도 사진을 찍는다. 

이렇듯 지겹도록 셔터를 눌러대는 사진기자들은 종종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매번 인물만 다를뿐 취재하는 내용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똑같은 사진에 이내 지겨움을 느낀다. 특히 연예계 사진기자들은 더욱이 그러하다.

최근 들어 추석 시즌을 겨냥한 영화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흔히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배우들은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언론사 인터뷰에 나서게 마련. 극장가 연중 최고의 대목이라는 추석 시즌을 앞둔 요즘 같은 때에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혹은 하루에도 몇 건씩 영화배우들의 인터뷰 스케줄이 밀려든다.  

또 여기에 하반기 가요계를 노리고 컴백하는 가수들과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하는 신인 가수들 인터뷰까지 더해지면 사진기자는 그야말로 인터뷰 사진에 치여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뷰 인물 사진. 장소가 어디든 대상이 누구든 인물사진의 범위는 정해져 있다. 따라서 사진기자의 마음가짐에 따라 인터뷰 사진을 찍는 일은 쉬울 수도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똑같은 인물 사진에 염증(?)이 난 사진기자들은 자신과의 싸움을 한다. '대충 찍을까?' '지겨운 데 한번 색다르게 찍어볼까?' 이 딜레마속에서의 현명한 대답은 물론 '새로운 사진'을 찾는 것이다.

'새로운 사진'을 찾기위해 찍히는 대상과의 교감은 잠시 접어두기로 하고 절대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의 입장과 보는 사람의 재미만을 위한 사진을 생각해 보기로 했다.
  

◇ 노하우 하나! 색다른 구도를 찾아라. '보는 재미'가 커진다
 
보는 즐거움이 있는 사진. 이는 분명 '좋은 사진'의 요소 중 하나다.  
 
'좋은 사진'을 찍고자 한다면 독특한 앵글, 색다른 구도를 찾는 일을 게을리해선 안된다. 식상한 앵글의 사진은 보는 재미를 급감시킬 수 밖에 없다. 
 
새로운 사진은 '기본적인 구도의 탈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 항상 계단에서 촬영을 할 때면 배우를 앉히거나 위에서 내려보는 사진을 찍곤 했다. 위 사진은 계단 난간을 이용해 대각선 구도의 힘있는 사진을 연출해 보았다. 시선이 모델의 얼굴에서 난간을 따라 자연스레 오른쪽으로 빠지게 된다. 전체적으로 'V'자의 안정된 구도로 균형을 이루어 보는 불편함을 없앴다. (사진=배우 김영철)

◇ 노하우 둘! 인물에 배경을 맞춰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라

인물사진에선 인물이 부각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물을 미리 앵글에 넣고 그 주변환경을 생각해 구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제 반대로 생각해보자. 우선 주변환경을 둘러보고 재미있는 앵글을 찾자. 그 다음에 인물을 원하는 위치에 배치시키는 것이다.
 
그 위치에 인물의 비중이 크다면 대상을 앉히든 눕히든 앵글안에 어떻게든 넣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자기만의 창조적인 앵글로 인물을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인터뷰 장소를 둘러보다가 계단 한켠을 따라 화분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곳을 발견했다. 사선으로 구도를 잡으니 계단과 벽을 갈라놓는 듯한 앵글이 마음에 들었다. 인물을 화면 하단 구석 빈자리에 배치시켜 사진의 단조로움을 막았다. 따지고 보면 이 사진에서 배우는 앵글을 위한 피사체에 지나지 않았지만 사선의 화분배열이 시선을 인물에게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배우 김성민)

◇ 노하우 셋! 사진에 감정을 담아내는 기술을 터득하라

모든 사진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의 감정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안에 특정 인물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인물 표정잡기에도 급급해 감정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그중 하나가 바로 빛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강한 콘트라스트(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명암차이)를 이용해 사진의 톤을 변화시켜보자.
 
아래 사진은 형광등 조명을 이용한 것으로 인물을 바라봤을때 왼쪽면에서 강한 빛이 들어오고 있다. 인물이 위치한 사진의 왼쪽면은 적절한 노출로 인물을 살린 반면 시선이 빠지는 오른쪽은 점점 어두워져 시선을 가두어 버리고 있다.
 
인물의 표정과 강한 콘트라스트로 사진에서 우울함이 풍겨나온다. 물론 환하게 웃는 사진들이 훨씬 많고 이 사진이 기사용 사진으로 쓰이지는 않을 것이다. 
 
사진에 감정을 담는 작업을 시도해 보자. 새로운 표현 방법을 익히는 재미를 얻게 될 것이다.
 
▲ 사진을 보면 사진을 찍는 사람의 감정 상태를 엿볼 수 있다. 같은 장소 같은 인물이라도 누가 찍는가에 따라 전체적인 톤과 배우의 이미지가 달라진다. (사진=배우 윤소이)

 ◇ 노하우 넷! 인물이 지닌 고유의 이미지에서 탈피, 역발상으로 연출하라 

보통 인물 사진을 찍을 때 흔히들 갖게 되는 고정관념이 있다. 출연했던 영화나 무대 위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로 모델의 이미지를 규정짓는 것이 그것이다.
 
이를 과감히 깨버리고 자신이 찾은 이미지를 살려 사진으로 표현해 보자. 인물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입히는 재미가 사진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아래 사진은 레게 음악으로 활동하고 있는 남성 듀오 스토니 스컹크의 멤버 스컬의 사진이다. 평소 무대에서 보아왔던 이미지와 굵은 레게파마 머리, 또 강렬한 문신으로 강한 인상을 주었던 그를 나만의 느낌대로 표현해봤다.
 
순수해 보이는 미소와 함께 하얀배경에 떨어지는 조명이 그의 이미지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있다. 내가 그에게서 받은 느낌이 바로 이 사진 속에 담겨 있다.
 
▲ 인터뷰 사진에 있어 사진기자는 가끔 폭력적이 된다. 대상의 이미지를 마음먹은 대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그룹 스토니스컹크의 멤버 스컬)

  
사진기자뿐만 아니라 일반 아마추어 사진가들도 가끔 식상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해 사진에 대한 재미를 잃어갈 때가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방법이나 또다른 자기만의 노하우로 그 시기를 잘 극복하면 한층 더 발전된 사진실력으로 다시금 사진에 대한 열정을 불태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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