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일곱 변희봉, '안주' 버리고 '모험'을 택하다

  • 등록 2008-01-10 오전 9:55:46

    수정 2008-01-10 오전 11:25:06

▲ 영화 '더 게임'에서 노욕에 물든 강노식으로 분한 변희봉(사진=프라임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배우' 변희봉. 올해로 꼭 예순일곱에 접어들었다. 50대만 되도 마땅한 배역을 찾기 어려운 한국영화계에서 예순을 훨씬 넘긴 변희봉의 최근 행보는 남다르다.
 
2000년 영화 ‘플란다스의 개’의 경비원 김씨로 봉준호 감독에 의해 재발견된 배우 변희봉은 이후 봉 감독의 ‘살인의 추억’과 ‘괴물’에 연이어 출연했다. 특히 ‘살인의 추억’과 ‘괴물’이 각각 530만 관객과 1300만 관객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하면서 변희봉은 뒤늦게 연기생활의 황금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변희봉에게 요구되는 연기는 일정 부분 제한되어 있었다. 노년의 부성애를 코믹한 모습 속에 감춘 캐릭터거나(‘선생 김봉두’와 ‘괴물’ 등) MBC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보여줬던 원칙을 존중하고 후배로부터 존경을 받는 ‘어른’의 모습 등이 전부였다.

변희봉은 극중 이런 캐릭터를 원하는 연출자들에게 최적의 연기를 보여줬고 결국 경쟁력을 갖춘 60대 연기자로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할 수 있게 됐다. 들어오는 대본과 시나리오가 없어서 한동안 전국의 낚시터를 전전했다는 50대 변희봉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변희봉은 1월31일 개봉하는 윤인호 감독의 신작 ‘더 게임’에서 금융 재벌 강노식 역을 맡아 두 얼굴을 연기했다. 대부분의 영화 관계자들은 그의 선택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강노식이란 캐릭터는 이전 변희봉이 보여줬던 이미지와 180도 다른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변희봉은 8일 열린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돈은 많지만 아주 악랄하기가 짝이 없다. 늙으면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돈으로 젊음을 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변희봉이 연기하는 것은 노욕에 물든 강노식 뿐만이 아니다.

‘더 게임’은 노욕의 화신 강노식이 가난한 청년화가 민희도(신하균 분)의 몸을 강탈해 젊음을 소유한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변희봉은 민희도의 모습도 연기해야 했다. 즉 악랄한 강노식과 신하균의 몸을 빌린 민희도를 동시에 보여야 하는, 어찌보면 위험천만한 임무를 떠맡은 것이다. 이를 위해 변희봉은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또한 민희도의 친적으로 나오는 손현주와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욕을 먹고 심지어 맞는 연기도 불사했다. 
 
▲ 지난 8일 영화 '더 게임' 제작보고회에서 신하균과 함께한 변희봉(사진=김정욱 기자)


윤인호 감독은 영화의 시나리오 과정에서 애초부터 강노식 역에 변희봉을 생각했다고 한다. 변희봉만큼 그 연배에 선악을 오가는 캐릭터 연기를 제대로 해낼 배우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 하지만 변희봉이 영화를 위해 삭발을 감행 하고 우중 신이 많은 촬영에 선뜻 수락을 할지 자신이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변희봉의 입장에서 보면 고정된 자신의 이미지만으로도 이미 수요(?)가 형성된 캐스팅 시장에서 무리한 연기변신으로 모험을 택할 이유가 없을 듯 싶었다.

그러나 변희봉은 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출연의사를 내비쳤고 결국 한국 영화계에서 60대 남자 배우로서는 이례적인 연기변신을 감행했다.
 
물론 아직 영화가 개봉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변희봉의 연기를 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적어도 배역을 선택함에 있어 '안주'를 버리고 '도전'을 택한 변희봉의 시도만큼은 영화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것이다. 근엄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브라운관을 주름잡던 이순재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보여준 ‘야동 순재’로 그간의 이미지를 한순간에 일신,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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