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새 몸값 5배 상승...'생활형 엔터테이너' 김생민

  • 등록 2007-08-03 오전 11:18:09

    수정 2007-08-03 오후 1:45:15

▲ 김생민 (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윤경철기자] “일반 샐러리맨보다 조금 더 모았어요.”

김생민은 '재테크 달인' 또는 '생활형 엔터테이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그는 이런 별칭을 이야기면 늘 자신이 언론에 과장되어 소개됐다고 손사레를 젓는다.
 
재테크와 관련된 그의 유명세는 ‘10억을 벌었다’는 모 방송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김생민은 자신이 근검절약을 하고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재테크의 달인이라는 표현은 너무 부담스럽다"고 웃었다.

어릴적 공부 밖에 몰랐던 김생민이 돈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무렵. 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집안이 어려워지자 김생민은 집을 나와 고시원에서 생활했다. 그때 톱스타들이 CF만으로도 몇 억 원의 수입을 올리던 기사들을 보고 연예인을 지망하게 됐다.

“돈을 필요했는데 일반 직장인 봉급으로는 도저히 답이 안나오더라구요. 90년대 초반 대졸 연봉이 좋아야 2500만원인데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저에겐 너무 부족한 액수였죠. 근데 우연히 신문을 보는데 연예인들이 CF 한 편에 억대의 개런티를 번다는 걸 보고 이 길을 지망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소리겠지만 CF찍으면 된다는 생각에 그냥 서울예대 연극과 지원했어요.”

◇ 오디션, 위험률 제로의 안전투자

하지만 그는 서울예대 입학과 동시에 연기자의 꿈은 접었다. 당장 이뤄질 것 같은 연기자의 꿈은 오디션에 수없이 떨어진 뒤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그는 오디션을 통해 삶의 철학과 함께 재테크의 기본기를 다질수 있었다.

“떨어지는 것이 두렵겠지만 오디션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또 내가 모르는 걸 남에게 물어볼때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네요. 재테크 개념에서 보면 오디션이 손해볼 위험이 O원이에요. 최대 리스크가 너무 부끄럽다 정도죠. 돈도 안드는 오디션 해볼만 하지 않은가요. 잘되면 대박인데.”

운좋게 개그맨 시험에 합격해 92년부터 개그맨 생활을 하게됐지만 김생민의 삶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합격과 동시에 신동엽처럼 주연을 꿰차거나 임성훈처럼 큰 프로그램의 사회를 볼 줄 알았지만 단역 하나 맡기도 힘들었다. 운좋게 단역을 맡기도 했지만 한두번 인기를 끌면서 흐지부지 됐다.

그런 그가 전환기를 맞게 된 것은 KBS ‘지구촌 영상음악’에서 영화소개를 하면서 부터다. 카메라 울렁증 때문에 카메라앞에만 서면 떨려서 말을 잘못했던 그는 영화장면을 보면서 해설을 곁들이는 이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당시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이 프로그램의 패널이 된 그는 담당PD에게 당돌한 요구를 한다. 자신을 6개월만 안짜르겠다는 보장을 해달라고 말이다.

“시동이 늦게 걸린다는 건 핑계를 댔지만 방송 생리를 제가 잘 알고 있었던 거죠. 제가 원체 부지런하고 무더한 성격이라 왠만한 PD들은 귀찮아서 절 다시 써요. ”

그의 이런 전략은 보기좋게 맞아 떨어졌고 김생민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나아갈 해법을 찾았다.
 
일반 공무원 같은 연예인. 그가 새롭게 정한 인생 전략이었다.
 
◇공무원 연예인을 아십니까.
 
김생민은 톱스타를 포기하는 대신, 꾸준히 활동하면서 각 방송사에 없어서는 안될 충실한 도우미로 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의 이런 생각은 “노동을 사랑하고 일을 해야된다”는 평소 철학과 비슷하다.

“공부나 하라는 아버지에게 큰 소리를 치고 KBS에 왔는데 솔직히 내가 원하는 그림을 이룰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일을 꾸준히 한다면 충분히 아버지에게 당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

큰 욕심 내지않고 한 계단씩 차근차근 전진해 가는 김생민의 철학은 10년새 그의 몸값으로 5배나 올려놓았다. 남들이 꺼리는 온갖 리포터를 자청해서 하고 현장에서 대본없이 자신의 애드리브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제가 할 때만 해도 방송 리포터는 연예인의 3D 업종 중에 하나였어요. 스튜디오에서 당연히 진행을 봐야 되는 걸로 생각했죠. 하지만 일단 리포터가 되니까 제가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이 넓어졌어요. 많을 때는 케이블TV까지 포함해 한 주에 40개 프로그램을 하기도 했어요.”

김생민은 후배들에게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에 크게 실망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가 오랫동안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중 하나인 KBS2TV '연예가 중계‘의 경우 처음 출연했을 때는 이틀동안 열심히 찍었지만 겨우 팔만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마라톤 인생에 길들여진 김생민은 여기에 실망하지 않았다. 실망않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기로 했다. 그의 그런 생각은 주효했고, 그는 지금 이 프로그램에서 없어서는 안 될 마스코트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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