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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김병현이 보스턴 레드삭스서 뛰던 시절 트레이너로 활약,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창호 트레이너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매니(라미레스)의 몸은 딱딱함 그 자체다. 어떻게 이런 몸으로 운동을 하는지 신기할 정도다. 딱 야구에 쓰는 부위만 발달한 선수다."
야구를 잘 하는 것과 좋은 신체조건을 가진 것은 필요충분 조건이 아니라는 뜻이다. 최고 선수라고 최고의 몸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운동선수로 적합하지 않는 체형을 타고 났더라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야구다. 물론 남들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말이다.
신이 주신 몸 '베스트 4' 혹은 'F4'를 대표팀 조대현 트레이너에게 물었다. 대상은 1회대회 엔트리 까지로 넓혀 잡았다.
조 트레이너는 1회 WBC서도 대표팀 트레이너를 맡았을 만큼 김인식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참고로 순서는 순위와는 무관하다.
1.이범호(한화)
가장 빼어난 것은 발바닥의 커브다. 발바닥의 곡선이 정말 이상적인 선수다. 발바닥의 곡선이 좋으면 순발력이 빼어나고 피로 회복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이범호 운동능력의 출발은 발바닥이다. 여기에 장딴지 근육이 발달돼 있어 파워까지 겸비할 수 있다.
2.임창용(야쿠르트)
상.하체의 밸런스와 비율이 단연 최고다. 힘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체형이다. 또 골반이 강해서 러닝을 하거나 피칭을 할 때 힘의 분산을 막아준다. 헛된 힘을 쓰지 않으니 지치지 않고 강한 공을 뿌릴 수 있는 것이다.
류현진은 이범호와 임창용의 장점에서 하나씩을 따왔다. 장딴지 힘이 좋고 골반이 발달했다. 빼어난 것은 바로 머리다. 정말 머리가 좋은 선수다. 자기 몸이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잘 안다. 훈련도 그렇고 경기에 나서는 것도 밀어붙일때와 참아야 할 때를 잘 안다. 그런 과정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든든한 류현진이 있는 것이다.
4.봉중근(LG)
봉중근도 상하체 비율 등 신체 밸런스가 빼어난 선수다. 여기에 마인드와 자기 관리가 더해진다. 왜 트레이닝을 하는지 가장 잘 아는 선수다. 몸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해야하는 훈련 프로그램이 있다. 봉중근은 이 과정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예를 들어 트레이너가 '오늘은 장거리 러닝을 시켜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는 날 보면 MP3를 미리 챙겨온다. 많이 뛰는 날이 될거란걸 굳이 말 안해도 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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