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음주방송, 더 이상 낭만적 에피소드일 수 없는 이유

  • 등록 2008-02-01 오전 10:38:14

    수정 2008-02-01 오전 10:55:34

▲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스포츠뉴스'를 진행해 물의를 빚은 임경진 MBC 아나운서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밤중에 뉴스를 해야 하는데 앵커가 없어졌더라고. 한참 찾았는데 보니까 술 취해서 숙직실에서 자고 있더라. 뉴스 시간은 다가오는데 깨워도 일어나야 말이지. 가까스로 깨워서 앵커석에 앉혔는데 하던 가락이 있어선지 다행히 잘 하더라. 그래도 어찌나 당황스러웠는지….”

과거 한 방송사 보도국 기자로 있는 선배가 술자리에서 털어놓은 에피소드다.

아나운서들의 회고록에서 ‘살 떨리는’ 음주방송 경험담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러고 보면 과거에는 음주방송에 대한 에피소드가 낭만적인 얘깃거리였던 것 같다. 어차피 과거의 일, 시간이 한참 흐른 뒤 털어놓는 경험담에 웃음을 터뜨린 적도 제법 있다.

1월31일, 임경진 아나운서가 MBC ‘스포츠뉴스’를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진행해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분명 음주방송이었고 시청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술 취한 사람이 진행하는 뉴스에 신뢰가 가겠느냐”며 비난하고 있다.

아마 10여년 전이었다면 시청자들은 어이없어 했겠지만 본인에게는 후일 털어놓을 에피소드가 하나 생긴 정도로 마무리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거 시점에서 본다면 ‘가혹할’ 정도의 질타가 임경진 아나운서에게 쏟아지고 있고 이로 인해 임경진 아나운서는 ‘스포츠뉴스’에서 하차하게 됐다.

이는 환경의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방송사고가 일어나면 시청자들이 전화로 방송사에 항의를 했다. 어떤 내용의 항의가 오는지 외부에서 알기 어렵고 물론 징계는 있겠지만, 방송사에서도 당사자에게 전화를 바꿔주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은 무마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세상이다. 방송이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수많은 지적의 글들이 올라온다. 그 내용은 고스란히 수많은 네티즌에게 공개되고 곧 이에 동조하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그런 상황에서는 작은 실수도 용납될 수 없다. 게다가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사소한 부분까지 지적이 나오는 만큼 제작진과 출연진은 한층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신뢰도가 생명인 뉴스라면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과거와 달리 상황에 어긋나는 작은 행동 하나도 시청자들은 용납하지 않는 세상이 됐다는 것을 일부 아나운서들은 모르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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