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①]'이제는 말보다 결실'...스타들의 미국진출, 허와 실

  • 등록 2008-09-08 오전 10:30:29

    수정 2008-09-08 오전 10:31:45

▲ (왼쪽부터) 박진영, 보아, 세븐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한국가수들의 미국 진출 선언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미국 진출을 입버릇처럼 이야기해왔던 박진영 사단을 비롯해 YG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사실상 가요계의 넘버원에 해당되는 SM엔터테인먼트의 보아에 이르기까지 너도나도 엘도라도 미국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세븐과 영화를 통해 현지진출을 모색하는 비까지 합하면 국내 특급스타들이 모두 미국 시장에서 자웅을 겨룰 채비에 나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공여부를 떠나 국내스타들의 해외진출은 시장을 넓히고 국내 문화를 세계시장에 알릴수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성공만 거둔다면 올림픽 금메달 이상의 값진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단일 앨범으로 8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던 일본의 최고의 스타였던 우타다 히카루가 미국에 진출해 실패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시장 진출은 말처럼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특히 그동안 수많은 국내스타들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해왔지만 사실상 마케팅 이상의 효과가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가?

국내스타들의 잇따른 미국 진출은 국내 가요계의 불황과 맞물려 있다.

디지털 음원시장이 상승세에 있기는 하지만 국내 가요계는 요즘 몇몇 기획사를 제외하고는 도산위기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음반 시장은 몇 년전에 비해 10분1 크기로 줄어든 데다 한때 아시아에 불었던 한류 열풍도 시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미국 시장은 매력적이다. 실제 미국 현지 음반사에서 음반을 낼 경우 글로벌 마케팅을 하기 때문에 프로모션이나 투어에 투여되는 금액 자체가 국내와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 아시아는 물론 유럽 등 다른 지역에 까지 존재감을 알릴 수 있다.

미국 시장 진출 자체는 마케팅 측면에서도 효과 만점이다.

한류가 강세를 보이면서 일본이나 중국시장은 이제 화제가 되지 못한다. 일본의 오리콘 차트에서 한국가수들이 종종 1위를 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미국 진출은 성공여부를 떠나 국내 기획사 입장에서는 손해볼 게 없는 장사다. 미국 시장 진출 자체가 화제가 되기 때문이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일단 빌보드 차트에 진입한다면 금상첨화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홍보를 할 수 있고 파이를 키울 수 있다.

설사 빌보드 차트 진입에 실패하더라도 손해볼 건 없다.

미국에서 열리는 사소한 행사나 지역신문에 실리더라도 국내에선 화제가 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메이저리그 행사 등 국내 스포츠스타와 연계한 프로모션도 모색해 볼 수 있다.
 
실제 과거엔 국내 가수들이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에 앞서 노래를 부르거나 시구를 하는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관심과 화제는 가수는 물론 기획사나 음반사에도 도움이 된다. 상장사의 경우 주가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투자 등에게도 플러스 요인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스타들의 미국 시장 진출, 성공 가능성은?

미국시장 진출은 선언하기는 쉽지만 솔직히 성공은 낙관하기 힘들다.

국내 최고의 프로듀서로 몇 년 전부터 미국 진출을 선언한 박진영도 아직까지 눈에 띌만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몇몇 해외 언론에 그의 활약상이 보도되고 빌보드지에 광고까지 했지만 정작 빌보드지에 자신은 물론 프로듀서한 국내 가수의 이름 석 자도 올리지 못했다. 박진영 외에도 미국에서 공연을 했던 국내 스타들의 무대에 가면 글로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이나 아시아계 관객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무대만 미국일뿐 아시아 무대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저변을 확대하는데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그만큼 미국 시장이 만만치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일본 시장에서 남다른 성과를 냈던 보아 역시 ‘브링 온 어메리카’(Best of Asia, Bring on America)라는 슬로건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극복해야 될 장벽이 많다. 특히 그녀보다 먼저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고 미국 시장에 진출했던 우타다 히카루가 미국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언어적인 문제는 기본이다. 그 외에도 보이지 않은 인종차별, 문화적 차별은 극복하기 쉽지 않은 장애물이다. 일부에서는 한류가 미국에서도 불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활동을 하면 된다고 하지만 어불성설이다. 미국에 아시아계 인종은 3%에 지나지 않는다.

성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엄청난 시간과 자본이 들어가는 점도 어려움이다.

스포츠스타들의 경우 미국 현지 구단에 입단하면 돈을 받으면서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있지만 대중문화는 철처하게 현지에 자신의 비용을 사용해야 된다.

불투명한 미래상황에서 성공한 가수를 불모지에 던져놓고 매년 수억원의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오랜 인내심과 확신이 없다면 쉽지 않은 일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진출 선언은 그동안 수없이 들어왔다. 우리 대중문화에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닌 결실”이라며 “신중하면서도 치밀한 계획과 함께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투자를 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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