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얼굴' 박용우 "일방통행은 싫어요. 사랑도 연기도 '교감'이 중요"

  • 등록 2008-01-30 오전 10:58:42

    수정 2008-01-30 오전 11:17:40

▲ 박용우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제 고민은 남들에게 봉구가 섹시하게 보일까 하는 거예요."
박용우는 고정된 얼굴이 없는 배우다. 그만큼 변신에 주저함이 없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천하의 사기꾼으로 변신, 또 하나의 얼굴을 선보일 준비를 마쳤다. 3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한국판 '인디아나 존스', 바로 '원스 어폰 어 타임'을 통해서다.

◇"고민? 섹시하게 보여야 한다는 거죠"  

이 모험극을 주도해나가는 박용우는 능청스럽기 짝이 없는 오봉구로 분해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완성시킨다. 하지만 박용우는 '미워할 수 없는 사기꾼'에 만족할 수 없는 듯했다.

"봉구는 '쿨'한 인물이에요. 그러면서도 섹시하죠. 하지만 내가 그려낸 봉구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섹시하게 비춰질지는 의문이에요. 섹시한 것도 잘 생긴 것처럼 타고나는 것 같더라고요. 전 타고 나질 못해서 엄청난 노력을 쏟아야만 했죠. 봉구가 섹시하게 보여야 할 텐데 걱정이네요."(웃음)

하지만 그의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상반신을 드러낸 채 거울 앞에 꼿꼿이 물구나무를 선 그를 본다면, 또한 그 배에 또렷이 새겨진 '왕'(王)자 복근을 본다면 누구라도 섹시하다고 느낄 테니 말이다. 박용우는 자신도 확신하지 못하는 사이에 섹시한 오봉구가 되어 있었다.

◇"연기? 유일하게 싫증내지 않은 분야"

박용우는 오봉구에 대해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따지고 보면 비단 오봉구뿐만 아니다. 첫 영화 '올가미'(1997) 때부터 '쉬리'(1998) '혈의 누'(2005) '달콤, 살벌한 연인'(2006)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2007) 등 그가 연기한 캐릭터들이 모두 속을 훤히 꿰뚫어 볼 수 없는 인물들이었다.

이러한 캐릭터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박용우와 상당히 대조적이다. 작품 밖의 그는 순수하고 솔직하고 수줍음도 꽤 많다. 때때로 그는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얼굴을 할 때도 있다. 작품 안과 밖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 배우라서 그런가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그 큰 간극을 어떻게 극복하며 연기를 하나 싶기도 하다.

▲ 박용우


"우연히 시작했지만 유일하게 싫증을 안 낸 분야예요. 그래서 지금까지 하고 있고 살면서 제일 잘한 선택이었다 생각하죠. 학창시절 다소 폐쇄적인 성향이 있어서 내 자신을 오픈하는 걸 꺼리곤 했어요. '숙맥'인데다 딱 놀려먹기 좋은 스타일이어서 타인과 소통하는 게 두려웠거든요. 그걸 연기로 극복했어요. 그러니 저한테 연기는 계산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이제 데뷔 13년차. 남들은 '충분하다' 말하지만 박용우는 '아직'이다. 배우가 '천의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면 박용우는 아직도 갖춰야 할 얼굴이 너무나 많단다.

"이제 13년차예요. 어느 분처럼 존경받을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고 인생의 참맛을 알기에 아직 멀었죠. 인생의 참맛을 알아야 진실된 연기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40대가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40대가 되면 결혼도 했을 것이고 아이도 있을 것이고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경험하지 않겠어요? 연륜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잖아요."
◇"결혼? 때가 되면 언젠가..."  

40대에 결혼을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겠지만 가정을 꾸리는 일에 남 얘기하듯 여유를 부리는 듯했다. 하지만 박용우도 어느 덧 30대 후반이 아닌가.

"결혼이요? 때 되면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웃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혼자 살지 뭐 진정한 사랑이 어디 있겠어?' 그랬는데 어느 순간 '아니지. 진정한 사랑이 없으면 행복한 인생도 없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혼에 대한 바람은 있는 듯했지만 그렇다고 서두르는 것 같진 않았다. 박용우는 조급해하지 않고 진정한 사랑을 만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셈이다.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요. 소통의 수단이 꼭 대화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표정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서로의 노력과 이해가 우선돼야 하겠지만요."

사람뿐만 아니라 작품도 마찬가지다. 박용우는 세상의 어떤 것도 일방적인 것은 없다고 했다. 배우가 작품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으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음은 물론이다. 관객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작품은 일방적인 말하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타인에 대해서도 작품에 대해서도 언제든지 소통할 준비가 돼 있다"는 그의 말이 잔잔한 울림을 남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진=김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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