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그 즐거운 형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촬영현장을 가다

  • 등록 2008-01-14 오후 3:26:38

    수정 2008-01-14 오후 3:49:05

▲ 지난 10일 부산에서 있었던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촬영현장(사진=김용운 기자)

[부산=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지난 10일 오후 7시45분 부산항 제 2부두. 국정원 요원들의 검문을 통과해 부두 안 하역장으로 들어섰다. 평소 일반에 공개가 되지 않던 이 곳에선 부산 출신 곽경택 감독이 뒤늦게 메가폰을 잡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의 라스트 신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석규와 차승원이 투 톱으로 나선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검거율 100%를 자랑하는 백성찬 형사(한석규 분)와 명석한 머리로 형사들을 농락하는 안현민(차승원 분)의 쫓고 쫓기는 대결을 그린 범죄영화로 촬영현장에선 두 배우의 팽팽한 긴장감이 절로 느껴지는 듯 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라스트 신 촬영 현장

라스트 신은 영화 속에서 마주치지 않던 두 주인공이 처음으로 상대의 얼굴을 보며 서로의 목적을 위해 거래를 하는 장면. 곽 감독은 “선배님 다시 갑시다”를 수차례 외치며 자신보다 연배가 높은 한석규에게 몇 번이고 재촬영을 요구했다. ‘텔미썸딩’과 ‘주홍글씨’를 통해 형사 역을 소화했던 한석규는 카리스마 넘치는 백성찬 역을 위해 머리를 백발로 물들인 채 곽 감독의 지시에 따라 같은 연기를 몇 차례 반복했다. 
 
▲ 백성찬 역을 맡은 한석규(사진=김용운 기자)


모처럼 미끈한 검정색 수트를 차려 입고 데뷔 초 톱모델의 자태를 뽐낸 차승원은 한석규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비열하지만 섹시한 매력이 넘치는 안현민 역에 몰두했다. 차승원은 카메라가 멈추면 한석규와 달리 촬영 후 모니터를 보기보다 주변 스태프들과 환담을 나누며 긴장감을 환기시키는 듯 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두 배우에게 모두 중요한 작품이다. 한석규는 2006년 2월 200만 관객을 돌파한 ‘음란서생’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으나 뒤이어 개봉한 '구타유발자들'과 '사랑할때 이야기하는 것들'에서는 흥행 참패를 맛봤다. 이로인해 자신보다 젊은 배우들이 한국 영화의 중요한 자리를 모두 꾀차는 모습도 지켜봐야 했다.
 
차승원도 2006년 ‘국경의 남쪽’으로 감성연기에 도전했다가 흥행실패로 눈물을 삼킨 바 있다. 이후 ‘이장과 군수’와 ‘아들’로 다시금 관객을 찾았지만 배우로서 임팩트를 주지는 못했다.

◇배우에게 변신은 형벌과 같아

작품에서 한석규는 중년에 접어들며 인생에 대한 회의와 범죄자를 잡아야 한다는 승부욕 사이에서 폭주하는 형사 백성찬 역을 맡았다. 한석규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담배조차 끊지 못해 스스로를 자학하면서도 범인을 잡기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이율배반적인 40대 형사다”고 말했다. 한석규는 “배우에게 변신은 형벌과 같다”고 강조하며 그 형벌을 기꺼이 달게 받기 위해 백성찬 역을 맡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 안현민 역을 맡아 말끔한 슈트 차림을 선보인 차승원(사진=김용운 기자)


차승원은 “10년 전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싶었다”며 송능한 감독의 ‘세기말’에서 보여줬던 위선적이면서 도회적 매력의 대학 강사와 ‘리베라메’에서 보인 치밀한 방화범의 모습을 이 작품에서 재현했다. 연기자로 전업하면서 모델출신다운 샤프한 이미지를 숨기고 코믹한 캐릭터로 승부를 걸어온 차승원에게는 또 다른 도전인 셈이다.

이렇듯 두 배우가 스스로의 변신을 위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택했다. 두 배우와 처음 작업하는 곽경택 감독은 ‘관록’이란 단어로 그들을 수식했다. 비록 감독이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한석규와 차승원은 흔들리지 않고 영화의 중심을 잡아갔다. 곽 감독은 두 배우 덕에 빠른 시간 안에 촬영을 다시 속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변신'에 대한 목마름, 그 결과는... 

한석규와 차승원은 서로의 대결 신을 마무리짓자 곽경택 감독과 함께 모니터를 주시하며 영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대화가 많지 않았지만 주고받는 짧은 몇 마디만으로도 그들이 어떻게 영화에 대해 공감하고, 교감하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이 가능했다.  
 
다시 라스트 신의 다른 장면 촬영을 위해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석규와 차승원 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둘은 컨테이너의 그림자가 진 어둠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뜩 두 남자가 만들어낼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아올지 궁금했다. 적어도 두 배우가 지닌 ‘변신’에 대한 목마름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화는 1월 중순 모든 촬영을 마치고 3월 개봉예정이다.
▲ 곽경택 감독(사진=김용운 기자)



▶ 관련기사 ◀
☞차승원 “배우 초년병 시절, 패셔너블한 이미지 되찾고 싶었다”
☞한석규 "섹시한 중년 남성 그려내고 싶었다"
☞임하룡, 한석규 주진모와 한솥밥
☞(Poll)할리우드 진출을 노리는 한국 스타 중 가장 큰 활약이 기대되는 배우는
 
▶ 주요기사 ◀
☞김한석, 2월2일 중학교 첫사랑과 화촉...1년여 사랑 결실
☞김은숙 작가 "송윤아, 내숭 없어...'온에어' 방영되면 깜짝 놀랄 것"
☞SG워너비 김용준-황정음 6개월째 열애
☞'우생순'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한국영화 7주만에 정상 탈환
☞'추격자' 하정우 "살인범의 유아적인 면에 초점 맞춰 연기"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대한민국 3대 도둑 등장
  • 미모가 더 빛나
  • 처참한 사고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