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금 사랑'...치열한 베드신과 가벼운 고민의 부조화

  • 등록 2007-08-13 오전 10:46:49

    수정 2007-08-13 오후 5:26:07

▲ 영화 '지금 사랑' 포스터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결혼하면 행복해진다고 누가 그래?"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남편 민재(박용우 분)만은 그럴 리 없다고 믿었던 유나(엄정화 분). 그렇게 믿었던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배신감을 참을 수 없다.
 
하지만 유나 자신도 쿨한 매력의 연하남 영준(이동건 분)에게 마음이 흔들리고 있던 터였다.

영화 '지금도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감독 정윤수, 이하 '지금 사랑')는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보는 사랑과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박용우와 엄정화, 이동건과 한채영. 네 스타가 '지금 사랑'에서 뭉쳤다. 4인방이 한 영화에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관객들에게는 큰 즐거움인데 '크로스 스캔들'까지 벌인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화끈한 베드신도 보여준다고 하니 개봉 전부터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았다.

엄정화와 이동건, 박용우와 한채영이 그들 표현대로 하면 '전투하듯 치열하게' 치르는 베드신은 분명 볼거리 중의 불거리이다. 하지만 '지금 사랑'에는 '크로스 스캔들'이라는 새로운 불륜과 베드신이 주는 호기심만이 이 영화가 가진 유일한 매력은 아니다.

'지금 사랑'은 정신을 쏙 빼놓는 베드신 외에 결혼이 곧 행복이 될 수 없는 불안한 현실을 보여준다. 그래서 '크로스 스캔들'로 미화된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들의 처지와 심정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배우자가 있지만 매력적인 누군가 다가온다면, 그것이 바람이 아니라 사랑이라면 어쩌겠는가. '지금 사랑'은 잠깐 동안이나마 매력적인 그와 그녀의 접근으로 사랑과 결혼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고민은 술자리에서 오가는 이야깃거리처럼 마냥 가볍다. 네 남녀가 보여주는 베드신의 치열하고 절실한 느낌과는 상반되게 '크로스 스캔들'을 가벼운 터치로 로맨틱하게만 포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영화를 본 뒤에 남는다.
 
개봉은 8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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